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러나".
미국 'ESPN'은 지난달 28일(한국시간) "손흥민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그의 미래는 토트넘에 있는가?"라면서 토트넘에서 끊임 없이 음해당하면서 재계약과 거리가 먼 상황에 놓인 손흥민의 불투명한 미래에 주목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경기장 안팎으로 흔들리고 있다. 경기장 위에선 햄스트링 부상과 강행군의 여파 등으로 36경기 10골 10도움을 기록 중이다. 최근 9경기에선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나쁜 수치는 아니지만, 손흥민이기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토트넘에서 미래도 불확실하다. 손흥민은 원래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토트넘은 다년 계약을 새로 맺는 대신 지난 1월 급하게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뿐이었다. 이 때문에 올여름 손흥민이 팀을 떠날 수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손흥민은 팀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이지만 현지에서는 토트넘 부진의 원흉으로 지적받기도 했다. 심지어 그의 리더십에 대한 지속적인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토트넘서 수십 경기 밖에 뛰지 못한 해설자 제이미 오하라는 손흥민의 리더십이 문제라고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구단의 방만한 운영과 감독 전술 문제 대신 손쉽게 레전드 찍어내기로 선회한 것. 매체는 손흥민과 동갑내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의 이름을 꺼내며 둘을 비교했다. ESPN은 "손흥민과 살라는 1992년 여름에 불과 3주 간격을 두고 태어났다. 둘 다 각자 클럽에서 전설적인 존재다. 하지만 그 중 한 명은 인생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리버풀을 압도적인 프리미어리그(PL) 우승 후보로 이끌었으나 다른 한 명은 토트넘에서 그의 '언터쳐블' 지위에 대해 생애 처음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SPN도 "일부 토트넘 팬들은 마지못해 손흥민이 북런던에서 10년을 앞두고 여전히 그들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의 직업적, 개인적 책임감은 이번 시즌 토트넘 문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아마도 가장 큰 우려는 손흥민이 득점하지 않는 게 아니라 웃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토트넘과 재계약을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영국 '더 타임스'는 "토트넘은 손흥민이 클럽에서 은퇴하길 원한다. 하지만 7월이 되면 1년밖에 남지 않는 지금 계약을 연장하도록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재계약 협상에 진전이 없다고 설명했다.
ESPN 역시 "손흥민은 매우 헌신적인 프로 선수이며 팀의 집단적인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라며 "손흥민은 소란을 피우는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선수 측은 새로운 계약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에 대해 실망감을 느꼈다고 한다. 대신 토트넘은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매체는 "토트넘처럼 재정적으로 검소한 클럽의 경우 모든 감정이 결정에서 제외되면 12개월 후에 재평가하는 게 논리적인 접근 방식이다. 하지만 손흥민의 미래를 걱정하는 많은 팬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손흥민은 토트넘의 미적지근한 태도로 인해 재계약 협상에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10년간 토트넘에 헌신해 온 만큼 구단 대우가 실망스러운 것도 당연하다. 애시당초 손흥민의 재계약설은 2년전부터 흘러나왔지만 끝끝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마침 손흥민은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이 다시 흘러나온 상황이다. 스페인 '피차헤스'는 "손흥민은 바이에른 이적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바이에른 역시 그를 영입해 공격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라면서 "바이에른 측에서 손흥민은 팀의 전술 철학과 '완벽하게 부합하는' 선수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먼저 떠난 케인과 다이어는 바이에른 소속으로 리그 우승 트로피 획득이 유력하다. 손흥민에겐 토트넘에서 한 번도 들어올리지 못했던 트로피를 따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아직 클럽 커리어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토트넘 역시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째 무관이다.
토트넘 팬덤도 손흥민의 바이에른 이적을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토트넘 뉴스'는 "바이에른이 공격 옵션을 강화하길 원하는 가운데 올여름 손흥민의 독일 복귀가 유력하게 거론될 수 있다"라며 "손흥민이 케인, 에릭 다이어를 따라 바이에른으로 떠난다면 분명히 모든 토트넘 팬들의 축복 속에 떠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흥민의 바이에른 이적설은 지난해 12월에도 뜨거웠다. 당시 케인은 토트넘 선수 중 누구를 바이에른으로 데려오고 싶은지 묻는 말에 "토트넘 팬들이 이 대답에 별로 기뻐할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손흥민을 택하겠다"라고 답했다.

당시 케인은 "손흥민과 관계는 정말 좋다. 우리는 토트넘에서 훌륭한 파트너십을 맺었고, 경기장 밖에서도 좋은 친구가 됐다. 내 생각에 우리는 분데스리가에서 함께 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과 케인은 토트넘 시절 PL 최고의 공격 듀오였다. 둘은 리그에서만 무려 47골을 합작하며 프랭크 램파드-디디에 드로그바(36골) 듀오를 따돌리고 PL 최다 합작골 기록을 세웠다. 골 기록도 손흥민이 24골 23도움, 케인이 23골 24도움으로 딱 절반씩이다.
안 그래도 바이에른은 새로운 윙어를 찾고 있던 상황. 고액 주급을 받는 리로이 사네와 킹슬리 코망, 세르주 그나브리 모두 기대에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당 선수들이 대규모 주급 삭감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들을 내보낼 생각이다.

바이에른은 주급 삭감 선수를 내치고 손흥민 같은 알짜 베테랑을 영입해서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다만 토트넘이 지난 1월 손흥민의 계약을 연장하면서 그의 자유 계약(FA) 이적은 불가능해졌다. 이제 바이에른이 손흥민을 영입하려면 토트넘이 원하는 이적료를 지불해야 한다.
곧 만 33세가 되는 손흥민의 나이를 고려하면 쉽지 않은 일. 하지만 재계약 협상이 계속해서 지지부진한다면 토트넘도 손흥민 매각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추가 계약을 맺지 못한다면 이번 여름이 이적료를 받아낼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
사실 이런저런 문제도 있지만 영국 현지에서 손흥민을 대하는 비난은 도를 지나쳤다. 일부에서는 토트넘의 부진이 손흥민의 리더십 부재 대문이라고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토트넘 출신의 해설자 제이미 오하라는 "손흥민은 주장감이 아니다"라고 노골적으로 저격하기도 했다.

오하라는 손흥민이 주장감이 아니라고 하면서 구단의 운영이나 감독의 전술 문제가 아닌 부진의 1순위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에 동료들이 노골적으로 손흥민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어느 정도 종식됐으나 현지의 불쾌한 여론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여기에 영국 '풋볼 런던'의 기자 알레스데어 골드는 다시 한 번 손흥민 주장 무용론에 불을 붙였다. 그는 부주장으로 부상에서 돌아온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를 칭찬하면서 은유적으로 손흥민 주장 무용론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골드는 "비카리오는 맨시티의 득점 이후 좌절하지 않고 동료들을 격려했다. 그는 10대 선수인 아치 그레이와 다른 토트넘 선수들에게 다가가 큰 힘을 줬다. 그리고 제대로 경기에 녹아 들이 못하던 오도베르에게 소리 치면서 그에게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카리오는 경기 내내 필드에서 존재감을 보였다. 선방도 선방이지만 비카리오의 리더십이 경기 내내 돋보였다"라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그를 주장단에 넣은 이유가 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존재감이 남다르다"고 덧붙였다.
어떻게 보면 손흥민과 대조해서 비카리오의 리더십을 추켜세우는 것. 오하라를 비롯해서 여러 현지 언론서 손흥민의 리더십 부재를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기에 골드의 발언 역시 이런 의도가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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