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빠른 타자가 있어야 한다".
프로야구 이범호 감독이 KIA 타이거즈 김도영의 타순을 놓고 여러가지 옵션을 생각하고 있다. 물론 최상의 타순은 3번이다. 그러나 고정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득점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2번타자과 1번타자까지도 가능하다. 김도영을 시작으로 우좌우좌 지그재그 타선도 고려하고 있다. 단 4번타자는 절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유도 분명하다.
작년 리그 1위의 장타력을 보유했다. 작년 홈런 2위였으니 홈런왕에 도전할 수 있다. 다양한 작전 수행능력도 뛰어나다. 번트도 능숙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타구도 잘 보낸다. 리그 최고의 스피드를 보유해 마음만 먹으면 도루왕도 가능하다. 단타에 홈까지 파고드는 주루는 압권이었다.
특이하게도 홈런왕에 도루왕까지 후보에 올라있으니 1번타자, 2번타자, 3번타자에 4번타자까지 완벽하게 수행이 가능하다. 작년에는 주로 3번타자로 나섰다. 모두 380타석을 소화했다. 2번타자로도 168타석에 들어섰다. 국내파 타자 최초로 '40홈런-40도루'를 달성하기 위해 1번타자로 78타석 경험했다.

작년처럼 3번 타순이 가장 적합할 수 있다. 중심의 기본 라인업은 김도영 위즈덤 나성범 최형우이다. 다만 위즈덤이 적응에 시간이 걸린다면 5번으로 이동해 우좌우좌 라인업이 될 수도 있다. 4번타자는 최형우 또는 나성범이 나서는 그림이다. 상대 왼손 셋업맨의 기용 타이밍을 잡기 어렵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이 감독은 "우좌우좌 지그재그 타선도 생각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다만 변수가 생겼다. 2번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없다. 이 감독은 "작년에는 3번타자 김도영 앞에 스피드를 갖춘 1~2번이 필요했었다, 소크라테스가 2번타자로 나서면서 타선이 활발해졌고 득점력도 높았다"고 말했다. 소크라테스는 3할1푼 26홈런 97타점 13도루, OPS .875를 기록했다. 중장거리형 타격과 주루플레이가 능했다. 2번타자 OPS .908에 이르렀다. 김도영 앞에 9번 최원준, 1번 박찬호와 소크라테스가 루상에 있는 경우가 잦았다.
올해 2번타자 후보는 김선빈과 최원준이다. 유력후보는 김선빈이다. 컨택능력은 리그 최고수준이다. 다만 스피드는 부족하다. 최원준은 스피드가 있으나 OPS가 소크라테스에 비해 떨어진다. 이범호 감독은 만일 리드오프 박찬호를 포함해 1~2번이 흔들리면 김도영의 테이블세터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주말부터 시작하는 시범경기와 개막 초반의 상황을 보면서 결정하게 된다.

이 감독의 '절대금물'의 타순이 있다. 김도영 앞에 위즈덤 최형우 나성범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김도영이 장타를 쳤는데 이들 주자들이 홈에 들어오지 못한다면 3루까지 진출하기 어렵다. '거북이'에 막혀 '람보르기니' 주루능력을 이용할 수 없다. "1루에 김도영이 있어야 상대의 볼배합과 던지는 구종이 타자들에게 유리해진다"는 이유도 설명했다. 타자들의 구조상 김도여의 4번타자 기용은 어렵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김도영은 득점루트의 절대적인 키를 쥐고 있는 것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