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강 제외? 두산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36일간의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두산은 1월 27일부터 시작한 1차 호주 시드니 캠프에서 기술 및 전술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 세 차례 청백전으로 몸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실전 위주의 2차 일본 미야자키 캠프를 맞아 구춘 대회 4경기(2승 2패) 포함 7차례 실전을 소화했다.
이승엽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캠프 최우수선수(MVP)로 투수 잭 로그, 야수 김민석을 선정했다. 잭 로그는 일본에서 치른 실전 2경기에 등판해 5이닝을 소화하며 1피안타 무4사구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김민석은 7경기에서 타율 3할7푼5리(16타수 6안타) 4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1, 2차 캠프를 통틀어 크게 세 가지를 점검했다. 김유성 김민규 최원준 최준호를 후보로 한 5선발 오디션을 실시했고, 김재호가 은퇴하면서 생긴 유격수 자리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해 박준영 이유찬 등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강승호가 허경민이 떠난 3루수로 이동하면서 박준순 여동건 오명진 등이 2루수에서 경쟁력을 테스트했다.
두산은 오는 8일 청주야구장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마지막 담금질에 나선다.
다음은 공항 입국장에서 만난 이승엽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캠프 총평
잘 마쳤다고 생각한다. 시즌 전부터 준비했던 부분, 작년 문제가 됐던 부분을 잘 채워서 지금까지 왔다. 개막까지 이제 3주가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나머지 채워서 완벽하게 시즌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격수 새 주인은
지난해 개막전 유격수가 박준영이 아니었나. 항상 박준영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건강하지 않다보니 시즌 중간에 바뀌었다. 박준영이 건강한 모습을 보인다면 가장 이상적인 유격수다. 유격수는 매일매일 경기에 나가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박준영이 시범경기 치르면서 몸에 큰 이상이 없다면 박준영으로 유격수를 시작할 것이다.
-강승호 3루수 전향 프로젝트 진행 상황은
3루수 강승호가 바뀔 일은 없을 거 같다.
-2루수 경쟁은
박지훈 상태가 조금 안 좋아서 미야코지마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데 일단 이유찬 오명진 여동건 박준순이 있고, 확실히 결정하지는 못했다. 컨디션 좋은 선수가 나갈 거 같은데 현재로서 이유찬 가능성이 높다. 오명진도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충분히 후보가 될 수 있다. 두 선수가 앞서 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볼 것이고, 상대 투수 매치업에 따라 플래툰으로 갈 수도 있다.
-외국인투수 듀오 평가는
어빈은 조금 기복이 있다. 강점이 제구력인데 제구가 조금 안 돼서 공이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한국 들어와서 컨디션 조절하면 개막전 때 100%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위 자체는 남다르다. 100%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울 것이다. 잭 로그는 생각보다 공의 변화가 심한 까다로운 유형의 투수다. 지금까지 실점이 없다. 지금 모습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기대를 하셔도 좋을 거 같다.
-제이크 케이브는 스프링캠프에서 적응에 고전하는 모습이었는데
결과는 잘 안 나오는데 연습할 때는 굉장히 좋다. 타구 질도 좋고 본인도 의지가 있다. 작년 메이저리그에서 80안타를 친 선수다. 개막에 맞춰 몸을 잘 끌어올릴 거라고 본다.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부상 없이 페이스를 잘 유지하라는 주문을 했다.
-지난해 외국인선수 부진과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았는데
올해는 세 선수 모두 준비를 잘해왔다. 호기심도 많은 편이다. 한국야구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하고, 부족한 부분을 계속 채우려고 한다. 외국인선수들간의 유대관계, 팀워크도 좋다.
-김민석을 캠프 MVP로 선정했다
호주 때보다 훨씬 좋아진 거 같다. 우리가 가장 필요한 부분이 콘택트 능력이었는데 김민석이 우리 팀에서 상위권 수준인 거 같다. 시즌 때도 그 정도 능력을 발휘한다면 팀에 굉장히 도움이 될 거 같다. 지난해 잘하지 못한 부분을 올해 잘해주면 좋겠다. 수비도 기대 이상이다. 수비는 걱정하지 않는다.
-김민석 향후 기용 플랜은
정수빈이 최근 몇 년간 1번타자로 나갔는데 김민석이 콘택트가 좋고 장타도 칠 수 있는 선수라 시범경기에서 1번으로 써보려고 한다.
-캠프에서 김재환에게 강한 2번타자 역할을 부여했는데
지난해 데이터를 보니 2번에서 찬스가 많이 걸렸더라. 2번이 중요한 타순이고, 우리가 최근 2년 동안 2번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시범경기 때 코치들과 상의를 해서 우리가 득점권에서 가장 큰 힘을 낼 수 있는 타선을 구성할 것이다.
-캠프를 완주한 신인 홍민규에 대한 평가는
기록지 보시면 아시겠지만 굉장히 좋다. 시즌 들어갈 때 이게 유지되면 당연히 1군이다. 제구력 안 되는 투수, 자기 공을 못 던지는 투수, 얻어맞는 투수 등 다양한 유형이 있는데 홍민규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선수답지 않게 자기 공을 씩씩하게 던진다. 대단하다고 느꼈다. 선배들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잘 던졌는데 이러면 퓨처스로 갈 일은 없다. 지금 기량을 유지하면서 뛰어난 피칭을 보여준다면 엔트리에 합류할 수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구단주의 메시지(4, 5위 하려고 야구하는 게 아니다)가 화제였는데
당연한 이야기다. 프로라면 3위 4위하려고 야구하는 게 아니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게 당연하다. 우리 팀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그건 우리 팀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인 거 같다. 우리가 많은 준비를 했기 때문에 결코 쉽게 볼 순 없을 것이다.
-계약 마지막 시즌 각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3세번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열심히 준비했고, 과정을 잘 거치고 있다. 이제 결과를 내기 위해 열심히 할 것이고, 그 결과가 시즌 마치고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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