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박보검을 내세운 넷플릭스 올해 최고 기대작 '폭싹 속았수다'가 전 세계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 3층 그랜드볼룸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원석 감독, 주연 배우 아이유, 박보검, 문소리, 박해준 등이 참석했다.
'폭싹 속았수다'는 1960년대 제주에서 태어난 ‘요망진 반항아’ 애순이(아이유 분)와 ‘팔불출 무쇠’ 관식이(박보검 분)의 모험 가득한 일생을 사계절로 풀어냈다. '동백꽃 필 무렵', '쌈 마이웨이' 등 특유의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임상춘 작가와 '나의 아저씨', '시그널', '미생' 등의 작품을 통해 공감과 위로, 격려를 건넨 김원석 감독이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았고, 제작비 약 600억 원 투입됐다고 알려졌다. 여기에 아이유, 박보검, 문소리, 박해준까지 스타 배우들의 앙상블과 탄탄한 연기력은 세대를 불문하고 깊은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아이유는 극 중 10대부터 20대의 애순을 연기하고, 성인이 된 이후론 문소리가 맡았다. 흥미로운 부분은 문소리가 결혼해서 낳은 딸을 아이유가 다시 연기하면서 1인 2역을 선보였다. 관식 역시 어린 시절은 박보검, 중년 역할은 박해준이 소화한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 방언으로 '정말 수고하셨습니다'라고. 김원석 감독은 "조부모 세대, 부모님 세대에 대한 헌사이고, 자녀 세대의 응원가로 기획됐다. 요즘 세대 간, 성별 간 보이지 않는 벽이 높아지고 있다. 이게 조금이나마 허물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앞서 넷플릭스 측이 사전 시사회도 하지 않고, 드라마 내용도 철저히 함구해 항간에는 '제주 4·3 사건'을 다룬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원석 감독은 "결론만 말씀드리면 4·3은 등장하지 않는다. 저희는 딱 60년부터 시작이고, 시기적으로 4·3이 끝나고 난 다음이다. 물론 인물들이 4·3을 마음 속에 담고 사실거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어쨌든 제주도가 그 당시에 다양한 육지에서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이 같이 살았다. 설정은 그게 오히려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고 했다.
아이유는는 "김원석 감독님과는 (나의 아저씨) 이후 2번째 작품이고, 임상춘 작가님도 평소 너무 팬이라서 제안을 받자마자 너무 하고 싶었다. 읽기도 전에 마음이 급해져서 하고 싶었다. 읽고 나선 참을 수 없을 정도고 하고 싶었다. 읽자마자 하루도 안돼서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박보검 역시 "이 작품은 군대를 다 마치고 전역 후에 촬영했다. 김원석 감독님의 촬영을 좋아하는데 섬세함을 가지고 계신다. 감독님과 함께 하고 싶었다. 애순이와 관식이 그려내는 사계절이 아름답고 계속 맴돌았다. 훗날 가족들과 봤을 때도 함게 하길 잘했다고 할 수 있겠더라. 팬 분들도 좋아하실 것 같아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문소리는 "원래 김원석 감독님을 좋아했고, 임상춘 작가님의 '동백꽃 필 무렵'도 너무 좋아해서 대본이 나한테 주어졌을 때 좋았다. 펄쩍 펄쩍 뛰었다"며 "처음 대본 첫 장을 넘겼는데, 넘길 때마다 너무 울었다. 저희 부모님 생각도 많이 나더라. 아마 대본만 보고 울었던 눈물의 양으로 따지면 데뷔 이래 이렇게 많은 건 처음이었다. '이렇게 울었으면 해야지'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때 '어린 애순은 누가하지?' 물어보니까, 아이유 씨가 한다고 해서 '그럼 이건 좀 곤란한데..'라고 했다. 너무 하고 싶었지만, (내 아역이 아이유라니) 가능한 일인가? 했다.(웃음) 주춤하는 마음과 덜컥 겁이나서 이거 어떻게 하지? 난감한 마음도 있었다"며 "그래도 스태프들이 도와주겠지, 연결해주시겠지, 노력해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MC 박경림은 "누가 봐도 정변이다. 