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7)의 벼락 같은 스윙이 좌투수를 상대로도 나왔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클린히트’ 행진으로 개막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이정후는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피오리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3경기 연속안타 행진을 이어갔고 시범경기 타율은 4할1푼2리, OPS 1.147로 상승했다.
앞서 이정후는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방망이를 달구고 있었다. 특히 빗맞은 타구들 없이 모두 잘 맞은 타구들로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는 타구속도 109.6마일(176.4km)의 타구로 2루타를 뽑아냈다. 비록 상대 우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타구 판단 실수가 있었지만 그만큼 이정후의 타구가 강하고 날카로웠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90.6마일(145.8km)의 타구로 우전안타를 만들었다. 엄청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잘 맞은 축에 속하는 타구로 볼 수 있었다.

3일에는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는데, 역시 타구의 질들이 괜찮았다. 구장 사정상 스탯캐스트 데이터 측정은 힘들었지만 모두 잘 맞은 축에 속하는 양질의 타구들로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4일에는 경기가 없었지만 이정후의 감은 식지 않았다. 이날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는 우완 베테랑 닉 피베타. 통산 223경기 56승 71패 평균자책점 4.76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년 550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1회에는 3구 삼진을 당했다. 초구 93.5마일(150.5km) 몸쪽 포심을 지켜봤다. 2구 77.5마일(124.7km) 낮은 커브를 커트했지만 3구째 79마일(127.1km) 몸쪽 낮은 커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두 번째 타석은 그냥 보내지 않았다. 특히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처음으로 좌완 투수를 만나서 안타를 생산했다. 4회초 샌디에이고의 두 번째 투수 완디 페랄타를 맞이한 이정후다. 페랄타는 통산 431경기 22승 20패 72홀드 13세이브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한 정상급 좌완 불펜 투수였다.
선두타자로 등장한 이정후는 초구와 2구 바깥쪽 공을 모두 볼로 골라냈다. 그리고 94.1마일(151.4km)의 한복판의 싱커를 받아쳐 중전안타를 만들었다. 108.2마일(174.1km)의 대포알 같은 타구였다.
아울러 지난해 5월 담장에 충돌하며 어깨를 다쳤고 6월 왼쪽 어깨 관절 와순 봉합술을 받고 시즌아웃됐던 이정후의 시범경기 첫 좌완 투수 상대 안타. 지난달 27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좌완 이마나가 쇼타, 케일럽 틸바 등을 상대했지만 2타수 무안타 1사구에 그쳤다. 그러나 이날은 좌완 투수의 150km가 넘는 공도 손쉽게 정타로 만들어내면서 실전 감각을 완전히 되찾았다는 것을 재확인시켰다. 개막이 기대되는 타격감이다.

이정후는 3번째 타석을 기다렸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6회말 시작과 동시에 웨이드 메클러와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샌디에이고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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