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이 손흥민의 부진에 대해 말이 맞지 않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 '소후'는 1일(한국시간) "아시아 역대 최고의 축구 선수 손흥민이 부진하면서 토트넘에서 쫓겨날 위기다"라면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손흥민의 부진의 핵심은 해리 케인의 부재다. 케인이 없어서 득점력이 감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경기장 안팎으로 흔들리고 있다. 경기장 위에선 햄스트링 부상과 강행군의 여파 등으로 36경기 10골 10도움을 기록 중이다. 최근 9경기에선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나쁜 수치는 아니지만, 손흥민이기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토트넘에서 미래도 불확실하다. 손흥민은 원래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토트넘은 다년 계약을 새로 맺는 대신 지난 1월 급하게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뿐이었다. 이 때문에 올여름 손흥민이 팀을 떠날 수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손흥민은 팀내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이지만 현지에서는 토트넘 부진의 원흉으로 지적받기도 했다. 심지어 그의 리더십에 대한 지속적인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토트넘서 수십 경기 밖에 뛰지 못한 해설자 제이미 오하라는 손흥민의 리더십이 문제라고 직접 비판하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구단의 방만한 운영과 감독 전술 문제 대신 손쉽게 레전드 찍어내기로 선회한 것. 매체는 손흥민과 동갑내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의 이름을 꺼내며 둘을 비교했다. ESPN은 "손흥민과 살라는 1992년 여름에 불과 3주 간격을 두고 태어났다. 둘 다 각자 클럽에서 전설적인 존재다. 하지만 그 중 한 명은 인생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리버풀을 압도적인 프리미어리그(PL) 우승 후보로 이끌었으나 다른 한 명은 토트넘에서 그의 '언터쳐블' 지위에 대해 생애 처음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SPN도 "일부 토트넘 팬들은 마지못해 손흥민이 북런던에서 10년을 앞두고 여전히 그들의 원동력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의 직업적, 개인적 책임감은 이번 시즌 토트넘 문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아마도 가장 큰 우려는 손흥민이 득점하지 않는 게 아니라 웃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토트넘과 재계약을 주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영국 '더 타임스'는 "토트넘은 손흥민이 클럽에서 은퇴하길 원한다. 하지만 7월이 되면 1년밖에 남지 않는 지금 계약을 연장하도록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재계약 협상에 진전이 없다고 설명했다.
ESPN 역시 "손흥민은 매우 헌신적인 프로 선수이며 팀의 집단적인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라며 "손흥민은 소란을 피우는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선수 측은 새로운 계약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에 대해 실망감을 느꼈다고 한다. 대신 토트넘은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매체는 "토트넘처럼 재정적으로 검소한 클럽의 경우 모든 감정이 결정에서 제외되면 12개월 후에 재평가하는 게 논리적인 접근 방식이다. 하지만 손흥민의 미래를 걱정하는 많은 팬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손흥민은 토트넘의 미적지근한 태도로 인해 재계약 협상에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10년간 토트넘에 헌신해 온 만큼 구단 대우가 실망스러운 것도 당연하다. 애시당초 손흥민의 재계약설은 2년전부터 흘러나왔지만 끝끝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거기다 손흥민은 바이에른 뮌헨 이적설이 다시 흘러나온 상황이다. 스페인 '피차헤스'는 "손흥민은 바이에른 이적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바이에른 역시 그를 영입해 공격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라면서 "바이에른 측에서 손흥민은 팀의 전술 철학과 '완벽하게 부합하는' 선수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먼저 떠난 케인과 다이어는 바이에른 소속으로 리그 우승 트로피 획득이 유력하다. 손흥민에겐 토트넘에서 한 번도 들어올리지 못했던 트로피를 따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아직 클럽 커리어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토트넘 역시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째 무관이다.
토트넘 팬덤도 손흥민의 바이에른 이적을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토트넘 뉴스'는 "바이에른이 공격 옵션을 강화하길 원하는 가운데 올여름 손흥민의 독일 복귀가 유력하게 거론될 수 있다"라며 "손흥민이 케인, 에릭 다이어를 따라 바이에른으로 떠난다면 분명히 모든 토트넘 팬들의 축복 속에 떠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흥민의 바이에른 이적설은 지난해 12월에도 뜨거웠다. 당시 케인은 토트넘 선수 중 누구를 바이에른으로 데려오고 싶은지 묻는 말에 "토트넘 팬들이 이 대답에 별로 기뻐할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손흥민을 택하겠다"라고 답했다.
당시 케인은 "손흥민과 관계는 정말 좋다. 우리는 토트넘에서 훌륭한 파트너십을 맺었고, 경기장 밖에서도 좋은 친구가 됐다. 내 생각에 우리는 분데스리가에서 함께 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과 케인은 토트넘 시절 PL 최고의 공격 듀오였다. 둘은 리그에서만 무려 47골을 합작하며 프랭크 램파드-디디에 드로그바(36골) 듀오를 따돌리고 PL 최다 합작골 기록을 세웠다. 골 기록도 손흥민이 24골 23도움, 케인이 23골 24도움으로 딱 절반씩이다.
소후는 손흥민에 대한 특집 기사를 통해 그의 이번 시즌을 조명했다. 이 매체는 "역대 최고의 아시아 선수지만 이번 시즌은 썩 좋지 못하다. 컨디션 문제도 있다. 뉴캐슬이나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휴식을 가지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여기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은 강한 압박으로 유명하다. 손흥민에게도 그런 스타일이 어울린다. 하지만 그는 너무 늙었다"라면서 "계속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손흥민에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압박 전술은 무리가 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케인의 부재다 크다. 케인은 토트넘의 기둥과도 같은 선수였지만 그의 부재로 인해서 부담이 더욱 커졌다. 또 손흥민과 케인은 경기장 안팎에서 친한 파트너였는데 그가 없어지면서 손흥민에게 중앙 공격수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케인의 부재로 손흥민이 중앙 공격수로 많이 뛰게 된 것은 사실. 그러나 케인이 떠나고 난 직후 시즌인 2023-2024 시즌 손흥민이 17골을 넣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의아한 분석. 소후는 그럼에도 "케인이 없어서 손흥민의 부담이 커졌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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