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김혜성(26)이 메이저리그 생존을 위해 힘겹게 발버둥 치고 있다.
김혜성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즈 오브 피닉스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스프링트레이닝 시범경기 밀워키 브루워스와의 원정경기에 7번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3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하고 교체됐다. 김혜성의 시범경기 타율은 1할대가 붕괴되며 8푼3리까지 추락했다.
밀워키 우완 투수 카를로스 로드리게스를 상대한 김혜성은 초구를 과감하게 공략했지만 우익수 방면 뜬공으로 물러났다. 우중간으로 잘 맞은 타구였지만 뻗지 못하고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
4회초 1사 2루의 타점 기회에서는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주자를 진루시키는데 만족했다. 5회초 3번째 타석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이날 타석을 모두 마무리 했다.

김혜성이 시범경기 무대에서 고전하면서 미국 현지에서는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잔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브랜든 고메스 다저스 단장도 개막전 로스터 합류에 확답을 하지 않았다. 고메스 단장은 “지금부터 개막전까지 변수는 너무 많다. 로스터가 어떻게 구성될지, 김혜성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지켜봐야 한다”라며 “그러나 그가 팀에 가져온 요소들은 우리를 기대하게 만든다. 에너지와 수비는 정말 인상적이고 성실함도 돋보인다”라며 김혜성 자체의 능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공격에서도는 분발해야 한다는 점도 넌지시 언급했다. 고메스 단장은 “이미 정교한 컨택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라고 말하면서도 “이제는 좀 더 강한 타구를 만들고 변화구를 좀 더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관건이다.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고 우리는 이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낼 방법을 찾고 있다”라며 김혜성이 부진하고 있지만 이 부진을 탈출하기 위해 도움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사실 김혜성을 위한 변명은 있다. 김혜성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뒤 타격폼을 전면 개조하고 있다. 구단 차원에서 주도하고 있는 김혜성의 빅리거 만들기 플랜이다. KBO리그보다 한두 차원 높은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제대로 상대하기 위한 타격 메커니즘 수정 과정이다. 스프링캠프가 정식으로 시작된 12일 즈음부터 시작돼, 불과 2주 밖에 지나지 않았다.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진행 중이다. 새로운 폼과 메커니즘에 적응을 하면서 실전 경기를 치르며 생존 경쟁까지 펼쳐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김혜성은 27일 경기가 끝나고 클럽하우스에서 OSEN과의 인터뷰에서 타격폼 수정 과정에 대해 “스윙 궤도의 변화도 있고, 하체쪽도 그렇고, 좀 많이 바꾸고 있다”고 말하면서 “(많이 바꾼다고 해도)어쩔 수 없다. 안 좋으니까 바꾸는 거니까”라고 답했다.
현재 과정에 대해 “쉽지 않다”라고 고개를 저으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은데, 결과가 안 나오니까 사람 마음이라는 게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타의 타구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안타라는 결과로 나오지 않자 답답함은 배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 타구 자체의 질도 썩 좋지 않다.
현지에서는 김혜성의 현재 타율도 타율이지만, 인플레이 타구들의 속도를 언급한다. ‘LA타임즈’는 ‘캠프가 시작한 지 3주 가량 지났지만, 변화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재능 있는 투수진을 상대로 실시간으로 타격 연습을 하고 있는 동안, 김혜성은 종종 타석에서 능력이 부족한 것처럼 보였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구속과 날카로운 변화구에 고전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KBO보다 약 5마일(약 8km) 더 빠르고 구위 차이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혜성의 타격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메이저리그 스탯캐스트 기준 강한 타구(95마일 이상)은 단 한 개에 불과했다’라고 말했다. 타구의 질 자체가 메이저리그 레벨에 도달하지 않았음을 넌지시 지적했다.
김혜성은 “4년 만에 확 바꾸는 것이다”라고 현재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혜성은 변명하지 않으려고 한다. 확 바꾸는 과정에 접어들었고 결과도 아직 원하는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 그는 “야구에 정답이 없다. 조금 고친다고 잘 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일단 문제점이 보이는 걸 다 바꾸고 거기에 맞춰서 계속 연습하면서 내 걸로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수비력과 에너지 레벨은 칭찬했다. 2루수는 물론 유격수와 중견수 수비까지 소화하며 멀티 플레이어 능력을 시험받고 있다.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과 에너지 등은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인정하는 부분. “적응력과 태도는 훌륭하다. 매우 개방적인 성격을 가졌고 에너지가 넘치는 선수다. 강점이 많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아직까지 의문이 남아있다면 그건 타격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는 스스로를 믿고 이곳에 도전하러 왔다. 팀 내 자리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고 아직 결정해야 할 시점은 아니다. 하지만 타격은 여전히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게 판단하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타격 능력에 대해서는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고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타격 메커니즘 수정 과정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초기 관찰 결과, 스윙 메커니즘에 대한 상당한 조정이 있었으며, 빠른 공이나 예리한 움직임을 가진 커터, 체인지업을 상대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 로스터 경쟁에서 끝까지 생존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내가 ‘엔트리에 넣어주세요’ 할 수는 없는 거고, 실력으로 보여드려한다. 감독님이 납득이 되면, 엔트리에 필요하겠다 싶으면 넣고, 필요 없으면 안 넣을 것이다. 내가 할 것을 열심히 하면서 기다려야 될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어 “지금 시범경기 타율이 1할도 안 되는데 많이 부족하고 보여줘야죠. 남은 경기가 아직 있기 때문에, 남은 경기 동안 잘 해서 꼭 엔트리에 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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