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은 걱정이다. 선수 본인은 손사래를 치고는 했다. 그러나 욕심을 숨길 수는 없는 듯 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가 탐냈던 재능, 나승엽(롯데)의 장타 잠재력이 터지는 것일까.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입단한 나승엽. 덕수고 재학 시절 당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다. 실제로 가계약 단계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롯데가 당시 위험을 무릅쓰고 드래프트에서 나승엽을 지명했고 결국 롯데에 남게 됐다. 메이저리그가 탐냈던 재능은 2021년 데뷔 시즌 고전했다. 그러나 상무에 입대해 병역을 해결한 뒤 돌아온 지난해 잠재력을 터뜨렸다. 삐쩍 말랐던 몸이었지만 10kg 가까이 증량하면서 몸의 밸런스가 갖춰졌고 타구에도 좀 더 힘이 실렸다.
지난해 121경기 타율 3할1푼2리(407타수 127안타) 7홈런 66타점 59득점 OPS .880으로 활약했다. 타율 전체 14위, OPS 11위로 리그 정상급 생산력 타자로 거듭났다. 특히 출루율은 4할1푼1리로 6위를 기록했다. 데뷔 때부터 선구안은 인정 받았는데 이게 결과로 드러나자 타격 생산성이 뛰어난 타자로 성장했다.

데뷔 5년차이지만 풀타임 시즌은 이제 2년차다. 나승엽은 풀타임 2년차 시즌을 앞두고 “작년 성적보다 어느 것이든 떨어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시즌 초반 헤맸는데 올해도 헤매면 발전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장타, 특히 홈런에 대한 생각도 말했다. 올해는 또 ‘성담장’이라고 불렸던 6m의 담장이 4.8m로 낮아졌다. 홈런 확률이 더 높아졌다. 나승엽은 “작년에 나는 담장 때문에 손해를 본 타구가 거의 없는 것 같다”라며 “작년보다 홈런은 늘어나겠지만 작년에 두 자릿수 홈런을 못 친 것이 하나도 의식되지 않는다. 홈런에 대한 미련과 생각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홈런에 대한 욕심은 숨길 수 없는 듯 하다. 나승엽은 연습경기 막판, 연일 대포를 생산해냈다. 지난달 28일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자매구단 교류전에서 한 방, 그리고 2일 미야자키 구춘대회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또 다시 한 방을 터뜨렸다. 연습경기 막판 홈런들이 쏟아져 나왔다.

다만,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지켜본 나승엽에 대해 약간의 걱정을 전했다. 그는 “작년보다 더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게 쉽지 않다. 그걸 어떻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선수들을 보면 안정되어 있는 것 같다”라면서도 “(나)승엽이가 타격에서 왔다갔다 하는 것은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이 보기에는 나승엽이 억지로 장타력을 높이려는 모습이 보인다는 것. 김 감독은 “홈런을 치려고 치는 게 아니다. 지금 승엽이의 스윙은 회전으로 때리는 스윙이 아니라 팔을 먼저 써서 힘이 들어가는 스윙이다”라며 “승엽이는 회전으로 가볍게 때리는 스윙이 훨씬 낫다”라고 전했다.
선수의 심정은 이해했다. 하지만 장타보다 먼저인 게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홈런을 20개 정도 때려야 자신의 값어치가 올라간다. 하지만 일단 자신의 에버리지를 만들어 놓고 여유가 있을 때 홈런을 하나씩 때리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활약은 했지만 아직 자신의 평균적인 능력을 만들어 놓지 못했다는 선수라고 김태형 감독은 봤다.

지난해 젊은 선수들이 성장했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자신하는 김태형 감독이다. 하지만 급속 성장보다는 안정적으로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기를 더 바라고 있다. 나승엽에게도 같은 마음이다. 장타에 대한 걱정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나승엽도 아니라고는 하지만, 장타 욕심은 숨길 수 없는 듯 하다.

김태형 감독의 걱정이 기우라는 것을 나승엽이 보여주면 된다. 지난해의 타율과 출루 능력을 유지하면서 홈런 숫자를 늘리면 더 좋은 생산력을 갖춘 타자로 거듭날 수 있다. 나승엽의 2025년을 주목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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