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논란' 불똥이 K리그2 수원 삼성에 튀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2라운드 수원 삼성과 서울 이랜드FC 맞대결 일정이 22일 오후 2시에서 19일 오후 7시 30분으로 변경됐다"라고 알렸다.
같은 장소에서 25일 치러지는 한국과 요르단의 A매치 경기일까지 최대한 간격을 확보하기 위해 나온 결정인데,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문제가 근본적인 원인이다.
A매치 ‘단골 장소’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는 현재 군데군데 파이고 얼어있어 정상적으로 경기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김천 상무의 K리그1 맞대결에서 선수가 잔디에 걸려 넘어지고, 공이 갑자기 튀어오르는 장면 등이 나와 관리 소홀을 따져 묻는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임시 해결책이 나왔다. 서울시는 오는 29일 열리는 FC서울 홈경기 이전까지 잔디 긴급 복구에 나서겠다고 7일 밝혔다.
좋지 못한 잔디 상태를 미리 알았던 KFA는 지난달, 3월 A매치 2연전을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아닌 고양종합운동장(20일 오만전)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기로 결정했다.
25일 열리는 요르단전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변경 전 일정과 조합해 보면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서울 이랜드FC가 코리아컵 2라운드를 치르고, 25일 같은 장소에서 한국과 요르단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8차전이 열린다. 3일 만에 2경기가 열리는 상황.
과거 기준으로 3일 만에 경기를 치러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KFA가 짠 일정이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https://file.osen.co.kr/article/2025/03/07/202503071759776927_67cac01cbe47d.jpg)
그러나 잔디를 관리하는 주체인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의 입장은 달랐다.
지난해 10월 교체한 잔디를 수원 삼성 홈경기 및 국가대표 A매치에 맞춰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고자 심혈을 기울여왔던 재단은 올해 예상보다 길어진 저온으로 인해 잔디 착근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을 크게 우려하던 중이었는데, 3일 만에 경기 치러야 한단 소식에 큰 부담을 느꼈다. 결국 6일 KFA와 현장 미팅을 하고, 수원 삼성과 경기 일정을 조율했다.
KFA는 "3월 15일부터 3월 말까지 4경기를 준비 중인 재단 측의 의견 등을 참고해 일정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바뀐 일정에 따르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3월 15일 수원 삼성(상대팀 충남아산FC)의 K리그2 홈 개막전, 19일 코리아컵 2라운드, 25일 A매치, 29일 수원 삼성과 전남 드래곤즈의 리그 맞대결이 열린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수원 삼성은 15일 충남아산FC전을 마치고 7일 후 서울 이랜드FC와 코리아컵 대결에 임해야 했는데 그 간격이 4일로 줄었다.
반대급부로 코리안컵 경기 후 3일 만에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A매치가 치러져야 했는데 6일 간격이 생겼다. 미세하게 경기 간 간격에 균형이 생겼다.
그래도 나란히 15일 K리그2 경기를 소화한 뒤 계획했던 긴 휴식기를 갖지 못하고 코리아컵에 나서야 하는 수원 삼성과 서울 이랜드FC에게 경기일 변경은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사진] 팬들로 가득 찬 수원월드컵경기장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5/03/07/202503071759776927_67cac01d542d0.jpeg)
특히 수원 삼성은 '홈 500번째 경기’ 서울 이랜드FC전을 팬들이 많이 올 수 있는 주말이 아닌 평일에 치르게 돼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22일 주말 홈경기가 열리는 것으로 간주하고 이미 현수막까지 제작한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수원 삼성이 원래대로 경기를 치른다면 많은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홈 500번째 매치에 임할 수 있을텐데”라며 “구단 입장에선 수익에도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두 경기(코리아컵, A매치) 모두 KFA 주관인데 미리 일정 조율이 안 된 게 아쉬운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을' 수원 삼성이 '갑' KFA의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 관계자는 "KFA의 제안을 받았을 때 '안 된다'라고 구단이 말하기엔 참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KFA 관계자는 "주중 경기로 변경돼 수원 삼성과 서울 이랜드 FC, 그리고 양 팀 팬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린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고개 숙인 뒤 "홈팀인 수원 삼성은 팬들의 관람 편의를 고려해 기존 일정 유지를 희망했다. 하지만 협회는 잔디관리와 관련한 재단 측의 설명과 입장을 존중하고, 관련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끝에 수원 삼성과 소통해 일정 변경을 결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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