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각종 물의를 일으키며 롯데 자이언츠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나균안(27)이 고개를 숙이고 또 숙였다.
나균안은 24일 일본 미야자키 타노 스포츠파크 베이스볼필드에서 진행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팀 훈련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 시즌을 반성하고 롯데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나균안은 “야구의 소중함을 거듭 느끼고 있다. 야구장 나올 때나 야구장 나오기 전에 항상 마음가짐을 바르게 가지려고 노력한다. 내가 왜 야구를 하고 있는지 되새기면서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늘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지난해 일어난 일에 대해 반성을 많이 했고,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주위에서도 많은 조언을 해주신 덕분에 정신 차리고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해 성공신화를 쓴 나균안은 지난해 6월 선발 등판을 하루 앞두고 지인과 술자리에 참석해 새벽까지 시간을 보낸 것이 밝혀졌다. 한 야구팬이 나균안의 술자리 사진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업로드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선발 등판 당일 새벽까지 술자리를 가지는 프로 정신이 결여된 행동에 수많은 야구팬들이 분노했다.
롯데 구단은 나균안에 대한 자체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선수에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30경기 출장 정지 및 사회봉사활동 40시간 징계를 내렸다. 나균안은 이와 더불어 가정사 문제로도 논란의 중심에 서며 지난해 26경기 4승 7패 평균자책점 8.51의 최악의 기록을 남겼다.
나균안은 “그런 일이 있고 나서 따로 인터뷰를 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팬들과 팀을 향해 죄송한 마음을 항상 갖고 있었음에도 표현을 못했다”라며 “이번 인터뷰를 계기로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앞으로 야구장에서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한다고 생각한다. 난 야구선수이기 때문에 선수로서 팬들을 위해 야구로 보답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사죄했다.

사회봉사 징계를 통해 초심을 되찾은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부산 지역에서 고교야구 선수들에게 재능 기부를 한 나균안은 “내가 그들 나이대에 어떻게 생각하고 무슨 마음가짐으로 야구를 했는지 많이 느꼈다. 초심을 찾은 계기였다. 겨울에 오전 오후 길게는 야간까지 재능 기부를 하면서 애들이 정말 열심히 하는 걸 봤다. ‘나도 저때는 저렇게 했는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초심을 많이 떠올리게 됐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각종 논란에도 다시 기회를 부여한 사령탑을 향해서도 감사를 표했다. 나균안은 “감독님이 너무 감사하게도 올해 준비하면서 옆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투수코치님들도 옆에서 많이 챙겨주셨는데 그런 부분이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감독님께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나균안은 올해 롯데의 잠재적인 4, 5선발 후보다. 그러나 보직 욕심은 없다. 지난해 일으킨 물의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그 어떤 보직도 감사하게 맡으려 한다. 나균안은 “내가 선발이든 불펜이든 어느 포지션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가 그렇다. 감독님이 나가라고 하면 어느 위치든 나가는 게 맞다. 물론 선발을 하고 싶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는 게 첫 번째다”라고 성숙해진 마인드를 뽐냈다.
그러면서 “모든 건 다 내 불찰이었다. 만약에 야구가 개인 스포츠라면 괜찮았겠지만,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팀을 위해 헌신하고 팀에 필요한 선수가 돼야 한다. 개인의 명예 회복보다 팀이 우선이다”라며 “작년에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심리적으로 조금 위축된 부분이 있는데 이 또한 내 책임이다. 두 번 다시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준비를 잘했고, 이젠 팀을 위해 잘해야 한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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