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안 뛰었으니…완봉승 인정 못해" 8년 전 추억 떠올리며 웃었지만, 뷰캐넌 현실은 냉정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3.07 16: 40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우완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6)이 시범경기에서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에게 2루타를 맞았다. 
텍사스 레인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초청 선수로 스프링 트레이닝에 참가 중인 뷰캐넌은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에서 치러진 2025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1이닝 1피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54.00에서 13.50으로 낮췄다. 
지난달 17일 수비 훈련 중 왼쪽 발목 염좌로 시범경기 출발이 늦은 뷰캐넌은 지난 4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 구원등판, ⅓이닝 3피안타 1볼넷 3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이틀 쉬고 선발로 나선 이날 다저스도 썩 만족할 만한 투구는 아니었다. 

"오타니 안 뛰었으니…완봉승 인정 못해" 8년 전 추억 떠올리며 웃었지만, 뷰캐넌 현실은 냉정하다

1회말 다저스 1번 타자 오타니 쇼헤이를 상대로 좌익선상 2루타를 맞고 시작했다. 오타니는 뷰캐넌의 5구째 바깥쪽 존을 벗어난 시속 90.4마일(145.5km)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2루타를 만들어냈다. 
다음 타자 무키 베츠를 3루 땅볼, 프레디 프리먼을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투아웃을 잡은 뷰캐넌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도 3루 땅볼 유도했다. 이닝 종료가 될 줄 알았는데 3루수 조나단 오넬라스의 송구가 원바운드로 들어갔고, 1루수 에즈키엘 듀란이 잡지 못했다. 3루수 송구 실책으로 3루 주자 오타니가 홈을 밟아 선취점을 내줬다. 비자책점 처리. 이어 맥스 먼시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2사 1,2루에 몰린 뷰캐넌은 윌 스미스를 초구에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2회말 불펜에 마운드를 넘긴 뷰캐넌은 1이닝 21구로 끝냈다. 스트라이크 11개, 볼 10개로 제구가 좋지 않았다. 포심 패스트볼(6개), 체인지업(5개), 커터(4개), 커브, 싱커(이상 3개) 등 5가지 구종을 섞어 던졌지만 최고 구속이 시속 90.9마일(146.3km)에 그쳐 타자들을 압도하기엔 힘이 떨어졌다. 
미국 ‘댈러스모닝뉴스’에 따르면 뷰캐넌은 2017년 6월17일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절 오타니가 속한 니혼햄 파이터스 상대로 완봉승을 거뒀다. 그런데 당시 경기에 오타니는 뛰지 않았다. 8년 전 기억을 떠올린 뷰캐넌은 “야쿠르트 모든 동료들이 ‘오타니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타니 덕분에 완봉승을 할 수 있었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웃었다. 
오타니뿐만 아니라 베츠, 프리먼과도 2015~2016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절 이후 오랜만에 상대했다. 뷰캐넌은 “오랜 기간 그들과 마주하지 못했다. 다시 맞붙어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통산 맞대결에서 프리먼에게 14타수 5안타로 약했던 뷰캐넌은 베츠를 3타수 무안타로 막았다. 
"오타니 안 뛰었으니…완봉승 인정 못해" 8년 전 추억 떠올리며 웃었지만, 뷰캐넌 현실은 냉정하다
한편 뷰캐넌은 KBO리그 삼성에서 4년간 에이스로 활약하며 최고 외국인 투수로 인정받았다. 2020~2023년 삼성에서 4년간 통산 113경기(699⅔이닝) 54승28패 평균자책점 3.02 탈삼진 539개로 이 기간 리그 전체 다승·이닝 1위, 탈삼진 2위에 올랐다. 평균자책점도 5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3위로 투구의 양과 질 면에서 모두 최고 수준이었다. 
물러서지 않는 승부욕과 남다른 친화력으로 선수들과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지만 2023년 시즌 후 삼성과 재계약이 불발됐다. 삼성이 다년 계약을 제시했지만 금액 면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고, 뷰캐넌은 미국으로 돌아갔다. ‘친정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지만 선발진이 워낙 좋아 콜업 기회가 오지 않았고, 부상 선수들이 나왔을 때는 성적이 떨어져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오타니 안 뛰었으니…완봉승 인정 못해" 8년 전 추억 떠올리며 웃었지만, 뷰캐넌 현실은 냉정하다
결국 8월말 신시내티 레즈로 현금 트레이드된 뒤 콜업됐고, 9월1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9년 만에 메이저리그 복귀전(구원 3⅓이닝 2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을 치렀다. 그러나 기쁨은 잠시, 바로 다음날 양도 지명(DFA) 처리됐다. 트리플A에서 시즌을 마무리한 뷰캐넌은 올해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도전을 이어간다. 메이저리그에 풀로 머물면 137만5000달러로 적잖은 금액을 받지만 현재로선 빅리그 승격이 쉽지 않아 보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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