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드래프트 1순위→FA 포기→12억 다년 계약…깜짝 행보의 연속, 키움 리빌딩 중심 잡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3.03 07: 20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최주환(37)이 대만 캠프 연습경기에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새 시즌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주환은 지난 2일 대만 가오슝 등청호 야구장에서 열린 대만프로야구 타이강 호크스와의 연습경기에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키움의 15-7 대승을 견인했다. 
2회 첫 타석에서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연 최주환은 3회 무사 만루 찬스에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3-2 역전을 만들었다. 5회 1루 내야 안타까지 3안타를 몰아치며 활짝 웃었다. 

경기 후 최주환은 “이제 시즌이 20일 정도 남은 만큼 경기 집중력을 높여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과정에 집중했다면 오늘은 타석에서 한층 더 집중도를 올려보자는 생각으로 임했고, 필요한 순간에 좋은 결과가 나와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9회초 2사 만루 키움 1루수 최주환이 LG 김현수의 1루수 땅볼 타구를 1루 베이스 커버온 투수 조상우에게 토스 송구하고 있다.  2024.07.04 / ksl0919@osen.co.kr
이어 그는 “1루 수비에서도 최대한 집중하려고 했다. 대만 그라운드는 한국과 바운드 차이가 있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며 “무엇보다 지금 시기에는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연습경기지만 주어진 이닝 동안 집중력을 유지해 시즌 개막부터 본격적으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컨디션을 맞추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최주환은 지난 2023년 11월 열린 KBO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키움에 왔다. 그해 SSG 랜더스의 주전 2루수로 뛰며 20홈런을 쳤지만 35인 보호선수명단에 제외되면서 2차 드래프트 시장에 풀렸다. 최주환에겐 뜻밖의 일이었지만 샐러리캡(경쟁균형세)이 꽉 찬 SSG로선 고액 연봉 선수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2차 드래프트에 나온 것도 의외였는데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이 최주환을 뽑은 것도 예상 밖이었다. 젊은 선수들 중심으로 리빌딩에 들어간 키움이 30대 중반이 된 최주환을 1라운드 양도금 4억원을 내고 데려갈 줄은 몰랐다. 그 다음 2순위 지명권으로 타선 강화를 위해 최주환을 노렸던 한화도 키움의 선택에 허를 찔렸다. 
3회초 2사 1루에서 키움 최주환이 우월 투런 홈런을 치고 있다. 2024.04.11 /sunday@osen.co.kr
최주환의 기량을 인정하고, 신구 조화를 노린 키움의 선택은 나름 효과를 봤다. 지난해 최주환은 130경기 타율 2할5푼7리(482타수 124안타) 13홈런 84타점 OPS .715를 기록했다. 풀타임 1루수로 조금 아쉬운 성적이지만 득점권 타율 3할대(.308), 결승타 7개로 찬스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후반기 59경기 타율 3할(217타수 65안타) 6홈런 42타점 OPS .838로 확연한 반등세를 보였다. 타격은 기복이 있었지만 주 포지션 2루를 떠나 1루에서 수준급 수비를 펼치며 내야 안정화에 기여했다. 
시즌 후 FA 자격을 얻은 최주환에겐 또 한 번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FA 신청을 포기한 뒤 키움과 2+1+1년 최대 12억원의 조건으로 다년 계약을 맺은 것이다. 2025~2026년 2년 6억원이 보장됐고, 옵션 충족시 다음 시즌 계약 자동 연장되는 형태로 이뤄졌다. 리빌딩 중인 키움이지만 어느 정도 이기면서 해야 하고, 중심타자 최주환이 필요했다. 팀 내 리더십도 인정했다. 
대형 계약은 아니지만 괜찮은 조건으로 키움과 동행을 이어간 최주환은 대만 캠프 연습경기에서 4~5번 중심 타순을 치고 있다. 10개팀 중 유일하게 외국인 타자 2명(야시엘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을 쓰는 키움이지만 여전히 전체적인 타선의 힘은 떨어진다. 최주환이 외국인 타자들과 함께 중심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야 키움의 리빌딩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waw@osen.co.kr
키움 최주환. /키움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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