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 대신 선발로 나선 보람이 없었다. 마티스 텔(20, 토트넘 홋스퍼)이 다시 한번 실망감만 남겼다.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27라운드 홈 경기에서 맨시티에 0-1로 패했다.
리그 4연승이 좌절된 토트넘. 토트넘은 승점 36(10승 3무 14패)에 머무르며 13위에 자리했다. 맨시티는 승점 47(14승 5무 8패)로 4위가 됐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텔, 윌손 오도베르-제임스 매디슨-브레넌 존슨, 루카스 베리발-로드리고 벤탄쿠르, 데스티니 우도기-케빈 단소-아치 그레이-페드로 포로,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선발로 나섰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휘하는 맨시티도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엘링 홀란, 제레미 도쿠-오마르 마르무시-사비뉴, 마테오 코비치치-니코 곤살레스, 요슈코 그바르디올-후벵 디아스-압두코디르 후사노프-마테우스 누네스, 에데르송이 선발 명단을 꾸렸다.

깜짝 라인업을 꺼내 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그간 맨시티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손흥민과 쿨루셉스키는 물론이고 최근 맹활약을 펼친 제드 스펜스까지 벤치에 앉혔다. 텔과 오도베르 등이 대신 기회를 받았다.
이는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토트넘은 초반부터 맨시티의 공격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며 휘청였다. 전반 12분 홀란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로도 끊임없이 실점 위기를 맞았다. 비카리오의 선방과 맨시티 공격수들의 부정확한 마무리가 아니었다면 전반에만 몇 골을 더 내줘도 이상하지 않았다.
급해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22분 교체 카드 4장을 한꺼번에 사용했다. 텔과 오도베르, 벤탄쿠르, 우도기를 불러들이고 손흥민과 쿨루셉스키, 스펜스, 파페 사르를 투입했다. 사실상 용병술 실패를 인정하는 움직임이었다.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토트넘은 남은 시간 동점골을 만들지 못하며 그대로 무릎 꿇었다. 후반전엔 맨시티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으나 결실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홀란이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핸드볼 반칙으로 취소됐다.


토트넘으로선 최전방을 맡은 텔의 부진이 아쉬웠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그는 66분간 슈팅 1회, 패스 성공 4회(4/5), 기회 창출 0회, 드리블 성공 0회(0/2), 경합 성공 1회(1/6)에 그쳤다. 평점도 5.7점으로 가장 낮았다. 텔의 장점인 스피드를 살리지 못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도 문제였지만, 개인 활약도 미미했다.
텔은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토트넘은 다니엘 레비 회장까지 직접 출동하면서 그를 영입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결론적으로 완전 영입에는 실패했지만, 치열한 경쟁 끝에 임대 영입에 성공했다. 토트넘이 바이에른 뮌헨에 지불한 임대료만 최대 1000만 유로(약 150억 원)에 달한다.
손흥민의 장기적인 대체자로 기대받고 있는 텔이다. 그는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왼쪽 측면이 주 포지션이지만, 빠른 속도를 바탕으로 중앙 스트라이커 역할까지 맡을 수 있다. 양발을 활용한 슈팅력이 뛰어나다는 점까지 닮았다. 토트넘은 텔의 동의를 받으면 6000만 유로(약 908억 원)로 그를 완전 영입할 수 있는 조건까지 넣어놨다.
하지만 텔은 정작 경기장 위에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영국 현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맨시티전을 앞두고 "고작 4경기로 판단해선 안 된다"라며 "텔은 실전 감각이 부족한 상태다.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한다"라고 반박했지만, 이번 경기에서도 달라진 건 없었다.

영국 '90MIN'도 텔이 더 분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매체는 "텔은 여전히 적응하려 하고 있다. 그에게는 유망한 밤이 아니었다"라며 "홀란의 터치 횟수는 모든 사람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텔이 보여준 공과 드문 상호 작용은 미니멀한 홀란조차 얼굴을 붉혔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텔은 맨시티전에서 볼 터치 12회, 패스 시도 5회에 그쳤다. 90MIN은 "토트넘의 겨울 이적 쿠데타 텔은 6분 만에 슈팅한 게 전부였다. 패스 시도도 단 5번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맨시티는 수비적으로 거의 회복력이 없는 팀이다. 그럼에도 텔은 위협은커녕 거의 보이지도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매체는 "텔은 최근까지 끝없이 추락하던 팀에 있고, 외국에서 첫 달을 용감하게 보내고 있는 십대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12번 이상 공을 터치해야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스탠다드' 역시 "텔은 다시 한번 고전했다"라며 "오늘은 의심할 여지 없이 텔에게 힘든 저녁이었다. 그의 버텨주는 플레이는 부족했고, 깊은 위치에서 크로스나 롱패스를 받아주지도 못했다"라며 더 발전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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