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2차 스프링캠프 항공편은 왜 전원 비즈니스 클래스가 아니었을까. 모처럼 이코노미 클래스로 스프링캠프지를 왕복한 ‘슈퍼스타’ 김도영이 피로감(?)을 호소했다.
KIA 타이거즈는 2025시즌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지난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KIA는 미국 어바인(1차)과 일본 오키나와(2차)에 스프링캠프를 차렸고, 1월 25일부터 훈련을 시작해 체력 및 기술 훈련으로 몸을 만든 뒤 총 5차례(1승 4패) 연습경기를 통해 실전 경험을 쌓았다.
귀국장에서 만난 김도영은 “한국 들어올 때 기분은 늘 행복하다. 오랜 타지 생활을 하면 한국이 그리워서 돌아오면 마음 자체가 편안해진다. 일본에서 감이 안 좋다가도 한국에 오면 감이 좋아진다”라고 웃으며 “현재 컨디션이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순조롭게 훈련을 했다. 딱 시즌 개막전에 맞춰 몸이 올라올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캠프를 무사히 마친 소감을 전했다.
KIA는 지난 1월말 1차 미국 스프링캠프 출국 당시 선수단 전원의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KIA 구단주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통 큰' 우승 선물 덕분에 선수단 60명 전원 및 불펜포수 등 훈련을 지원하는 보조 요원들까지 모두 비즈니스석에 편안히 앉아 장시간 비행을 즐겼다.
KIA 관계자는 “이번 지원이 선수단 사기는 물론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 최소화와 빠른 시차 적응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는데 실제로 김도영은 1차 캠프 귀국 당시 “왕복으로 비즈니스석을 타니 너무 편했다. 음식이 모든 좌석이 다 똑같은지 모르겠는데 확실히 더 좋은 느낌을 받았다. 그 부분이 되게 만족스러웠다”라며 “너무 편안했던 여행? 여행은 아니지만, 편안한 비행이 됐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2차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는 구단 사정 상 평소처럼 선수단 대부분이 이코노미 클래스를 이용했다. KIA는 5일 LG 트윈스, SSG 랜더스와 같은 항공편(OZ171)으로 귀국했다. 오키나와까지 비행시간은 약 2시간 20분으로 그리 긴 여정이 아니다.
김도영에게 모처럼 이코노미석을 이용한 소감을 묻자 “확실히 잠도 안오고 몸도 뻐근했다”라고 농담하며 “그래도 짧은 시간이어서 괜찮았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KIA 스프링캠프의 최대 화두는 슈퍼스타로 도약한 김도영의 타순이었다. KIA 팬들 사이에서 김도영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타순을 주제로 갑론을박이 벌어질 정도로 타이거즈 라인업을 향한 관심이 뜨거웠다. 김도영은 지난해 주로 1번과 3번 타순을 오가며 38홈런-40도루를 해냈다.
이범호 감독 또한 전날 공항에서 “새 외국인타자 위즈덤이 얼마나 한국야구에 잘 적응하는지 봐야 한다. 4번이 좋을지, 조금 부담을 느껴서 한 단계 내리는 게 좋을지 고민 중이다”라며 “1, 2번 컨디션이 좋다고 하면 김도영을 3번에 놔두면서 중심을 탄탄하게 가져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1, 2번 컨디션이 안 좋으면 김도영을 상위 타선으로 올려서 앞쪽을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위즈덤 능력치에 따라 타순이 바뀔 것”이라고 고민을 드러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핫이슈에 덤덤한 모습이었다. 김도영은 “선호하는 타순은 진짜 없다. 팀에 도움만 된다면 어디서든 칠 것이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타순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 이게 왜 논쟁거리가 되는지 궁금하다”라고 의아해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에는 타점을 올릴 사람은 너무나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나가기만 하면 아웃카운트가 어떻든 홈에 들어온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이 되게 좋다”라며 “이게 우리 팀이 강하다는 증거다. 나가면 득점으로 연결될 확률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엄청난 시즌을 보낸 김도영의 올해 목표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작년과 같은 활약을 펼쳐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이다. 김도영은 “항상 말씀드리지만 부담은 없다. 모든 선수가 잘하기 위해 부담을 느끼듯 나 또한 그 정도 부담만 갖고 있다. 올해도 꼭 좋은 시즌을 보내고 싶다”라고 밝혔다.
다만 도루의 경우는 작년 40도루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김도영은 “도루에 대한 욕심을 항상 갖고 있다. 올해도 1루에 나가면 계속 뛸 각만 잴 거 같다”라며 “내 발에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1루에 나가든 2루에 나가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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