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두산 베어스 왕조를 이끌었던 ‘101승 좌완투수’ 유희관과 ‘천재 유격수’ 김재호가 해설위원 신분으로 친정팀 스프링캠프를 찾았다.
25일 일본 미야자키 히나타 히무카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2차 스프링캠프 팀 훈련.
훈련에 앞서 반가운 얼굴 두 명이 훈련장을 찾았다. 과거 두산 소속으로 왕조를 이끈 유희관 KBSN스포츠 해설위원과 김재호 SPOTV 신임 해설위원이었다. 두 선수 멀끔한 사복 차림으로 경기장에 출근해 서로를 조우했다.
현장에서 만난 김재호 위원은 “은퇴 후 SPOTV에서 해설위원 제의가 왔다”라며 “바로 제의를 수락하지는 않았다. 내가 과연 해설을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 지난 2년간 벤치에서 야구를 많이 봤는데 이번에 더 위쪽으로 가서 야구를 폭넓게 보면 좋을 거 같아 수락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유희관 위원은 지난 24일 이미 두산 연습경기에서 특별 해설을 했던 터. 김재호 위원이 그라운드에 등장하자 고토 고지 수석코치가 훈련을 지휘하다 말고 옛 제자에게 다가가 진한 포옹을 했다. 곧이어 정수빈 이영하 이유찬 양의지 양석환 등 동료들이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동료를 반갑게 맞이했다. 선수들은 “재호 형”이 아닌 “김 위원님”이라고 김재호를 부르며 껄껄 웃었다.
김재호 위원은 첫 출근과 동시에 해설위원 신분으로 이승엽 감독을 인터뷰했다. 그라운드에서 베어스의 듬직한 천재 유격수였던 김재호는 첫 인터뷰가 긴장됐는지 방송사에서 제공한 대본을 들고 ‘경력자’ 유희관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초심자로 돌아간 모습을 보였다. 김재호는 유희관을 향해 “내가 여기를 해설위원으로 올 줄은 몰랐다”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2004년 두산 베어스 1차지명된 김재호 위원은 2014년 주전으로 도약해 세 차례 우승(2015·2016·2019) 주역으로 활약했다. 특유의 넓은 수비 범위와 영리한 플레이, 압도적인 송구 능력을 바탕으로 2015~2016년 KBO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김재호 위원의 프로 통산 성적은 21시즌 1793경기 타율 2할7푼2리(4534타수 1235안타) 54홈런 600타점으로, 1793경기 출장은 역대 베어스 프랜차이즈 최다 기록이다.
두산은 2025시즌 도중 김재호 위원의 은퇴식을 성대하게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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