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이 토트넘 홋스퍼와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게 될까. 토트넘이 그를 떠나보내려 한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미 에베리치 에제(27, 크리스탈 팰리스)라는 대체자 이름까지 나왔다.
영국 '팀 토크'는 20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주장 손흥민이 엘리트 선수로서 끝날까봐 우려하고 있다. 두 사우디아라비아 클럽이 최대 5000만 유로(약 752억 원)에 달하는 제안으로 토트넘이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리게 하려고 한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손흥민은 2026년 여름까지 토트넘과 계약돼 있다. 이번 시즌이 끝나도 1년이 더 남는 것. 그는 원래 다가오는 여름 자유계약(FA) 신분이 될 수 있었지만, 지난달 토트넘 측에서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했다.
자연스레 손흥민의 FA 이적 가능성은 차단된 상황. 실제로 바르셀로나가 손흥민 영입 가능성을 고려하기도 했으나 사실상 무산됐다. 이외에도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갈라타사라이 등 여러 팀이 그와 연결됐지만, 모두 잠잠해졌다.
그러나 손흥민 매각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토트넘이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주장 손흥민에게 책임이 돌아가는 모양새다. 손흥민은 리더십이 부족하며 선발로 뛸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제 토트넘은 손흥민과 결별도 고려하고 있는 모양새다. 'TBR 풋볼'은 "손흥민 캠프는 토트넘이 왼쪽 윙어를 포함해 여러 공격수 옵션을 찾고 있는 게 그가 구단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분명한 신호임을 받아들이고 있다. 사우디 프로 리그는 미국의 메이저 리그 사커(MLS)와 마찬가지로 손흥민에 대한 관심이 높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매체는 "토트넘은 손흥민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1년 연장 옵션을 선택했다. 손흥민 측은 토트넘과 새로운 대화를 나누지 않았으며 그들은 올여름 북런던을 떠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굳게 믿는다"라며 "토트넘은 손흥민이 그의 최고 기량을 되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앞으로 그가 주전 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커트 오프사이드' 역시 "손흥민은 지난 10년간 북런던에서 훌륭한 커리어를 쌓은 토트넘 전설이다. 하지만 그를 더 오랫동안 응원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토트넘이 여전히 손흥민에게 만족하고 있을지라도 대부분의 선수들이 그렇듯 그는 곧 에이징 커브가 올 수밖에 없는 나이"라고 우려했다.
토트넘 보드진의 생각도 이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TBR 풋볼은 "토트넘은 지난여름 손흥민과 계약 협상에서 철수했다"라며 "토트넘 고위층이 손흥민의 장기적인 미래에 대한 우려로 회담을 취소하기 위해 개입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옳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고 믿고 있다"라고 밝혔다.

사우디의 러브콜도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커트 오프사이드는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미래가 불확실한 가운데 사우디의 관심을 받고 있다"라며 "소식통에 따르면 알 이티하드와 알 힐랄 둘 다 손흥민에게 관심 있으며 5000만 유로를 지불할 의향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알 이티하드는 2023년 여름부터 손흥민과 연결됐던 구단이다. 미국 'CBS 스포츠'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에도 손흥민을 사우디로 데려가기 위해 이적료 6500만 달러(약 941억 원), 연봉 3000만 유로(약 453억 원)를 장전했다. 4년간 무려 1억 2000만 유로(약 1813억 원)를 받을 수 있는 '메가 제안'이었다.
그럼에도 토트넘에 남기로 택했던 손흥민. 하지만, 사우디의 관심은 여전히 식지 않은 모양새다. 최근 튀르키예 언론인 에크렘 코누르 역시 "사우디 클럽들이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 5000만 유로를 제안할 계획"라고 주장했다. 커트 오프사이드의 보도 내용과 정확히 일치한다.
알 이티하드뿐만 아니라 알 힐랄이 새로 추가된 점도 눈길을 끈다. 마침 알 힐랄은 지난달 네이마르와 계약을 해지한 뒤 대체자를 따로 구하지 않은 상황이다. '아시아 최고 스타' 손흥민이라면 마케팅이나 명성 측면에서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일단 토트넘은 손흥민과 동행을 이어갈 생각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우디가 정말로 거액을 베팅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커트 오프사이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디는 손흥민에게 관심을 갖고 있고, 큰 돈을 제시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다음 시즌을 앞두고 만 33세가 되는 손흥민을 향한 5000만 유로 제안이라면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이미 대체자 이름도 나왔다. TBT 풋볼은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을 대신할 '놀라운' 윙어 에제를 우선적으로 영입하라고 토트넘 구단에 말했다. 토트넘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공격진 보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손흥민과 결별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포스테코글루와 구단 모두 에제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에제는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아스날 등 여러 팀이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선수다. 그러나 토트넘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이미 그를 데려오는 작업에 착수했다"라며 "팰리스도 올여름 에제가 셀허스트 파크를 떠날 준비가 되었다고 판단한다. 그들은 에제를 잃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1998년생 에제는 지난 시즌 리그 11골 4도움을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올 시즌에는 2골 5도움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팀의 부진이 겹친 결과라는 의견도 많다. 뛰어난 드리블과 킥을 자랑하는 에제는 지난해 여름에도 토트넘과 연결됐다. 그는 측면은 물론이고 중앙까지 소화할 수 있기에 토트넘 공격에 큰 힘이 될 수 있는 자원이다.


여기에 마티스 텔도 있다. 토트넘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다니엘 레비 회장까지 직접 출동하며 텔을 영입하려 노력했다. 결론적으로 완전 영입에는 실패했지만, 치열한 경쟁 끝에 임대로 그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토트넘이 바이에른 뮌헨에 지불한 임대료만 최대 1000만 유로(약 150억 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
텔은 손흥민과 역할이 겹치는 유형의 공격수다. 그는 왼쪽 측면이 주 포지션이지만, 빠른 속도를 바탕으로 중앙 스트라이커 역할까지 맡을 수 있다. 양발을 활용한 슈팅력이 뛰어나다는 점까지 손흥민과 닮았다. 만약 토트넘이 다음 시즌 에제와 텔을 한꺼번에 품는다면 에제가 10번 역할을 맡고, 텔이 왼쪽에서 뛸 수 있다.
TBR 풋볼은 "토트넘은 텔이 클럽에서 뛰고 런던에 사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완전 영입을 점점 더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염두에 두면 텔이 장기적으로 왼쪽의 손흥민을 대신할 가능성이 크다. 그의 다재다능함은 최전방에서 모든 포지션을 뛸 수 있다는 점을 뜻한다"라고 전했다.
다만 2005년생 텔이 곧바로 손흥민만큼 활약할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커트 오프사이드도 "손흥민 나이대 선수에게 5000만 유로를 지불하는 유럽 클럽은 아마 없을 거다. 이번 기회는 토트넘이 그를 놓아주면서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다. 비즈니스 관점에선 조금 당연한 일처럼 보일지도 모른다"라면서도 "경기장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을 내보낸 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손흥민은 대체하기 매우 어려운 또 다른 거물급 선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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