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LG 트윈스의 최장수 외국인 선수로 6년간 활약한 투수 케이시 켈리(36)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고전했다. 최고 구속이 시속 146km로 경쟁력이 떨어졌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뒤 스프링 트레이닝에 합류한 켈리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8회초 8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1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첫 타자 세르지오 알칸타라를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1루 땅볼 유도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은 켈리는 다음 타자 크리스티안 코스에게 우측 2루타를 맞고 득점권 위기에 처했다.
이어 세이빈 세발로스를 7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며 1사 1,2루 위기에 몰린 켈리는 루이스 마토스를 3구 삼진 돌려세웠다. 1~2구 슬라이더로 투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몸쪽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맥스 스태시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1점을 허용했다. 2구째 시속 90.1마일 포심 패스트볼이 높게 들어갔고, 하드 히팅을 내줬다. 타고 속도가 시속 105.5마일(169.8km)로 측정됐다.
2사 1,2루 위기가 계속됐지만 카터 하웰을 유격수 땅볼 유도하며 추가 실점 업이 이닝을 마쳤다. 총 투구수 24개로 스트라이크 14개, 볼 10개. 슬라이더(10개), 포심 패스트볼(8개), 커브(4개), 체인지업(2개)을 구사했다.
다른 것보다 구속이 아쉬웠다. 포심 패스트볼이 최고 시속 91마일(146.5km)에 그쳤다. 평균 구속도 시속 90.4마일(145.5km). 한국에 오기 전이었던 2018년 포심 패스트볼 평균 시속 91.5마일(147.3km)과 비교해서 1.1마일(1.8km) 떨어졌다.
우완 투수 켈리는 2012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데뷔한 뒤 2018년까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거치며 4시즌 통산 26경기(12선발·85⅔이닝) 2승11패 평균자책점 5.46 탈삼진 56개를 기록했다.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면서 2019년 한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LG와 계약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켈리는 지난해 7월까지 무려 6시즌이나 롱런했다. LG에서 통산 163경기(989⅓이닝) 73승46패 평균자책점 3.25 탈삼진 753개로 활약했다. 2022년 다승왕(16승)에 오르는 등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로 꾸준함을 자랑했다. KBO리그 외국인 투수 역대 통산 승수·이닝 3위, 탈삼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9~2014년 6시즌 동안 리그 최다승, 탈삼진을 기록한 켈리는 이 기간 최다 163번의 선발등판으로 최다 989⅓이닝을 소화했다. 이 기간 2위 원태인(삼성 라이온즈·885⅔이닝)보다 100이닝 넘게 더 던질 만큼 누적 이닝이 많았다. 투구수도 1만5352개로 2위 원태인(1만4677개)보다 675개 더 많이 던졌다. 여기에 포스트시즌에도 통산 8경기 47⅔이닝을 소화했다. 4승1패 평균자책점 2.08 탈삼진 34개로 호투하며 ‘빅게임 피처’ 면모를 보였지만 매년 LG가 가을야구에 나가면서 상대적으로 피로 누적이 가중됐다.
매년 조금씩 구속과 구위가 떨어진 켈리는 결국 지난해 에이징 커브 직격탄을 맞았다. 직구 평균 구속이 142km로 전년 대비 3km 가량 떨어져다. 19경기(113⅔이닝) 5승8패 평균자책점 4.51 탈삼진 69개로 하향세를 보였고, 결국 7월 중순 LG와 결별했다. 방출 통보를 받았지만 7월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예정대로 선발등판하는 프로 정신을 발휘하며 큰 울림을 줬다. 이날 경기가 3회 우천 노게임된 뒤 LG는 이례적인 고별식을 열었고, 켈리는 빗속에 뜨거운 눈물로 흘리며 선수단 및 팬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
은퇴설도 있었지만 현역 연장에 나선 켈리는 미국으로 돌아가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아버지 팻 켈리 감독이 이끄는 트리플A 루이빌 배츠에서 재기를 노렸고, 8월말 메이저리그로부터 콜업을 받았다. 2경기(5⅓이닝) 1세이브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한 뒤 다시 트리플A로 내려가 시즌을 마쳤고, 지난달 26일 애리조나와 마이너 계약으로 다시 도전에 나섰다.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나타났듯 36세의 적잖은 나이에 구속이 회복되지 않고 있어 가시밭길 행보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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