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당신이 틀렸어' 손흥민의 71어시스트, 절대 쓸모없지 않다..."강력한 창의성+존경받을 만한 지표" 英 매체 반박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2.28 19: 29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틀렸다. 그의 확신과 달리 어시스트는 충분히 쓸모 있는 통계다.
'디 애슬레틱'은 28일(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는 어시스트가 '쓸모없는 통계'라고 생각한다. 그가 옳을까?"라며 그의 주장을 반박했다.
최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깜짝 발언을 내놨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유망주 데인 스칼렛의 활약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스칼렛은 전반기 옥스포드 유나이티드에서 힘든 임대 생활을 보낸 뒤 토트넘으로 복귀했고, 입스위치 타운전에서 2도움을 올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먼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스칼렛은 몇 차례 임대 생활을 겪었다. 그것도 성장하는 과정의 일부일 것"이라며 "제드 스펜스도 3번의 어려운 임대를 경험했다. 결국엔 인내와 꾸준한 노력이 중요하다. 그는 팀을 위해 잘해주고 있다. 처음 복귀했을 때는 몸 상태가 100%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더 많은 기회를 잡길 바란다"라고 스칼렛을 칭찬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어시스트 지표를 깎아내리기 시작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냥 한마디 하자면 어시스트는 축구에서 가장 쓸모없는 통계다. 진지하게 등을 맞고 공이 떨어진 뒤 중앙선에서 누군가 득점한다면 그것도 어시스트다. 내게는 전혀 인상적이지 않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런 뒤에야 "하지만 스칼렛의 이번 어시스트는 정말 훌륭했다"라고 수습에 나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은 영국에서도 화제가 됐다. 물론 도움에도 입이 딱 벌어지는 패스로 만들어낸 결정적인 도움부터 운 좋게 얻어걸린 도움까지 여러 유형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점은 모든 통계의 맹점으로 도움뿐만 아니라 골이나 선방 등 다른 지표도 마찬가지다.
어시스트는 창의성의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케빈 더 브라위너와 세스크 파브레가스, 메수트 외질 등 골만큼이나 인상적인 도움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선수들도 여럿 있다. 그중 파브레가스는 "골 10개 중 1개만 진정한 어시스트"라는 마이클 오언의 주장에 "난 완전히 비동의한다. 때때로 어시스트는 골보다 두 배는 어렵다. 창의성과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득점은 주로 공격수의 몫인 만큼 미드필더나 수비수의 스탯을 비교할 때는 어시스트도 중요한 기록 중 하나다. 당장 손흥민도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수많은 어시스트를 만들어 왔다. 그는 토트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PL) 통산 71도움을 기록하며 PL 역사에서도 최다 도움 17위에 올라 있다. 손흥민은 올 시즌에도 9도움을 올리며 리그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 입스위치전에서도 브레넌 존슨을 향해 완벽한 패스를 건네며 환상적인 2도움을 적립했다. 말 그대로 발만 갖다대면 골로 이어지는 도움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주장대로라면 존슨의 멀티골은 쓸모있고 손흥민의 2도움은 쓸모 없다는 뜻이지만,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반대로 생각했을 것이다.
디 애슬레틱은 아예 통계를 바탕으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을 반박했다. 매체는 "포스테코글루의 말투를 보면 그의 어시스트에 대한 혐오는 오래된 불평이다. 20세 스칼렛에 대한 평범한 질문은 그에게 불만을 표출할 완벽한 기회를 제공했다"라며 "어시스트가 단지 부산물에 불과하다는 논리는 결함이 있다. 바로 기회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마무리하는 데도 적용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디 애슬레틱은 "축구는 우연히 들어간 골들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운은 반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균형을 이루고, 최고의 골잡이가 정상에 오르게 된다"라며 "어시스트도 마찬가지 아닐까? 만약 정말로 어시스트가 의미 없다면 왜 항상 유명한 창의적인 선수들이 순위표를 지배하고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이름도 언급됐다. 매체는 "어시스트는 기회를 창출하고 마무리하는 데 둘 다 뛰어난, 보기 드문 '이중 위협' 선수들을 찾아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올 시즌 각 PL 클럽의 최고 선수들이 여기에 많이 포함된다. 모하메드 살라, 부카요 사카, 손흥민, 콜 파머, 브루노 페르난데스, 재러드 보언 등이 그 예"라며 어시스트를 간과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현대 축구에서는 기대 어시스트(xA)라는 지표를 도입해 어시스트의 품질을 구별하고 있다. 이는 패스가 실제 어시스트로 이어지든 아니든 해당 패스의 퀄리티를 나타낸다. 
어시스트와 xA의 관계를 살펴보면 어시스트의 중요성을 더욱 느낄 수 있다. 디 애슬레틱은 "어시스트는 xA와 93%에 달하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많은 골 기회를 제공하는 선수들이 일관되게 중요한 기회를 창출한다는 증거"라며 "어시스트는 쓸모없는 통계가 아니다. 이는 창의성의 강력한 지표이며 포스테코글루의 주장과 달리 존경을 받을 만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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