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얻어가는 봄날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5년차 좌완 김진욱(23)은 진정한 선발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김진욱은 지난 26일 일본 미야자키 구춘리그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2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투구수는 50개.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2km를 기록했고 26개를 던졌다. 커브 13개, 슬라이더 10개, 그리고 체인지업 1개를 던졌다.
김진욱은 호투를 펼치면서 이날 경기 투수 MVP를 수상했다.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18일 중신 브라더스와의 연습경기에서 2이닝 무실점 역투에 이어 2경기 연속 MVP를 수상했다. 3번의 연습경기 중 2경기에서 김진욱은 호투를 펼치고 있다.

지난 13일 WBC 대만 대표팀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1이닝 1피안타 3볼넷 1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오랜만의 실전 등판이라고 하더라도 김진욱의 이날 모습은 아쉬움이 가득했다.김진욱이 부진한 사이, 박준우와 박진 등 신예 선발 후보들이 약진하면서 김진욱도 경쟁 대열에 다시 합류하는 듯 했다. 그러나 김진욱은 이후 연습경기 등판들에서 4선발 굳히기에 돌입하고 있다. 대만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최고 구속이 139km에 그쳤지만 이후 142km까지 상승했다. 정규시즌 개막 즈음까지 구속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
김진욱은 지난해 시즌 중반, 1군에 콜업되어 19경기 4승 3패 평균자책점 5.31(84⅔이닝 50자책점), 87탈삼진, 44볼넷, WHIP 1.57의 성적을 남겼다. 훌륭한 성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1군 데뷔 4년차에 선발 투수로 시즌을 완주했다.
이후 상무 입대를 준비했고 최종 합격했지만, 팔꿈치 통증이 생기면서 입대 의사를 철회했다. 김진욱 스스로도 미련이 남았고 구단도 김진욱이 필요했다. 심도 깊은 논의 끝에 상무 입대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비시즌 동안 김진욱은 팔꿈치 재활에 더해 착실하게 운동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일본 돗토리 월드윙 센터에서 훈련하면서 올 시즌을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신무기까지 준비했다.
지난해 시즌 막판 ‘체인지업의 대가’ 한화 류현진에게 체인지업의 힌트를 얻었다. 그는 김진욱은 “한화와의 대전 마지막 맞대결 때 류현진 선배님께 체인지업을 어떻게 던지는지 물어봤다. 체인지업을 던지기 위해 준비하려고 했고 왼손 투수 중에 잘 던지는 선배님께 찾아가서 물어보려고 했다. 그래서 류현진 선배님께 찾아가서 힌트라도 얻어보자고 여쭤봤다”라면서 “물어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잘 알려주셨다. 힌트를 정말 잘 얻었다. 10분 정도 되는 시간 동안 체인지업에 느린 커브 던지는 법, 힘조절 하는 방법, 슬라이더 등 여러가지를 여쭤봤던 것 같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또 다른 체인지업의 대가인 소형준(KT)에게도 체인지업의 비법을 물었다. 그는 “(소)형준이 형이랑 같이 일본에서 운동하면서 체인지업에 대해 물어보니까 맥락이 비슷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연습경기에서 체인지업을 한두 개씩 던져보면서 감각을 되찾아가고 있고 실전에서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김태형 감독의 믿음을 얻지 못하면서 1군에서 시작하지 못했던 김진욱이다. 그러나 올해는 믿음을 얻어가면서 4선발 굳히기에 돌입하고 있다.

김진욱은 구단 유튜브 채널인 ‘자이언츠 TV’를 통해서 “경기를 치르며 피드백을 하면서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지금 현재 몸 상태는 80%정도다. 조금 만 더 끌어올리면 아무 탈 없이 준비 잘 할 것 같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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