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통산 92홈런 거포 김동엽(35)이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홈런을 폭발했다. 캠프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기분 좋은 홈런으로 새 시즌 기대감을 한층 더 높였다.
김동엽은 4일 대만 도류야구장에서 대만프로야구 웨이취안 드래곤스와의 연습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2회초 첫 타석부터 좌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최주환이 볼넷으로 걸어나가며 이어진 무사 1루에서 김동엽은 웨이취안 좌완 선발 잭 로우더의 초구 변화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한 큰 타구였다.
김동엽에게 홈런을 맞은 투수 라우더는 지난 2021~2022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2시즌 통산 11경기(6선발·35이닝) 1승3패 평균자책점 6.94 탈삼진 31개를 기록한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선수. 2023년부터 미국과 멕시코 독립리그, 도미니카 윈터리그를 거쳐 올해는 웨이취안과 계약하며 대만으로 넘어왔다. 최근 커리어가 떨어지긴 했지만 전직 빅리거 투수에게 홈런을 터뜨린 것은 김동엽의 자신감을 끌어올릴 만하다.
김동엽은 이번 캠프에서 8경기 모두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하며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다. 첫 2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 4삼진으로 침묵했지만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4번째 경기였던 지난달 25일 중신 브라더스전에서 펜스를 직격하는 타구를 포함해 2루타 2개로 감을 잡더니 마지막 경기에서 홈런 손맛도 봤다. 최근 3경기 연속 안타로 타격 페이스가 상승세에 있다.

북일고 출신으로 미국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에서 뛰다 돌아온 김동엽은 군복무를 마치고 2016년 KBO 드래프트에서 2차 9라운드 전체 86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지명됐다. 2017년 22홈런, 2018년 27홈런을 터뜨리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거포를 필요로 한 삼성 라이온즈가 2019년 시즌을 앞두고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김동엽을 데려왔다. 타자 친화적인 ‘라팍’에서 김동엽의 장점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상체 위주 타격폼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며 기복 심한 타격을 거듭했다.
2020년 115경기 타율 3할1푼2리(413타수 129안타) 20홈런 74타점 OPS .868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지만 좋은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잦은 타격폼 변화 속에 자기 것을 찾느라 헤맸고, 갈수록 2군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지난해 1군 8경기 출장에 그쳤고, 시즌 뒤 삼성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30대 중반에 방출돼 은퇴 기로에 섰던 김동엽에게 키움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방출 소식이 나오자마자 키움이 바로 김동엽에게 연락을 취했다. 최근 2년 연속 팀 홈런 꼴찌로 장타자가 부족했던 키움은 ‘통산 92홈런 거포’ 김동엽의 부활에 베팅을 했다. 1군 최저 연봉 5000만원에 계약한 만큼 구단 입장에선 부담 없는 투자. 김동엽이 키움에서 방출생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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