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면 배워야" 괴물도 어린 후배도 스승...대투수 커브 탐구열은 생존이다 [오!쎈 오키나와]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5.02.26 11: 40

"살려면 변해야 한다".
KIA 타이거즈 좌완 양현종는 대투수라는 칭호를 갖고 있다. 작년 10시즌 연속 170이닝이라는 불멸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통산 179승과 2503⅔이닝을 기록중이다. 한화 전설 송진우의 200승, 3000이닝을 향해 가고 있다. 올해 만으로 37살이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 능력도 떨어지고 리그의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대기록에 접근하려면 이겨내고 적응해야 한다. 올해는 컨셉이 확실해졌다. 변화구 커브를 적재적소에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데뷔 초반에는 직구와 슬라이더 투피치 투수였다. 워낙 뛰어난 직구 구위에 예리한 슬라이더로 커리어를 쌓았다. 에이스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체인지업의 습득이었다. 우타자들을 무력화시키면서 승승장구했고 10년 연속 170이닝을 먹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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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에 주목한 이유는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이다. 작년 ABS 도입으로 커브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각이 크게 휘어지는 만큼 땅바닥에 떨어져도 스트라이크존만 통과하면 되기 때문이다. 양현종도 작년 스프링캠프에서 커브의 중요성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커브를 많이 던지지 않았다.
KIA 양현종./OSEN DB
"작년에도 커브 던지겠다고 했는데 함부로 바꾸기는 어려웠다. 경기 풀어가는데 확률있는 구종을 던지다보니 커브가 줄었다. 올해는 존이 더 낮아졌다(1cm). 내 방식의 투구를 해야할 지 변화를 주어야 할지 고민이다. 지금 타자들은 직구형 변화구는 직구 타이밍으로  친다. 커브는 스피드 차이가 있어 커트 또는 골라내기 어렵다. 투수가 살려면 커브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커브를 구사율을 높이겠다는 의지였다.  롤모델은 커브의 대가 류현진이었다. "현진형의 커브를 진지하게 깊숙하게 많이 봤다. (커브를 이용) 이것이 진정한 볼배합이라는 말 밖에 안나온다. 커브를 상황에 따라 스피드 조절하며 (스트라이크존에) 넣고 뺀다. 배워서 뺏어야 한다. 나도 연차가 있지만 배워야 타자와 승부에 수월해질 것이다. 내 숙제이다"고 말했다. 
류현진에게만 국한하지 않았다. 젊은 후배들의 커브도 칭찬했다. "(윤)영철이도 (김)도현이도 커브가 좋다. 각각 스타일이 다르다. 이렇게 던져서 좋구나는 생각을 한다. 직접 물어보기 보다는 조심스럽게 다가가면서 지켜보고 있다"며 웃었다.  KBO리그 최고의 투수인데도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배우며 더욱 정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대투수라는 말이 더욱 어울리는 것이다. 
KIA 양현종./OSEN DB
양현종은 지난 25일 스프링캠프 첫 실전을 소화했다. 한화를 상대로 두 번째 투수로 나서 2이닝을 던졌다. 11명의 타자를 상대로 40구를 던졌다. 4안타 1볼넷을 허용하면서도 5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2실점 1자책점을 기록했다. 최고구속은 141km를 찍었다.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에 이어 113~116km짜리 커브도 구사하며 점검했다. 
"몸상태는 올라오는 단계이다. 아픈 곳은 없고 걱정되지 않는다. 훈련량은 예전과 최대한 똑같이 하려고 한다. 그래야 경쟁할 수 있다. 몸의 스피드가 떨어지고 있다. 충분한 훈련양을 통해 잘 유지해야한다. 시즌때 안좋았던 점, 선두타자 볼넷, 변화구가 밀려 장타 맞는 것 등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컨디션을 알렸다. /sunny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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