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홈런포를 폭발시켰다.
이정후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2025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1회 첫 타석에서 벼락같은 홈런포를 쏘아올렸고, 2타수 1안타 1홈런 1볼넷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6회초 수비 때 교체됐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 윌리 아다메스(유격수) 이정후(중견수) 맷 채프먼(3루수) 윌머 플로레스(지명타자) 케이시 슈미트(2루수) 루이스 마토스(우익수) 웨이드 메클러(좌익수) 맥스 스태시(포수)가 선발 라인업으로 출장했다.
1억 달러 트리오인 아다메스, 이정후, 채프먼이 2~4번에 포진됐다.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 타선을 이끌어가야할 중심타자들이다.
이정후는 1회말 2아웃 후에 타석에 들어서 콜로라도 선발투수 체이스 돌랜더(23)를 상대했다. 우완 투수 돌랜더는 2023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콜로라도의 지명을 받은 유망주 투수다. 지난해 프로 첫 시즌을 마이너리그에서 23경기 선발 등판해 6승 2패 평규자책점 2.59를 기록했다. 더블A에서 9경기(48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2.25로 더 좋았다.

이정후는 돌랜더의 초구 한가운데 높은 직구(97마일)를 지켜봤다. 1볼에서 2구째 97마일(156.1km) 직구가 또 들어오자 배트를 휘둘렀고, 타구는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이 됐다. 시범경기 1호 홈런. 지난해 정규 시즌 4월 21일 애리조나전 홈런 이후 310일 만에 터진 홈런이다.
교체 후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정후는 “일단 직구가 좀 빠른 투수니까. 변화구는 앞에 선수들이 삼진 먹는 거 보고 변화구도 좋아 보여서 빠른 카운트에 직구를 쳐야겠다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다. 타이밍이 좋아가지고 운 좋게 홈런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돌랜더는 이정후 상대로 97마일 직구 2개를 연거푸 던졌다. 156km의 빠른 공이었지만, 경험 많은 이정후가 이를 놓칠리 없었다. 이정후는 “초구는 높게 들어왔는데(볼), 공이 좀 좋아서 높은 공은 절대 치면 안 되겠다 생각했다. 2구째 좀 낮게 들어와서 바로 돌렸다”고 홈런 스윙을 다시 떠올렸다.


이정후는 1-2로 뒤진 3회 1사 1,2루에서는 우완 태너 고든 상대로 볼넷을 골라 만루 찬스로 연결했다. 2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서 3~4구 변화구 볼을 잘 골라냈다. 5~6구 직구 높게 들어와 볼넷으로 출루했다. 채프먼이 삼진, 플로레스가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 득점은 무산됐다.
이정후는 5회 2사 후 우완 지미 허겟을 상대했다. 초구와 2구 모두 볼이었다. 3구도 다리쪽으로 날아오는 위협적인 볼이었고, 화들짝 피했다. 4구 스트라이크(직구)를 지켜본 뒤 5구와 6구는 파울 타구가 됐다. 7구째 변화구를 때렸는데, 빗맞아 좌익수 앞 뜬공으로 아웃됐다.
이정후는 스프링캠프 초반에도, 시범경기 첫 안타를 때린 후에도 “감이 아직 안 올라왔다. 공이 잘 안 보이더라. 직구와 변화구 터널링 분간이 잘 안 된다"고도 얘기했는데, 첫 경기 안타에 이어 2번째 경기에서는 홈런까지 터뜨렸다.
그는 “타격 코치님들하고 뭔가 막 바꾸는 건 아니지만, 조금씩 더 잘 칠 수 있게끔 뭔가를 하고 있다. 그런 것들이 경기하면서 이렇게 결과로 나오니까 더 기분은 좋은 것 같다. 또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고, 타격 코치님들한테도 고맙다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떻게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면서, 옆에서 보면 엄살 아니냐는 오해 받을 만 하다. 이정후는 “엄살은 아니다”며 “라이브 배팅과 경기는 환경이 달라진다 경기를 하면 좀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경기 하니까 조금 더 집중도 잘 되고 투수와 저만 이렇게 딱 보이는 것 같다. 그래서 공이 더 잘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화구 타이밍도 조금 맞아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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