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와 케빈 더 브라위너(34)의 10년 동행이 끝나가고 있다. 이젠 맨시티가 더 브라위너의 후계자를 영입하기 위한 트레이드 계획까지 세웠다는 소식이다.
영국 '풋볼 365'는 26일(한국시간) "맨시티가 더 브라위너를 '꿈의 영입'으로 대체하기 위한 스왑딜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더 브라위너는 맨시티를 대표하는 전설 중 한 명이다. 그는 2015년 맨시티 유니폼을 입은 뒤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함께 프리미어리그(PL) 우승 6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1회, FA컵 우승 2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우승 5회 등을 기록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더 브라위너. 하지만 그는 지난 시즌에도 26경기 6골 18도움을 기록하며 여전한 실력을 자랑했다. 말 그대로 PL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다운 활약이었다.
다만 이제는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더 브라위너는 지난 시즌 햄스트링 부상으로 5개월 결장했고, 올 시즌에도 10경기에 빠져야 했다. 복귀 후에도 출전 시간 관리를 위해 벤치에 출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존재감도 점점 옅어지고 있다. 더 브라위너는 최근 아스날전에서 벤치를 지켰고, 레알 마드리드와 UCL 1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결장했다. 우승 경쟁을 위해선 꼭 이겨야 했던 리버풀전에서도 부진 끝에 교체됐다. 노쇠화에 따라 빅매치에서 보기 힘들어지고 있는 더 브라위너다.

더 브라위너는 이번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기에 맨시티에서 미래도 불투명하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더 브라위너 이야기가 나오자 "더 브라위너는 뛰어난 선수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시즌이 끝나면 그는 34세가 될 것이며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그와 클럽의 몫"이라고 말했다.
또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리 관계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를 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는 그가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다비드 실바가 그랬던 것처럼 선택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더 브라위너의 체력 문제도 언급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지금 스쿼드에 남을 선수들과 새롭게 영입할 선수들의 부상 이력을 살펴보겠다. 3일마다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올 시즌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대로라면 더 브라위너와 작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맨시티는 이번 시즌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맨시티답지 않은 부진에 빠졌고, 오마르 마르무시와 압두코디르 후사노프, 비토르 헤이스 같은 젊은 선수들을 영입하며 세대 교체에 나섰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이번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스카우트 출신 믹 브라운도 더 브라위너의 이적에 힘을 실었다. 그는 "맨시티엔 나이 든 선수가 너무 많다. 더 브라위너도 그 중 한 명이다. 맨시티는 그가 계약이 만료되면 떠날 수 있도록 준비하면서 젊은 후임자를 물색할 것이다. 더 브라위너는 맨시티에서 마지막 날에 다다랐다"라고 주장했다.
브라운은 더 브라위너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합류할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더 브라위너는 여전히 훌륭한 기술을 갖췄지만,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기동력이 사라졌다. 특히 부상으로 시간을 보낸 뒤에는 신체적으로 회복하기 어렵다"라며 "MLS 샌디에이고 이적설이 있는데 그에게 딱 맞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MLS는 리오넬 메시와 세르히오 부스케츠, 루이스 수아레스 등 전성기에서 내려온 월드클래스 스타들이 여럿 뛰고 있다. 더 브라위너가 그 뒤를 이을 수 있다는 것. 브라운은 "메시가 미국에서 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는 더 낮은 강도로 경기를 뛰고 있다. 더 브라위너는 이제 커리어 막바지에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맨시티도 더 브라위너를 붙잡길 주저하고 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더 브라위너는 지금까지도 맨시티와 재계약 협상을 진행하지 않았다. MLS와 사우디아라비아 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맨시티는 더 브라위너에게 확실히 동행을 끝내자고 하진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우디보다는 미국이 더 유력한 행선지로 거론되고 있다. 더 브라위너는 이미 한 차례 사우디 러브콜을 거절한 바 있기 때문. 당시 그는 "내 나이에는 모든 것에 열려 있어야 한다. 내 커리어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돈에 대해 말하고 있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사우디에서 2년을 뛰면 믿기 힘든 돈을 벌 수 있다"라고 관심을 인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 브라위너는 맨시티에 남았다. 그가 알 이티하드 유니폼을 입으면 3년 동안 1억 8000만 유로(약 2713억 원)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려왔지만, 무산됐다.
이유는 바로 가족이었다. 사우디는 자녀들의 교육 및 거주 환경 측면에서 적합하지 않다고 본 것. '데일리 스타'는 "더 브라위너는 아내 미셸과 사우디 이적을 논의했다. 미셸은 그의 아이들이 이사가는 걸 꺼리고 있다. 더 브라위너 부부는 8살인 장남 메이슨 밀리언의 학교를 바꾸는 걸 특히 주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제는 정말 맨시티와 동행이 끝나가고 있는 더 브라위너. 맨시티도 그의 후계자를 물색 중이며 '레버쿠젠 에이스' 플로리안 비르츠를 점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생 비르츠는 독일 국가대표 미드필더로 독일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재목으로 기대받고 있다.
맨시티는 2002년생 제임스 매카티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비르츠를 데려오겠다는 생각이다. 풋볼 365는 "맨시티는 올여름 최우선 타겟 비르츠를 영입하고, 매카티를 계약에 사용하길 희망한다. 비르츠는 더 브라위너의 완벽한 대체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라며 "매카티도 레버쿠젠의 타겟이다. 그들은 1월에 임대 영입을 시도했다가 놓쳤다. 이들의 관심은 스왑딜을 통해 비르츠 영입을 성사하려는 맨시티의 꿈에 매우 중요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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