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티어픽을 빼자라고 이야기했어요. 티어픽을 빨리 빼 3, 4, 5세트에서 할 수 있는 픽을 다시 찾자는 식으로 경기를 준비했죠."
하루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라 완벽할 수 없지만, 최근 1주일 두 차례의 경기에서 보였던 문제점들에 대한 해법이라는 안성맞춤이었다. 김정수 감독 자신도 3, 4, 5세트 후반을 대비하는 모양새로 밴픽 전략을 세웠을 정도라 "3-0 승리는 예상못했다"는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
최악의 경기력으로 농심에게 진땀승을 거뒀을 때 민망함에 얼굴을 들지 못했던 김정수 감독과 젠지 선수단이 아니었다. 약점을 보완하고 나선 젠지는 모두의 기대감에 제대로 부응했다. '피어리스 달인' 디플러스 기아를 셧아웃으로 제치면서 한 장만 남은 결승 티켓의 주인이 됐다.
젠지는 22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5 LCK컵 플레이오프 결승 진출전 디플러스 기아(DK)와 경기에서 3-0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캐리 라인 ‘쵸비’ 정지훈이 ‘쇼메이커’ 허수를 압도했고, 부진했던 게임메이커들의 기량이 살아나면서 한 장 남았던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김정수 감독은 "3-0 으로 이길 건 예상 못했다. 그래도 경기력이 좋아서 이긴 것 같아 남아있는 결승전도 열심히 잘 준비하겠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불과 하루 뿐인 준비 기간에 농심전과 확연히 다른 경기력을 보여준 연유를 묻자 그는 선수단 전체의 일시적인 부진이라고 설명하면서 세부적으로 아쉬웠던 초반 설계와 밴픽의 유불리 조정이 수정됐음을 설명했다.
"최근 경기들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너무 안 좋았는데, 내 생각은 그게 저점이라고 봤다. 젠지가 1주일간 너무 안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번 DK전 경기력은 좋았지만, 단 하루의 피드백으로 팀이 변하기에는 무리인 것 같다. 잘하던 선수들이 잠시 안 좋았다가 많이 회복했다라고 생각한다.
피드백은 경기를 보면서 우리가 초반 단계에서 부족했던 단점들을 보완해 보려고 했다. 초반 단계의 문제점이 크다고 생각해 강조했고, 선수들도 인식하고 있어 오랜 시간 토론했다. 이 자리에 없지만 캐니언과 듀로 선수 사이에도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밴픽에서는 빨리 티어픽을 빼자라고 이야기했다. 티어픽을 빨리 빼 우리가 3, 4, 5세트에거 할 수 있는 픽을 다시 찾자라고 이야기하면서 경기를 준비했다."

지난 해 LCK 서머 결승에서 만나기도 했던 한화생명과 이번 결승에 대해 그는 "한화생명과 작년 서머 결승전 패배는 뼈아프다. 계속 경기를 하다보면 잘 풀릴 때도, 안 풀릴 때도 잇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깨지고 부서져도 끊임없이 피드백하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것 뿐이다. 잘 안될때도 있지만 계속 노력하고 있다. 특별한 노하우로 우리가 성장했다기 보다는 피드백을 계속 거듭해왔다"며 최선을 다한 승부를 펼치겠다고 다짐하면서 "한화생명이 단단한 조합을 많이 하고, 우리는 라인전에 힘을 많이 줬는데 그런 부분을 수정해야 한다. 피넛 선수가 탱커 역할을 해저서 그 점을 어떻게 공략할지 생각해야 될 것 같다"고 한화생명의 핵심 플레이어로 '피넛' 한왕호를 경계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