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믿고 있다"…'마이너 거부권' 포기한 김혜성의 도전, MVP 유격수도 무한지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03.01 20: 40

“우리는 김혜성을 믿고 있다.”
‘위기의 남자’가 된 LA 다저스 김혜성(26)을 향한 동료들의 지지는 대단하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포기하면서 다저스에서 도전을 택한 김혜성은 난관에 봉착해 있지만 그럼에도 김혜성을 향해 동료들은 끝없이 용기를 북돋워주고 있다.
김혜성은 현재 벼랑 끝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6회 교체 출장했지만 삼진 2개를 더하며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타율은 7푼1리(17타수 1안타)로 더 떨어졌고 시범경기 삼진도 7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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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든 고메스 단장, 데이브 로버츠 감독 모두 현재 김혜성이 타격에서 좀 더 분발해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당연히 개막전 선발 2루수로 예상됐지만 이제는 로스터 마지막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고메스 단장은 “개막전까지 아직 많은 변수가 남아 있다. 로스터 구성이 어떻게 될지, 김혜성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그의 에너지, 수비력, 그리고 성실함은 정말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다저스는 시범경기를 앞두고 김혜성의 타격폼을 전면 개조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구단 주도 하에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 원활하게 적응할 수 있게 타격 메커니즘을 바꿨는데, 여전히 적응 중이다. 김혜성을 위한 변명이다.
2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에서 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LA 다저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경기가 열렸다.김혜성은 다저스와 최대 3+2년 2200만 달러(약 320억원) 계약에 합의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9회말 1사 1,2루에서 LA 다저스 김혜성이 삼진으로 물러나고 있다. 2025.02.26 / sunday@osen.co.kr
김혜성은 이러한 변명과 마주할 생각이 없다. 김혜성은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어느 팀을 선택했더라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저는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최고 수준에서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쉬운 길은 없다. 그래서 다저스를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다저스는 디펜딩 챔피언이고, 또 김혜성을 대신할 수 있는 자원들이 충분하다. 다저스가 아니었다면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잔류와 생존은 수월하게 흘러갔을 수 있다. 그렇지만 김혜성의 도전 의지는 확고했다. 다저스도 딱히 김혜성에 특혜를 주지 않았다. ‘디애슬레틱’은 ‘김혜성은 다저스 외에도 다른 구단들의 제안을 받았다. LA 에인절스가 제안한 계약에는 마이너리그 거부권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계약에서 김혜성에게 특권을 주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최대 3+2년 2200만 달러, 보장 계약은 3년 1250만 달러.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다저스에서 이 정도 금액은 미미한 존재감이지만, 적지 않은 금액인 것은 분명하다. 단순히 뎁스 자원으로 생각했다면 이 정도 계약을 장기적으로 투자하지 않았을 것. 다저스는 김혜성이 분명 더 나아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스윙과 타격폼 변화를 꾀한 것도 이 같은 이유.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에서 2025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의 시범 경기가 열렸다.김혜성은 다저스와 최대 3+2년 2200만 달러(약 320억원) 계약에 합의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LA 다저스 김혜성이 더그아웃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2025.02.21 / sunday@osen.co.kr
매체는 ‘다저스는 김혜성이 가진 컨택 능력을 유지하면서 장타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스윙을 전면 개편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 통산 장타율을 4할3리에 불과했지만 다저스는 좀 더 강한 타구를 만들어 낼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라며 ‘현재 배트 궤적을 수정하는데 집중하고 있고 배트를 공이 지나가는 존에 최대한 오래 머물게 해서 안정적인 컨택을 만들고자 한다’라고 변화를 설명했다.에릭 베이츠 타격 코치는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 새로운 스윙이니까”라면서도 “김혜성은 정말 놀랍도록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 완전히 몰입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역경에 놓인 김혜성이지만 다저스 동료들의 지지는 여전하다. 팀의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내야수 미겔 로하스는 김혜성과 사사키 로키, 야마모토 요시노부, 오타니 쇼헤이 등 아시아 선수들을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해 격려하기도 했다. 로하스는 “지금은 김혜성이 신경 쓰인다. 그가 팀에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 다저스 같은 팀에 합류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나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팀에 잘 녹아들면, 그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라며 김혜성을 걱정하기도 했다.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에서 2025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의 시범 경기가 열렸다.김혜성은 다저스와 최대 3+2년 2200만 달러(약 320억원) 계약에 합의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LA 다저스 김혜성이 무키 베츠와 사인을 교환하고 있다.  2025.02.21 / sunday@osen.co.kr
훈련에서도 김혜성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훈련 방법을 도입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혜성은 다저스의 강도 높은 내야 수비 훈련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무키 베츠가 이끄는 내야 훈련에서 각 포지션에서 어렵고 드물게 오는 플레이를 완벽하게 성공해야 훈련이 끝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라며 ‘김혜성은 이 훈련에서 항상 마지막을 맡고 있으며 그의 플레이 성공 여부가 훈련 종료를 결정짓는다’고 설명했다.무키 베츠는 이에 대해 “김혜성이 다저스의 일원이 되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게 해주고 싶다. 이곳에서 실전과 같은 압박감을 심어줄 방법은 없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김혜성을 믿고 있다”라며 빠르게 적응할 것이라고 지지를 보냈다.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 랜치에서 2025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의 시범 경기가 열렸다.김혜성은 다저스와 최대 3+2년 2200만 달러(약 320억원) 계약에 합의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LA 다저스 김혜성이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2025.02.21 / sunday@osen.co.kr
여러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김혜성이지만, “낯선 환경에서 야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야구 자체가 어려운 스포츠다. 하지만 끝까지 적응하고 성장한다면 그 성취감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저스 역시도 이러한 김혜성의 성장 가능성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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