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임찬규(33)가 터무니 없이 낮은 구속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임찬규는 1일 일본 오키나와현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2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회말 선두타자 김지찬에게 안타를 맞은 임찬규는 김헌곤을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구자욱에게 볼넷을 내줘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르윈 디아즈를 상대로는 3-4-3 병살타를 유도하며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겼다. 2회에는 강민호-이재현-차승준으로 이어지는 삼성 타선을 삼자범퇴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LG가 1-0으로 앞선 3회에는 송승기와 교체돼 이날 등판을 마쳤다. LG는 5-0 완승을 거뒀다.
임찬규는 투구수 28구를 던졌고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2km까지 나왔고 평균 구속은 138km를 기록했다.

등판을 마친 임찬규는 “첫 이닝에는 오랜만에 경기를 해서 그런지 조금 불안정했다. 마운드도 한국과 다른 마운드라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나름대로 잘 잡아서 전체적으로는 괜찮았던 것 같다. 시즌 때랑 똑같은 느낌으로 던졌고 공이 우측으로 조금 빠지는 경향이 있었지만 그것만 수정하고 잘 마무리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1회 1사 1, 2루 위기에서 디아즈에게 3-4-3 병살타를 유도했던 임찬규는 마지막 결정구가 직구였는지 체인지업이었는지 묻는 질문에 “직구였다. 제일 강하게 던졌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구속이 전광판을 기준으로 134km 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말하자 “이 구장 전광판 구속이 4~5km 정도 낮게 나온다”라고 말했다.
“나도 깜짝 놀랐다”라고 밝힌 임찬규는 “초구를 딱 던졌는데 136km밖에 나오지 않았다. 올해 몸을 잘못 만들었구나 하고 있는데 전력분석 팀에서 최고 142km까지 나왔다고 하니까 괜찮은 컨디션인 것 같다”면서 “스피드가 중요하나. 안나오면 안나오는대로 하면 된다. 1~2km 더 나온다고 해서 잘던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임찬규는 이날 전광판을 기준으로는 82km 커브를 던지기도 했다. “그 때 전광판 구속이 낮게 나온다는 것을 제대로 느꼈다”라고 말한 임찬규는 “82km까지는 내가 구속을 내려보지 못했다. 89~91km 정도가 내 미니멈이다. 그런데 82km가 나오길래 (전광판 구속이 낮게 나온다고) 위안을 삼고 넘겼다”라며 웃었다.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에서 슬라이더를 실험하고 있는 임찬규는 “시즌 때는 다른 볼배합을 가져가는데 이번에는 연습을 더 해보려고 (강민호 타석에) 슬라이더를 연속으로 던졌다. 슬라이더를 더 낮게 던져보려고 했는데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가면서 컨택이 됐다. 그래도 방망이 끝에 걸리면서 범타가 나와서 다행이다. 공의 움직임 자체는 좋았던 것 같다. (박)동원이도 좋다고 이야기했다. 이제 원하는 코스에 던질줄 알면 괜찮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평균 구속이 어느정도 나오는지, 어느 타이밍에 써야할지 일단 던져보면서 감을 잡아야 한다”라고 말한 임찬규는 “좌타자 몸쪽으로 많이 쓰려고 했는데 커브랑 같이 섞으면 우타자 높은 슬라이더도 괜찮을 것 같다. 구종가치 자체가 높지 않기 때문에 시즌 중에는 슬라이더를 던질 타이밍에 커브나 체인지업을 많이 썼다. 지금은 연습경기고 이제 곧 시도해 볼 수 있는 상황이 없기 때문에 조금씩 빈도수를 늘려보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슬라이더에 굉장히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데 참 어렵다. 결국 타자를 잡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타자를 더 잘잡기 위해 슬라이더가 조금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 그정도면 충분하다”라고 덧붙였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