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현역 은퇴해도 정상급 선수의 기량은 건재했다.
바르셀로나는 6일 오전 5시(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의 이스타디우 다 루스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SL 벤피카를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번 승리로 바르셀로나는 2차전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2차전은 오는 12일 바르셀로나 홈에서 열린다. 무승부만 거둬도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는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았지만, 전반 22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센터백 파우 쿠바르시가 상대 역습을 저지하려다 박스 근처에서 무리한 태클을 시도했고, 주심은 이를 결정적인 반칙으로 판단해 곧바로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르셀로나는 이른 시간 한 명이 부족한 상태로 싸워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한지 플릭 감독은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공격수 다니 올모를 빼고 수비수 로날드 아라우호를 투입하며 4-4-1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이후 바르셀로나는 상대의 거센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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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피카는 수적 우위를 앞세워 거센 공세를 펼쳤다. 바르셀로나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체스니가 여러 차례 선방을 선보이며 상대의 득점 기회를 봉쇄했다. 전반 42분 무하메드 아크튀르콜의 강력한 헤더를 몸을 던져 막아냈고, 후반 6분에도 결정적인 슈팅을 선방하며 팀을 구했다. 이날 슈체스니는 총 7개의 선방을 기록하며 철벽 방어를 펼쳤다.
반면 바르셀로나의 공격진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16분 벤피카가 빌드업 과정에서 패스 미스를 범하자 하피냐가 이를 놓치지 않고 볼을 가로챘다. 빠른 돌파 후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며 바르셀로나의 결승골로 이어졌다.
이후에도 벤피카는 반격을 시도하며 교체 카드까지 활용했지만, 바르셀로나의 단단한 수비 벽을 넘지 못했다. 바르셀로나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시켰고, 결국 1-0 승리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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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축구 통계 매체 '폿몹'은 하피냐에게 평점 7.9를 부여했으며, 맹활약을 펼친 슈체스니 골키퍼에게는 8.2의 높은 평점을 매겼다. '후스코어드닷컴' 역시 슈체스니에게 최고 평점인 9.35를 부여하며 그의 활약을 인정했다.
수적 열세 속에서도 값진 승리를 거둔 바르셀로나는 8강 진출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는 만큼, 유리한 입장에서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이날 승리의 주역 슈체스니의 축구 인생은 다소 놀라운 여정이었다. 유벤투스를 떠나 은퇴했던 그는 바르셀로나의 주전 골키퍼 마르크 테어 슈테겐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자 대체 골키퍼로 러브콜을 받았다. 단 현역 은퇴를 선언한 그가 복귀를 꺼리는 상황.
폴란드 대표팀 동료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적극적인 구애 속에 복귀한 슈체스니는 리그와 컵대회 모두 맹활약하면서 테어 슈테겐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게 하고 있다. 이 경기에서도 맹활약하면서 바르셀로나에게 값진 승리를 안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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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체스니는 "10명이 뛰는 순간 내가 더 잘했어야 되는 것은 깨달았다. 창의성 넘치는 플레이보다는 선수비 후역습 같은 조직적인 플레이가 필요했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이어 "솔직히 직전 벤피카와 경기서 실점을 많이 기록한 만큼 무실점으로 막으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바르셀로나에서 아직 내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런 활약에도 UEFA 공식 POTM(Player of the match)는 중원과 공격진을 오가면서 맹활약한 페드리가 수상했다. 슈체스니는 "MOTM은 페드리가 탈만하다. 근데 사실 나도 절반쯤은 내가 타도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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