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FA 계약을 통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심우준(28)에게 농담이 섞여있으면서도 진심어린 덕담을 전했다.
심우준은 지난 26일 일본 오키나와현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KT와의 연습경기에 9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해 2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3회말 무사 1루에서 5-4-3 병살타를 쳤던 심우준은 한화가 0-4로 지고 있던 5회 2사 2루에서는 추격의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후에는 이도윤과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심우준의 적시타로 반격을 시작한 한화는 결국 7-6 역전승을 거뒀다.
2014 신인 드래프트 2차 특별지명(14순위)으로 KT에 입단한 심우준은 KBO리그 통산 1072경기 타율 2할5푼4리(2862타수 726안타) 31홈런 275타점 403득점 156도루 OPS .639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무에서 전역하고 돌아온 심우준은 53경기 타율 2할6푼6리(169타수 45안타) 3홈런 28타점 22득점 7도루 OPS .680을 기록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FA 자격을 얻었고 4년 총액 50억원에 한화와 계약하며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팀을 옮겼다.

대형 FA 계약으로 팀을 옮긴 심우준은 올 시즌 한화의 주전 유격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 심우준을 리드오프로 테스트하며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그런데 심우준을 1번타자로 기용하는 것에 대해 팬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일기도 했다. 심우준의 통산 출루율이 .30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팀에서 가장 먼저, 가장 많이 타석을 소화하는 리드오프는 출루 능력이 가장 우선시 되는 타순이다.
그렇지만 김경문 감독은 심우준이 충분히 활약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충분히 에버리지를 올릴 수 있다. 불필요하게 힘에 비해 큰 스윙을 했는데 그걸 지금 교정하고 있다. 폼 고치는 게 쉽진 않아도 노력하고 있고, 좋아지는 과정이다”라며 심우준이 좋은 타격을 보여주기를 기대했다.
또한 아직까지는 1번타자가 심우준으로 확실하게 결정된 것이 아니다. 이날 연습경기에서는 심우준이 아닌 이진영이 1번타자로 나섰다. 김경문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오늘은 이진영이 1번으로 나가는데 안치홍도 1번을 한 번 칠 수도 있다. 또 심우준이 편안하게 컨디션이 좋다면 1번으로 들어올 수 있다. 1번타자를 정해놓지 않고 열어놓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래도 시범경기까지 계속 타순이 바뀌는 것은 좋지 않다. 한국에 돌아가면 가능하면 타선이 흔들리지 않고 고정된 타순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심우준은 이날 친정팀 KT를 오랜만에 만났다. 경기 전 심우준을 만난 KT 이강철 감독은 “살 좀 찌우라고 이야기를 했다. 살이 많이 빠졌더라. 너무 신경쓰지 말고 잘하라고, 괜히 그런 부담을 갖지 말라고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거기서 돈 받았으면 돈 값 잘하라고 했다. 잘해야 본인도 좋지 않겠나”라며 심우준을 격려했다.
이강철 감독의 격려를 받은 심우준은 중요한 적시타를 터뜨리며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이적 후 첫 시즌에 심우준이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팬들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