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맨' 무고사(33)가 만원 관중 앞에서 수원 삼성을 무너뜨렸다.
인천유나이티드는 1일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정규리그 2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을 2-0으로 꺾었다.
이로써 인천은 개막 2연승을 달리며 시작부터 '우승 후보'다운 모습을 자랑했다. 반면 또 다른 우승 후보로 꼽히던 수원은 연달은 퇴장 끝에 무너지며 고개를 떨궜다. 시즌 성적은 1승 1패가 됐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치열하게 주도권 싸움을 벌이던 인천은 전반 28분 문지환의 다이렉트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빠졌다. 문지환은 상대 발목을 밟는 위험한 반칙으로 비디오 판독 끝에 레드카드를 받았다.
반전이 일어났다. 수원이 연달아 두 명이나 퇴장당하며 오히려 인천이 수적 우위를 점하게 된 것. 전반 34분 이기제가 발목을 향한 태크로 퇴장당했고, 전반 추가시간엔 권완규가 손으로 상대 스로인을 막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후반전은 무고사의 시간이었다. 그는 후반 6분 김보섭의 얼리크로스를 머리로 절묘하게 돌려놓으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두 경기 연속골.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무고사는 후반 23분 환상적인 원터치 패스로 김성민의 추가골을 도우며 어시스트까지 적립했다.

수훈 선수도 당연히 무고사의 몫이었다. 경기 후 만난 그는 "만원 관중 팬분들 앞에서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다. 우리는 K리그 최고의 팬들인 인천 팬들을 갖고 있다. 역사적인 오늘의 승점 3점은 팬분들을 위한 것"이라며 팬들에게 승리를 돌렸다.
구석으로 돌려놓는 무고사의 헤더는 말 그대로 일품이었다. 그는 "인생에서 20년 정도 연습한 거다. 스페인에서 온 아벨 코치님과도 따로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 일단 김보섭의 크로스가 너무 좋았다. 골을 넣어서 행복했다. 중요한 경기였던 만큼 팬들 앞에서 감정 조절이 어려웠다. 팬들과 클럽을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너무 기뻤다"라며 밝게 웃었다.
윤정환 감독에 대한 믿음도 표현했다. 무고사는 "좋은 감독님이다. (윤정환 감독이) 강원에서 이룬 업적은 정말 특별하다. 인간적으로나 축구적으로나 존경한다"라며 "항상 팀에 좋은 에너지를 불어넣으려 하고,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 노력하신다. 우리가 해야 할 걸 알고 있고, 강조한다. 감독님이 하고자 하는 방향에 맞춰 함께 싸우면서 큰 업적을 이루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인천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전석 매진을 달성하며 K리그2 역대 최다 유료 관중(18173명) 신기록을 썼다. 무고사는 "매진된 홈 경기장에서 뛰는 건 최고의 기분이다. 최고의 인천 팬들은 선수들에게 언제나 용기와 힘을 실어준다. 수원이라는 큰 팀과 더비 경기에서 거둔 승점 3점은 더욱 의미가 크다. 선수들도 이럴 때 최선을 다하자고 말하고 있다. 오늘 승리는 팬들에게 드리는 선물이다. 한 주 동안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최근 만 33세가 됐지만, 여전히 K리그 최고의 스트라이커인 무고사다. 그는 나이를 잊은 활약의 비결을 묻자 "컨디션은 너무 좋다. 내 활약을 봤을 때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무고사는 "38살, 39살이 아니라 33살이기 때문에 스트라이커로 뛰기엔 좋은 나이다. 국가대표 경험도 있고 산전수전을 겪었다. 자신감이 넘친다. 평소보다도 좋다. 감독님도 컨디션 관리에 신경 써주신다. 동료들도 칭찬해주고 싶다. 항상 넣어줘야 할 방향으로 패스를 주고 있다. 그 덕분에 득점할 수 있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기 후 변성환 수원 감독은 11대11로 싸우면 수원이 더 강한 팀이란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무고사는 이에 대해 "11대11로 뛰었을 때 힘들고 압박감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반대다. 우리가 이긴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많은 홈 팬들 앞에서 인천은 강하다. 퇴장은 축구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와 별개로 변성환 감독님에 대한 존경을 표한다. 남해 호텔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항상 행운을 빈다"라며 함께 잘 싸워준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오늘 승점 3점을 얻어서 행복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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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