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떠났는데…감사패까지 받은 투수, 은퇴 없다→36세에 또 마이너 생활 'ML 재도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5.03.03 06: 09

KBO리그 LG 트윈스 역사상 최고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투수 케이시 켈리(36)가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나선다. 적잖은 나이지만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커리어를 이어나간다. 
미국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켈리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계약한 켈리는 애리조나 산하 트리플A 리노 에이시스에 배정됐다. 
지난 2008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0순위로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된 켈리는 투타에서 모두 재능을 인정받은 유망주였다. 지명 당시에는 유격수였지만 투수의 길을 걸었고, 2010년 12월 강타자 애드리안 곤잘레스의 반대급부로 앤서니 리조와 함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됐다. 

2012년 샌디에이고 메이저리그 데뷔 꿈을 이뤘지만 2013년 팔꿈치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되며 기대만큼 크지 못했다.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트레이드됐지만 1녀 만에 논텐더로 풀렸다. 이후 시카고 컵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 계약을 하면서 2018년까지 4시즌 통산 26경기(12선발·85⅔이닝) 2승11패 평균자책점 5.46 탈삼진 56개에 그쳤다. 
LG 시절 케이시 켈리. 2023.11.13 /sunday@osen.co.kr
미국에서 자리잡지 못한 켈리는 2019년 한국으로 향했다. LG와 계약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지난해 7월까지 6시즌을 롱런했다. LG에서 통산 163경기(989⅓이닝) 73승46패 평균자채검 3.25 탈삼진 753개를 기록했다. 2022년 다승왕(16승)에 오르는 등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로 꾸준함을 자랑했다. KBO리그 외국인 투수 역대 통산 승수·이닝 3위, 탈삼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트시즌에서도 8경기(47⅔이닝) 4승1패 평균자책점 2.08 탈삼진 34개로 호투하며 큰 경기에 강한 ‘빅게임 피처’ 면모를 보였다. 2023년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LG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9경기(113⅔이닝) 5승8패 평균자책점 4.51 탈삼진 69개로 하향세를 보였고, LG는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영입하며 켈리와 작별했다. 방출 통보를 받았지만 7월20일 잠실 두산전에 예정대로 선발등판하는 프로 정신을 발휘했다. 이날 경기가 3회 우천 노게임된 뒤 LG는 팀에 헌신한 켈리를 위해 고별식을 열었고, 빗속에 뜨거운 눈물로 작별했다. 
노게임 선언 후 열린 LG 켈리가 고별식에서 관중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4.07.20 /cej@osen.co.kr
한때 은퇴설도 나왔지만 현역 연장 의지를 드러낸 켈리는 미국으로 돌아가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 계약을 했다. 아버지 팻 켈리 감독이 이끄는 트리플A 루이빌 배츠에서 재기를 노렸고, 8월말 빅리그 콜업을 받았다. 2경기(5⅓이닝) 1세이브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한 뒤 다시 트리플A로 내려가 시즌을 마쳤다.
올해는 애리조나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트리플A에서 다시 시작한다. 애리조나는 코빈 번스, 잭 갤런, 메릴 켈리,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브랜든 팟으로 이어지는 5인 선발진이 확고한 팀이다. 예비 선발로 조던 몽고메리, 라인 넬슨도 있어 켈리가 비집고 들어가기 어렵다.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는 불펜 롱릴리프로 빅리그 콜업 기회를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을 떠났지만 LG를 향한 켈리의 애정은 여전하다. 지난달 16일 LG가 스프링캠프를 차렸던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을 깜짝 방문, 동료들과 반갑게 해후했다. 켈리는 “동료들이 많이 보고 싶었는데 다시 만나 기분이 좋다. 팀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그리웠다. 동료들이 시즌 준비를 잘해서 올해 좋은 일이 생기길 기원한다”고 응원했다. 김인석 LG스포츠 대표이사도 켈리를 위한 감사패와 사진 앨범을 선물하며 따뜻하게 환대했다. /waw@osen.co.kr
케이시 켈리가 LG 스프링캠프를 찾아 선수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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