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의 내야수이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윤도현(22)의 사용법이 정해졌다. 전천후 내야수로 준비를 하고 유격수 2루수 3루수가 쉬거나 부상을 당했을 때 곧바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제 4의 주전이다. 올해는 전천후 슈퍼백업으로 출전 횟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주전으로 뿌리내리는 청사진이다.
2025시즌 KIA 내야진은 1루수 패드릭 위즈덤, 2루수 김선빈, 3루수 김도영, 유격수 박찬호로 정해졌다. 윤도현의 보직은 내야 백업요원이다. 경기 경험도 일천해 이들을 넘어서기는 아직은 어렵다. 대신 좀 더 특별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주전 빈자리를 메우는 전천후 예비 주전이다. 타격능력을 고려한 결정이다.
이범호 감독은 26일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가진 취재진 브리핑에서 "도현이의 주포지션은 유격수이다. 경기를 뛰기 위해서는 2루수 3루수 유격수를 다 볼 수 있어야 한다. 기존 주전에 이어 4번째 스타팅으로 나가야한다"고 활용 방안을 밝혔다. 생소한 4번째 주전이라는 의미는 전천후 예비 주전이라는 것이다.

이 감독은 "(앞으로) 4번째 주전으로 쓰기 위해 세 포지션 모두 내보내겠다. 주전 3명 가운데 한 명이 부상당하거나 쉬는 타이밍에는 윤도현이 주전이다. 수비는 김규성이나 박민이 좋지만 스타팅으로 4타석 모두 쓰려면 도현이가 더 좋다. 그래서 여러가지 면에서 시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범호 감독은 25일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윤도현을 선발 유격수로 내세웠다. 남은 연습경기는 물론 시범경기에서도 다양한 포지션을 맡긴다. 이미 작년 시즌 막판 콜업을 받았을 때 2루수, 3루수, 유격수까지 활용하면서 점검했다. 한국시리즈에서 전천후 내야수로 활용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이 감독은 작년 부임하면서 윤도현의 타격을 극찬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대형홈런 등 장타를 펑펑 날리자 캠프 MVP로 지명하고 1군 요원으로 점찍었다. 그러나 막판 옆구리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실패했고 복귀 리허설 2군 경기에서 또 유구골 골절을 당해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윤도현을 잊지 않았고 작년 막판 1군에 불러 다시 한번 능력을 확인했다. 6경기에서 홈런과 2루타 등 장타를 터트리는 특유의 타격능력을 과시했다. 타율 4할7리 1홈런 8타점 5득점, OPS 1.000을 기록했다. 백업 수비력이 중요해 한국시리즈에 승선시키지 못했지만 이미 이 감독의 머리에는 2025 활용방안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제 실천 단계에 들어갔다./ sunny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