그래서 문소리 씨가 캐스팅 됐다"고 했고, 문소리는 "마음과 말씀은 감사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아이유와 서로 같은 인물을 연기한 문소리는 "아이유를 봤더니 얼굴에 점이 있더라. 작은 점인데 보이지 않지만 그 점이 나한테는 시그널 같았다. 분장할 때 늘 '같은 자리에 찍어줘'라고 했다. 점을 찍으면 '이제부터 나는 애순이다'라고 생각했다. 아이유가 커서 애순이가 됐다 느꼈다. 이렇게 마음 먹게 되는 시그널처럼 점을 찍기도 했다. 대본 안에 서로하는 행동들, 늘 버릇처럼 하는 말투를 작가님이 잘 써주셔서 그런 걸로 연결지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점은 내가 가지고 있어서 지워도 됐다. 근데 선배님이 찍으시면서 나한테 배려를 해주셨다. 본연의 점을 계속 가지고 산다는 설정으로 선배님께서 제안을 해주시고, 공통점을 찾을수 있는 대화의 장을 열어주셨다. 선배님 댁에도 가고, 작업실에도 가고, 그러면서 작품 전반적인 이야기도 나눴다. 재밌는 이런 저런 이야기도 했다. 선배님과 가까워지면서 공통점을 찾아갔다. 자연스럽게 애며들었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박보검과 정식으로 호흡을 맞춘 아이유는 "동갑내기 친구였고 10대 때부터 알고 지냈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건 처음이었다. 이상하게 첫 촬영부터 하나도 떨리지 않고 너무 편한 마음이 들었다. 어릴적부터 관계를 이어온 애식이와 관식이처럼 느껴졌다. 보통 파트너한테 그렇지 못한데 '이 버전이 나아? 이런식으로 해보면 어떨가?' 아이디어를 편하게 나눴다. 정말 좋은 파트너였다"고 칭찬했다.
박보검은 "나도 좀 뭉클했다. 10대 때 광고 현장에서 처음 만나고, 드라마 '프로듀사' 특별 출연으로 잠깐 만났다. 이후 30대 때 정식 호흡을 맞췄는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정식으로 연기를 하는게 귀하고, 동갑내기 친구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다"며 "그러한 작업 과정속에 애순이라는 인물의 알록달록하고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을 야무지고 요망지게 표현해줘서 나도 관식이에 잘 몰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유와 작업하면서 즐거웠고 홍보 활동하면서 더 친해졌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다른 캐릭터로 만나면 재밌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김원석 감독은 "정말 모두가 열심히 마음을 바쳐서 만들었다. 꼭 천천히 끝까지 엔딩 스크롤까지 봐주셔라. 거기에도 작가님의 너그러운 선물이 있다. 오프닝부터 엔딩 스크롤까지 천천히 봐주시면 좋겠다", 박보검은 "인생 살다가도 웃고 울다가도 웃는 시기가 있다. 마음 속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 좋겠다. 이쁜 꽃을 피울수 잇는 계절이 오면 좋겠다", 아이유는 '오랜 시간 제작했고 공개 직전까지 내용이 드러나지 않았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주신다. 꽁꽁 숨기느라고 죄송한 마음이 크다. 이틀 뒤면 공개가 된다. 이야기를 계속 나눌수 있는 시리즈가 될 것 같다.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 우리 드라마 영문 제목의 뜻이 '인생이 너한테 떫은 귤을 주지만, 그걸로 귤청 만들어서 따뜻한 귤차를 건네주는' 그런 드라마다. 저희가 내드리는 따뜻한 귤차 하나 드시면서 인생을 차분하게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폭싹 속았수다'는 오는 3월 7일 넷플릭스를 통해 첫 공개되고, 총 16부작으로 4주에 걸쳐 매주 금요일마다 4편씩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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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