이제는 정말 마지막 순간이 될 수도 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벼랑 끝까지 몰렸다.
토트넘 홋스퍼는 7일 오전 2시 45분(한국시간) 네덜란드 알크마르의 AZ 스타디온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16강 1차전에서 AZ 알크마르를 상대로 졸전 끝에 0-1 패배를 기록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UEL 올인'을 외쳤던 토트넘으로선 전혀 바라지 않던 결과다. 토트넘은 UEL에서도 탈락하면 올 시즌도 무관으로 마치게 된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손흥민-마티스 텔-브레넌 존슨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제임스 매디슨-로드리고 벤탄쿠르-루카스 베리발이 중원을 채웠다. 데스티니 우도기-케빈 단소-아치 그레이-제드 스펜스가 포백을 꾸렸고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알크마르도 4-3-3 전형을 꺼내 들었다. 라도-트로이 패럿-에르네스트 포쿠가 공격 조합을 구성했고 피어 코프메이너르스-지코 부르미스터-요르디 클라시가 미드필드를 맡았다. 데이비드 묄레르 올페-알렉산드르 페네트라-바우터르 호스-마이쿠마 세이야가 포백을 구성했고 골키퍼 장갑은 롬 제이든 오우수오두로가 꼈다.


경기 전만 해도 토트넘의 우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토트넘은 오히려 알크마르의 압박에 고전하며 최악의 경기를 펼쳤다. 여기에 전반 18분 베리발의 자책골까지 겹쳤다. '토트넘 출신' 패럿이 코너킥 상황에서 슈팅을 날렸고, 공은 베리발의 발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토트넘은 이후로도 흔들렸다. 전반 31분에도 패럿에게 뒷공간을 허용하며 일대일 기회를 내줬지만, 비카리오의 선방으로 겨우 위기를 넘겼다. 전반 34분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선 손흥민이 터치 실수를 범하며 매디슨과 약속한 세트피스를 만들지 못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텔을 빼고 윌손 오도베르를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손흥민이 중앙 스트라이커 자리로 이동했다. 하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오히려 알크마르가 더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지만, 비카리오에게 막혔다.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 토트넘은 후반 27분 손흥민을 대신해 부상에서 복귀한 도미닉 솔란케를 넣으며 동점골을 노렸다. 그러나 이따금 나온 오도베르의 슈팅도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혔고, 추가시간 솔란케가 다시 쓰러지는 악재까지 발생했다. 결국 토트넘은 90분 내내 유효 슈팅 단 1개에 그치며 패배하고 말았다.

경기를 지켜보던 토트넘과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출신 글렌 호들도 한숨을 참지 못했다. 경기를 해설하던 그는 "모두가 간단하고 뒤로만 가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 토트넘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해야 한다. 약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라고 답답해 했다.
막판에는 아예 체념한 듯한 모습이었다. 호들은 "내 생각에 포스테코글루는 한 골 차로만 지길 기도해야 할 것 같다. 그는 동점골을 넣길 바라겠지만, 지금 이 순간 토트넘은 목숨을 걸고 수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종료 휘슬이 불린 뒤에는 오히려 승리한 알크마르가 아쉬워 할 경기였다는 굴욕적인 평가까지 내놨다. 호들은 "토트넘의 경기력은 어설펐다. 하지만 알크마르보다는 토트넘에 더 나은 결과"라며 "그렇게 2류처럼 플레이하고 단 한 골 차이로 집에 돌아온다면 토트넘은 만족해야 할 것이다. 성과가 아니라 결과 면에서 말이다"라고 꼬집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완패를 인정했다. 그는 "오늘 우리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부족했다. 경기의 흐름을 제대로 잡지 못했고, 공을 가졌을 때도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다. 수비에서도 더 적극적이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라고 고개를 떨궜다.

이제는 영국 현지에서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영국에서는 부상자가 워낙 많은 만큼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토트넘이 또 다시 감독을 경질하는 대신 그에게 베스트 11으로 싸워 볼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
하지만 이제는 인내심이 바닥난 모양새다. '풋볼 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포스테코글루에게는 토트넘만큼이나 나쁜 밤이었다. 그는 그걸 알고 있다"라며 "토트넘의 몇 달 만에 가장 강력한 스쿼드를 확보했고, 준비할 시간도 8일이나 있었다. 벤치도 재능으로 차 있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완전히 향수병에 걸린 듯 보였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여름에 포스테코글루와 대화도 없이 토트넘에서 나간 패럿이 비싼 5명의 토트넘 공격수보다 수비에 더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정말 아이러니하다"라며 "토트넘 팬들은 포스테코글루가 말한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라는 말에 지쳤다. 경종을 울렸다는 손흥민의 말도 마찬가지다. 대체 몇 번의 경종이 필요한가?"라고 비판했다.

이젠 인터뷰에서도 물어볼 게 없다. 계속해서 같은 모습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 토트넘은 어느덧 올 시즌 18번이나 패했다.
풋볼 런던은 "포스테코글루의 기자회견도 고무적인 결말은 아니었다. 2분 45초 정도 질문이 있은 뒤 기자들조차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왜냐면 이전에 이미 모든 걸 봤고, 모든 걸 물어봤기 때문"이라며 "올 시즌 토트넘은 리그와 유럽대항전에서 이러한 경기력이 너무나 흔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팬들도 형편없는 경기력에 질린 지 오래다. 매체는 "포스테코글루의 축구는 공격 움직임과 골에 중점을 두고 있다. 어떤 시스템이든 그게 없으면 보기에 끔찍하다. 포스테코글루는 이번 경기로 남은 팬들을 더 많이 잃었을 것이다. 올 시즌 도전 과제 목록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정말 벼랑 끝까지 내몰린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풋볼 런던은 "지금이 마지막 기회 같다. 포스테코글루와 토트넘은 8일 동안 어려운 3경기에서 엄청난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즌과 포스테코글루는 게임 오버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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