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컷오프는 피했다. 하지만 여전히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LA 다저스 김혜성의 입지는 여전히 불안하다.
LA 지역 매체인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중견수와 2루수를 제외하고 다른 포지션의 주전 라인업은 매우 명확하다”라는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발언을 인용해 ‘로버츠 감독은 여전히 중견수와 2루수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개막전을 앞두고 몇몇 포지션에 대해 의문이 남아있다’라고 설명했다.
‘다저네이션’은 이 내용을 토대로 주전 2루수라고 여겨졌던 김혜성의 입지를 콕 찝었다. 매체는 ‘내야에 관해서, 다저스는 KBO의 뛰어난 선수인 김혜성을 영입하면서 쉬운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KBO에서 4개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스프링트레이닝에서 타격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우려가 더 커졌다’고 전했다.

김혜성은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 기나 긴 침묵을 깨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전까지 14타수 1안타, 타율 7푼1리로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홈런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지난 3일 발표된 1차 컷오프 명단에서 제외됐다. 다저스는 8명의 선수를 마이너리그 캠프로 내려보냈다.
홈런을 치고 또 마이너리그행을 피했지만, 로버츠 감독의 믿음을 되찾기에는 아직 부족한 듯 하다. 무엇보다 현재 다저스에는 김혜성을 대체할 만한 유틸리티 자원들이 많다. 한국계 선수 토미 에드먼은 당초 주전 중견수로 나설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김혜성의 부진으로 포지션이 2루수로 바뀔 가능성도 높아졌다.

‘다저네이션’은 ‘로버츠 감독을 에드먼을 두고 ‘매일 뛸 선수’라고 확인했다. 에드먼의 다재다능함을 중견수로 활용할지, 2루수로 활용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라고 설명했다. 포지션 두 자리는 고민이지만 결국 에드먼을 중견수 혹은 2루수로 활용한다는 가정을 하면, 남는 주전 자리는 하나다.
매체는 ‘채워야 할 자리는 한 자리밖에 남지 않았다. 다저스 로스터에는 유연한 선수가 필요하다’라며 ‘크리스 테일러는 외야와 2루를 맡을 수 있는 스위스 군용 칼(맥가이버 칼)과도 같은 선수이고 앤디 파헤스는 테일러보다 젊지만 경험은 확실히 부족하다. 최근 팀에 합류한 2021년 내셔널리그챔피언십시리즈 MVP 에디 로사리오는 외야수로 경험이 있고 공격에서 다시 한 번 재능을 되찾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다저스와 3년 보장 125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면서 월드시리즈 챔피언의 일원이 된 김혜성이다. 김혜성과 계약한 이후 주전 2루수였던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 하면서 주전 자리까지 탄탄대로일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메이저리그 생존 자체가 첩첩산중이다.
오는 18~1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의 개막전까지 2주 정도 남았다. 도쿄 개막전까지 남은 기간 김혜성은 로버츠의 믿음을 되찾아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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