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포수 전향에 1번타자 중책까지. ‘천재타자’ 강백호(KT 위즈)에게 다가오는 2025시즌은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가 될 전망이다.
강백호는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지난 6일 오후 KT 선수단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강백호는 입국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포수 훈련 및 1번타자 중책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강백호는 그 동안 타격에서 천재성을 발휘한 반면 수비에서는 외야수와 1루수를 오가며 방황을 거듭했다.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수비는 늘 천재타자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마이너스 요소였다. 수비에서 확실한 역할을 부여받지 못하며 20대 중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지명타자 출전이 잦았다.
이강철 감독은 그런 강백호에게 작년 3월 말 돌연 포수 전향을 제안했다. 주전 포수 장성우의 뒤를 받칠 백업 고민이 가중된 상황에서 서울고 시절 포수와 투수를 겸했던 강백호를 제2의 포수로 육성하는 결단을 내렸는데 이는 강백호에게 ‘신의 한 수’가 됐다. 포수 전향 첫해임에도 30경기 169⅔이닝이라는 제법 많은 시간 동안 포수 마스크를 쓰며 두각을 드러냈고,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장재중 배터리코치와 함께 처음으로 체계적인 포수 수업을 받았다.
강백호는 “사실 작년에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포수를 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고,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는 상황이 많이 발생했다. 이번 캠프에서 연습량을 많이 가져갔고, 실전도 가장 많이 치렀다. 포수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라며 “투수들과도 대화를 많이 나눴다. 투수 개개인에 대한 느낌을 파악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라고 성과를 전했다.

강백호는 포수와 더불어 새 시즌 1번타자 중책까지 맡게 됐다. 이강철 감독은 공격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강백호-멜 로하스 주니어-허경민-장성우 순의 막강 상위타선을 구상했고, 전날 입국장에서 “강백호는 올해 1번타자로 나갈 것이다”라고 이를 직접 발표했다.
리드오프 임무에 대해 강백호는 “1번은 타석을 많이 소화하고, 조금 일찍 시작하는 타순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처음 경기를 시작하는 오프너이기 때문에 선발투수와 승부를 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1번타자가 됐다고 접근법을 다르게 가져갈 계획은 없다. 강백호는 “공을 많이 봐야하는 상황, 공을 많이 걷어내야 하는 상황은 어느 타순이든 존재한다. 굳이 1번타자라고 해서 거기에 얽매이고 싶진 않다. 그러면 내가 쫓길 거 같다”라며 “우리 팀 컬러를 보여주면서 조금 더 공격적으로 나서는 게 좋을 듯하다. 공을 많이 보고 파울을 많이 치는 걸 원해서 날 1번에 기용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KT가 지난 1월 발표한 2025시즌 선수단 연봉 계약에 따르면 강백호는 종전 2억9000만 원에서 141.4%(4억1000만 원) 인상된 7억 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구단 역사상 최고 인상률과 최고 인상액이었다. 지난해 방황을 끝내고 마침내 천재타자의 면모를 되찾으며 예비 FA 시즌을 맞아 연봉 대박을 터트렸다.
이에 대한 무게감을 묻자 “프로선수는 매년 부담감을 갖는 직업이다. 어떤 경우에서도 부담을 안 가질 수가 없다. 항상 조심해야 하고, 준비도 철저하게 해야 한다”라며 “다만 예비 FA 시즌이라고 더 부담을 갖진 않는다. 나 자신을 믿고 조금 더 과감하게 플레이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거로 본다. 그 동안 돌아보면 과감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올해는 내 스타일대로 과감하게 해서 후회가 덜 남도록 해보겠다”라고 다짐했다.
강백호는 올해를 무사히 마치면 FA 자격과 더불어 내년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 승선도 노릴 수 있다. 그러나 천재타자에게 이는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그는 “난 솔직히 먼 미래를 보는 스타일이 아니다. 일단 올 시즌을 후회 없이 치르는 게 먼저다. 물론 WBC에 나가면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하겠지만, 당장 내일 모레 시범경기가 더 중요하다. 우선순위를 생각하면서 몸을 만들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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