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까지 책임지겠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이우성이 외야수로 복귀하면서 규정타석 3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뜬공 스윙을 도모하는 등 타격에 변화까지 주면서 장타율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낳고 있다. 작년 1루수로 변신했으나 제대로 포구를 하지 못해 내야수들의 실책수를 높였다는 미안한 마음도 전했다.
지난 3일 KT 위즈와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초대형 홈런을 터트렸다. 6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해 2회말 0-1로 뒤진 가운데 1사후 KT 고영표를 상대로 좌월아치를 그렸다. 퍼올리는 스윙에 제대로 걸렸고 역풍을 뚫고 왼쪽 담장을 넘어 그물망 중단을 직격했다.
본인은 "운이 좋아서 걸렸다"며 담담하게 밝혔지만 스윙의 변화로 만들어낸 홈런이었다. "모든 이들이 땅볼을 치지말라고 한다. 땅볼 비율이 너무 높다. 하체가 아닌 상체로 치거가 왼쪽 어깨가 벌어진다. 타석이나 배팅훈련할 때 뜬공을 치려고 변화를 주었다. 자연스럽게 장타율이 높아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우성은 작년 9홈런과 장타율 4할1리를 기록했다. 한 번도 두 자릿 수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KIA는 미래의 거포로 키우기 위해 이우성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그러나 거포라는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수치이다. 이제는 뜬공 비율을 작정하고 높인다면 홈런과 장타율도 확실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과감하게 외야수에서 1루수로 변신을 택했다. 1루는 무주공산이었다. 각고의 노력을 거쳐 주전 1루수로 개막을 맞이했다. 나름 최선을 다했으나 마음고생이 컸다. 생각만큼 1루 수비가 녹록치 않았다. 기본적으로 내야수들의 어려운 송구도 잘 잡아야 하지만 쉽지 않았다.
"송구를 잘 잡아주고 싶어는데 생각만큼 안되기도 했다. 내 성격이 뻔뻔하지 못하다. 내 실책으로 올라가지 않지만 나 때문에 도영과 찬호의 실책이 올라가서 너무 미안했다. 뒤에 나오는 백업선수들까지 다 잡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다. 지금은 외야로 가니까 너무 편안하다"며 웃었다.

그래도 타격으로 한 몫을 했다. 3할 타율을 유지하면서 리그 1위를 이끌었으나 6월말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내야 땅볼을 날리고 전력질주를 하다 허벅지에 탈이 났다. 한 달간 재활을 마치고 복귀했으나 타격이 신통치 않았다. 8월 2할4푼6리, 9월 1할9푼6리로 부진했고 3할 타율에 실패했다. "작년 복귀 이후 좋지 않았다. 그래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캠프에 왔다. 아프지 않은 것만 생각했는데 잘 가고 있는 것 같다. 오늘 경기에서 안타치고 2루를 팠다. 내 몸이 괜찮고 감각이 돌아오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88홈런의 패트릭 위즈덤의 입단으로 1루수를 접고 다시 외야로 복귀했다. 풀타임 주전 좌익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첫 규정타석과 3할 타율에 재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다. "작년 우승해서 너무 행복했다. 올해도 우승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 9회까지 책임지는 선수가 아니었다. 9회까지 책임질 수 있는게 목표이다"며 각오를 다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