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둥 팬의 '억지', "우리도 경기 취소 피해자"...다른 중국 팬들, "벌금 징계 피해 못 해"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2.26 08: 43

"약혼식서 도망치고 벌 안 받겠어?".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지난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규정 제5항 2조에 따라 중국 산둥 타이산이 2025년 2월 19일 대한민국 울산 HD와 리그 스테이지 경기를 치를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 산둥 타이산은 대회에서 탈퇴한 걸로 간주된다"라고 발표했다.
동시에 울산도 공식 채널을 통해 경기 취소 소식을 전했다. 울산은 "19일 오후 7시 예정됐던 ACLE 리그 스테이지 8차전이 산둥의 대회 포기로 취소됐다. 예매는 자동 취소될 예정이다. 팬 여러분의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알렸다. 

울산 측은 갑작스러운 경기 취소로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울산 관계자도 "산둥 측에 별다른 설명을 듣지 못했다. AFC 를 통해 일방적으로 통보받아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며 난감함을 토로했다. 이미 대회 탈락이 확정된 울산은 안방에서 열리는 최종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려 했으나 이마저도 무산됐다.
일단 산둥이 공개적으로 내놓은 기권 이유는 '선수단 건강 문제'다. 산둥은 구단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의료진 평가 결과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울산과 ACLE 8차전에 뛸 수 없었다. 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AFC와 울산, 많은 팬분들과 사회 각계에 깊은 사과의 뜻을 표한다"라고 발표했다.
물론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다. 경기 시작을 눈앞에 두고 갑작스럽게 선수단 전체에 건강 문제가 생겼다는 설명을 받아들일 이는 많지 않다. 산둥 선수단은 경기장에도 오지 않고 호텔에서 공항으로 바로 이동해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산둥은 중국 슈퍼리그 경기는 펼쳐냈다. 최강희 감독 대신 김현민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경기를 펼쳤다. 산둥은 지난 23일 중국 지난의 지난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5년 중국슈퍼리그 개막전 홈 겨기에서 허난과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울산과 경기를 취소한 뒤 나흘만에 열린 경기였다. 
물론 울산전 취소에 대해 당시 중국팬들도 산둥의 공식 발표를 전혀 믿지 않았다. 팬들은 해당 게시글에 "우리가 믿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쉬운가?", "말할 수 없는 비밀", "이걸 누가 믿겠는가", "이 이상한 클럽에서 진실은 말할 수 없다. 알지?", "우리 팬들을 바보로 아는가?", "팬들을 바보 취급하지 마라", "말도 안 되는 허튼소리" 등의 댓글을 남기며 비웃었다.
앞서 산둥은 홈에서 열린 광주와 맞대결에서 논란을 빚었다. 몇몇 관중이 전두환의 얼굴 사진을 인쇄해 들고 와 응원한 것. 당연히 광주 측에선 강하게 항의했고, AFC 측에선 산둥에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일단 산둥은 영사관을 통해 광주 구단에 사과했다고 밝혔다.
석연치 않은 울산전 취소도 광주전으로 시작된 여파라는 주장이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4일 후에 리그 경기를 치루면서 산둥의 진정성은 의심받게 됐다. AFC 역시 산둥에 대한 중징계가 예견한 상황이다. 이른 흐름에 대해서 중국 팬들은 강한 불만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중국의 산둥 팬은 산둥의 징계 소식에 대해서 "만일 경기가 취소되지 않았으면 울산 상대로 승리했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AFC가 이 일로 산둥을 처벌하지 않기를 바란다. 산둥 입장에서도 승리를 제대로 놓친 상황이다"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다른 산둥 팬 역시 "우리도 경기가 취소된 것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단 다른 중국 내 축구 팬들은 비웃는 상황. 산둥 팬들의 주장에 대해 다른 중국 팬은 "약혼식을 앞두고 도망친 사람에 대한 처벌이 없겠냐"라거나 "벌금과 징계는 피할 수 없다. 산둥의 행동으로 인해서 한국의 다른 축구 팀에도 피해를 끼쳤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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