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이는 저의 좋은 자극제입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윤동희는 지난 시즌 141경기 타율 2할9푼3리 156안타 14홈런 85타점 97득점 활약에 힘입어 종전 9000만 원에서 1억1000만 원(122.2%) 오른 2억 원에 2025시즌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 롯데 2차 3라운드 24순위로 프로에 입성해 불과 4년 만에 억대 연봉을 넘어 2억대 연봉을 해낸 순간이었다.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윤동희는 “아직 2억 원이라는 연봉이 크게 와 닿진 않는다. 아직 첫 월급이 안 들어왔다”라고 농담하며 “2억 원이라는 숫자를 떠나서 연봉이 많이 오른 게 사실이다. 돈의 무게가 있는 만큼 책임감의 무게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훈련할 때 작년보다 더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 그래야 시즌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라고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프로 4년차에 연봉 2억 원을 예상했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윤동희는 “난 지금 내가 1군에서 뛰고 있을지도 몰랐다”라고 웃으며 “신인 시절 여러 일들이 있었고, 상무도 떨어졌다. 항상 언제쯤 이렇게 될지 생각이 많았는데 그 때 노력한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지 않나 싶다”라고 바라봤다.
‘2억 원 사나이’라는 타이틀과 함께하는 스프링캠프는 어떨까. 윤동희는 “팬들 앞에서 야구하는 것도 엄청 재미있는데 비시즌에 시즌을 준비하는 묘미도 있다. 왜냐하면 결과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라며 “과정에 집중을 하면서 오늘은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 속에 비시즌을 보냈고, 캠프에서 그걸 확인하고 있다. 다행히 잘 준비한 거 같고, 보람을 느끼면서 재미있게 훈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미야자키에서 테이블세터였던 윤동희를 빅터 레이예스, 손호영과 함께 중심타선에 배치하는 플랜을 구상 중이다. 홈런이 2023시즌 2개에서 2024시즌 14개로 급증한 윤동희는 “아무래도 중심타선은 주자가 깔리는 상황이 많이 생기지 않나. 아직 앞에 주자가 많이 깔린 적이 없어서 뭔가 체감은 못 하는데 어느 타순이는 똑같이 내가 할 것만 하면 괜찮을 거 같다. 크게 의식은 안 한다”라고 설명했다.
윤동희는 롯데와 더불어 국가대표팀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며 단숨에 나라를 대표하는 외야수로 우뚝 섰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프리미어12에 연달아 승선해 승부처 해결사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그리고 내년에는 정상급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참가하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가 열린다.
윤동희는 “야구가 진짜 어려운 게 작년 이맘때 2년차 징크스를 조심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올해가 돼보니 또 중요한 게 생겼다”라며 “너무 대표팀을 의식하고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면 독이 될 거라는 생각이다. 시즌을 잘 마쳐야 뽑힐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자이언츠에서 우리 팀에 더 집중하고 좋은 결과를 내겠다”라고 밝혔다.

윤동희는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부터 자주 비교되고 있는 ‘동갑내기 절친’ 김도영(KIA 타이거즈)을 향한 솔직한 속내도 전했다. 윤동희에게 김도영은 좋은 경쟁자이자 롤모델이자 자극제다.
윤동희는 “(김)도영이랑 자주 비교가 되는데 상대가 돼야죠”라고 웃으며 “도영이 같이 잘하는 사람들과 같은 반열에 오르고 싶다. 물론 도영이랑 비교될 때 기분이 나쁠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지만, 기분이 나쁠 때 좋은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도영이가 나보다 잘하지만, 나 또한 올해 연봉 2억 원을 예상 못하지 않았나. 잘 준비하다보면 도영이와 같은 레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을 의식하는 것도 흥미롭다”라고 말했다.
윤동희에게 끝으로 ‘앞으로 롯데에서 어떤 야구선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루고 싶은 목표도 있고, 꿈도 있지만, 아직 거기에 걸맞은 성적을 보여드리지 못한 거 같아 어떤 타자가 되겠다고 말씀을 못 드리겠다”라며 “그냥 우리 롯데 팬들이 ‘그래도 윤동희가 타석에 나오면 치겠다’라는 생각을 하실 수 활약을 하고 싶다. 향후 ‘윤동희가 나오면 기대가 된다’라는 말을 들으면 꽤 성공한 선수가 된 게 아닐까 싶다”라고 롯데의 간판선수를 꿈꿨다.
/backligh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