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김혜성이 시범경기에서 타율이 1할 아래로 떨어졌다.
김혜성이 타격폼을 수정한 지 이제 불과 2주 지났다. 타격폼을 수정하고 1주일도 되지 않아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에 들어간 것이다. 타격폼 수정을 하면서 시범경기에 출장하고 있는 김혜성은 “쉽지 않다”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아메리칸 패밀리필드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밀워키 브루어스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김혜성은 7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하고 5회말 수비 때 교체됐다. 김혜성의 시범경기 타율은 8푼3리(12타수 1안타)로 떨어졌다.
김혜성은 3회 선두타자로 나서 우완 카를로스 로드리게스의 초구 93마일(149.7km) 직구를 공략했는데,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3-3 동점인 4회 1사 2루에서 김혜성은 다시 로드리게스와 상대했다. 초구 직구(93마일)는 스트라이크, 2구째 변화구(86마일)는 볼. 3구째(86마일)는 파울이 됐다. 4구 직구(93마일)는 높은 볼이 됐다. 5구째 커브(76마일)를 때렸는데 1루쪽 파울이 됐다. 6구째 변화구(86마일)를 때린 타구는 3루수 정면으로 가는 땅볼 아웃이 됐다.
5회 1사 후 김혜성은 우완 그랜드 앤더슨을 상대로 2볼-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직구(92마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후 5회말 수비 때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혜성과 인터뷰를 나눴다. 지금 수정한 타격폼은 좀 어떤가 묻자, 김혜성은 “쉽지 않다. 쉽지 않아요”라고 답했다. 이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은데, 결과가 안 나오니까 사람 마음이라는 게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헛스윙 보다는 배트에 맞는 타구가 많아지고 있지만, 인플레이 타구의 결과는 안 좋다.
타격폼에서 바꾸는 것이 많다. 김혜성은 “스윙 궤도의 변화도 있고, 하체쪽도 그렇고, 좀 많이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한꺼번에 타격폼을 많이 바꾸는 것이 부담되지 않을까. 김혜성은 “어쩔 수 없다. 안 좋으니까 바꾸는 거니까”라고 답했다.
KBO와 MLB의 리그 차이는 있지만, 김혜성은 KBO에서 8시즌 동안 통산 타율 3할4리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4년 연속 3할 타율이었고, 최근 2년은 3할3푼5리와 3할2푼6리를 기록했다.
로버츠 감독은 “경쟁이 한국과 여기는 다르다”며 KBO와 MLB의 투수 레벨을 비교했다. 다저스와 계약하고 스프링 트레이닝에 들어와서 전면적인 타격폼 수정을 하고 있다. 김혜성은 “4년 만에 확 바꾸는 것”이라고 했다.
보완점을 서서히 수정하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김혜성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야구에 정답이 없으니까. 조금 고친다고 잘 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일단 문제점이 보이는 걸 다 바꾸고 거기에 맞춰서 계속 연습하면서 내 걸로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확한 타격폼 수정 시점을 물었다. 김혜성은 다저스 캠프에 들어오기 전, 1월 중순에는 애리조나의 키움 히어로즈 캠프에서 이전 동료들과 훈련을 잠시 했다. 2월초 로스앤젤레스로 가서 구단 행사에 참가했고, 이후 다저스 캠프에 일찍 들어왔다.
김혜성은 “지금까지 2주 정도 됐다. 키움 캠프에서 훈련할 때는 원래 내 폼으로 쳤다. 다저스 캠프에 일찍 들어와 훈련할 때도 그냥 했고, 정식 캠프가 시작할 때쯤 바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지난 12일 투포수가 소집됐다. 그 때부터 김혜성은 타격폼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로버츠 감독이 지난 26일 김혜성의 마이너리그행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완전히 부정하지 않는 답변을 했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에게 한 가지 물음표가 있다면, 타격이다. 경쟁은 한국과 여기는 다르다. 타격을 조정 중이다. 여기에 더 쉽게 적응하고 계속 유지하도록 돕는 약간의 스윙 변화를 노력하고 있다. 지금 자리를 얻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중이다”고 답했다. 이에 미국 현지 기자들은 김혜성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혜성은 “감독님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내가 ‘엔트리에 넣어주세요’ 할 수는 없는 거고, 실력으로 보여드려야죠. 감독님이 납득이 되면, 엔트리에 필요하겠다 싶으면 넣고, 필요 없으면 안 넣겠죠. 내가 할 것을 열심히 하면서 기다려야 될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수비와 빠른 발의 주루 플레이는 꾸준히 칭찬했다. 결정적으로 “타격은 물음표”라고 했다. 김혜성은 “맞는 말이죠. 지금 시범경기 타율이 1할도 안 되는데 많이 부족하고 보여줘야죠. 남은 경기가 아직 있기 때문에, 남은 경기 동안 잘 해서 꼭 엔트리에 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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