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류지혁이 FA 계약 첫 시즌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지난 2023년 7월 김태군(KIA 타이거즈 포수)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 합류한 류지혁은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지난해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했다.
류지혁은 다양한 팀 전술 구사에 필수적인 작전 수행 능력을 갖췄고 선수단의 중간 위치에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갈 리더십도 보여줬다. 삼성은 데뷔 첫 FA 자격을 얻은 류지혁에게 4년 최대 26억 원을 안겨줬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올 시즌을 준비 중인 류지혁은 "괌에 일찍 들어가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몸을 더 확실하게 만든 상태에서 경기에 들어가면 부상 위험도를 낮출 수 있기에 감독님의 배려로 퓨처스 캠프에서 몸을 확실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캡틴' 구자욱은 "(류)지혁이가 FA 계약을 앞두고 스트레스가 많았다. (FA 계약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작년에도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는데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에 좋은 조건에 계약했으니 한층 더 가벼운 마음으로 올 시즌 커리어 하이를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류지혁은 "처음부터 안 풀렸다. 몇 경기 안 하고 어깨를 다쳤고 뭔가 꼬였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성적이 안 좋은데도 FA를 신청한 이유는 두 번 다시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계약 조건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야구를 해야 하는데 하루하루 시험을 보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야구하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류지혁은 잔류를 택한 타 구단 FA 선수들에 비해 다소 소식이 늦었다. 동료들도 포털사이트 야구 뉴스를 계속 새로고침을 하며 류지혁 계약을 기다렸다.
"다들 삼성이랑 한다고 알고 있더라. (웃음) (강)민호 형과 (구)자욱이 형이 매일 전화 와서 '다른 선수들은 다 계약 기사가 나오는데 너는 왜 안 나오냐'고 하더라".

타격 능력 향상을 주요 과제로 꼽은 류지혁은 "제가 생각하는 부분이 맞는지 안 맞는지 여기저기 물어보고 하고 있다. 타격 부분에서 어느 정도 보여줘야 한다. 지금껏 안 됐던 부분을 다시 보완해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KIA 타이거즈의 벽을 넘지 못했다. 류지혁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동료들에게 '두산 시절 준우승을 해봤는데 진짜 할 게 못 된다. 우승 안 할 거면 한국시리즈에 가면 안 된다. (한국시리즈에) 가면 무조건 우승해야 한다. 무조건 이 악물고 해서 우승하자'고 이야기했다. 너무 아쉽고 분한 마음을 두 번 다시 느끼고 싶지 않다"고 했다.
선수단의 중간 역할을 잘 해내는 류지혁은 "팀내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제가 솔선수범하면 후배들이 알아서 잘 따라올 거다. 최대한 편하게 지내려고 한다. 후배들 모두 착하다"고 했다.
류지혁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센스 만점의 대답을 내놓았다. "겨울에 정장 한번 입어보고 싶다.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고 씩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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