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1132분 만에 실점' 英 축구 대기록 쓸 뻔했는데...'박지성 시절' 맨유 14경기 연속 무실점 못 넘었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3.06 08: 39

번리FC가 1132분 만에 실점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최다 연속 무실점 기록 경신도 아쉽게 무산됐다.
영국 '디 아이리시 뉴스'는 5일(한국시간) "번리가 카디프 시티전에서 2-1로 승리하며 잉글랜드 축구 신기록을 세울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스콧 파커 감독은 승리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라고 보도했다.
번리는 같은 날 웨일스 카디프의 카디프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3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카디프를 2-1로 꺾었다.

이로써 승점 3점을 추가한 번리는 승점 71(19승 14무 2패)로 3위까지 도약했다. 이제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PL)로 승격하는 2위 셰필드 유나이티드(승점 73)와 격차는 단 2점. 이제 1위 리즈 유나이티드(승점 76)도 5점 차로 추격하게 됐다. 아직 11경기가 남은 만큼 뒤집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날 번리는 전반 19분 조시 브라운힐의 선제골과 전반 40분 막심 에스테베의 추가골로 앞서 나갔다. 전반 42분 유세프 살레흐에게 한 골 내주긴 했지만, 승리엔 문제가 없었다. 번리는 남은 시간을 잘 틀어막으며 적지에서 승리를 챙기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번리의 연속 무실점 기록은 이번 경기로 막을 내리게 됐다. 번리는 올 시즌 파커 감독 체제에서 '짠물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34경기에서 허용한 실점은 단 9골. 어쩌다 실점하더라도 두 골 이상 내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심지어 번리는 최근 리그 12경기에서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두 경기만 더 무실점으로 막아내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리그 14경기 연속 클린시트 기록과 동률을 이룰 수 있었던 것. 맨유는 박지성이 활약하던 2008년 11월부터 2009년 2월까지 14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친 바 있다.
맨유의 대기록에 도전했던 번리는 전반 종료 직전 살레흐에게 골을 내주며 1132분 만에 실점하고 말았다. 박스 부근 혼전 상황에서 상대 태클에 패스가 끊겼고, 이어진 크로스에서 살레흐의 헤더를 막지 못했다. 충분히 방지할 수 있었던 상황이기에 더욱 아쉬웠다.
무실점 행진이 끊긴 건 아쉽지만, 리그 8경기 무패를 이어간 번리다. 지금까지 번리는 리그 35경기에서 10골을 내주며 경기당 실점률 0.28골이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 중이다. 그 덕분에 득점도 45골로 많지 않은 편이지만, 차곡차곡 승점을 쌓을 수 있었다.
파커 감독도 실망 대신 승격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경기 후 맨유의 기록을 깰 기회를 놓쳐서 실망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우리가 실점한 건 아쉽지만,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이겼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단단하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주로 경기에서 승리하는 데 중점을 둔다"라고 답했다.
물론 실점 장면은 아쉬움이 크다. 파커 감독은 "카디프의 골이 들어가는 방식에 놀랐다. 우리가 위험한 지역에서 엉성했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는 좀 지켜봐야겠지만, 전반적으로 팀이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만약 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PL 승격까지 성공한다면 한 시즌 만에 1부 무대로 복귀하게 된다. 번리는 2022-2023시즌 뱅상 콤파니 감독의 공격 축구로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승격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PL의 벽을 느끼며 19위로 강등됐고, 콤파니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그럼에도 새로 부임한 파커 감독 밑에서 수비적인 팀으로 탈바꿈하며 승승장구 중인 번리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카이 스포츠.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