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33)과 10년 동행을 끝내려는 분위기다.
영국 'TBR 풋볼'은 19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내부자들은 현재 손흥민의 무너진 폼과 북런던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라며 손흥민이 재계약 협상이 취소된 이유를 독점 보도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토트넘 주장이자 경기장과 라커룸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주는 인물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그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PL) 22경기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6골 7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손흥민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미래도 불투명하다. 영국 현지에서는 지난 시즌 중반부터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급여 인상을 포함한 다년 계약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어느새 재계약 이야기는 쏙 들어갔고, 토트넘이 일방적으로 협상을 취소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결론적으로 토트넘의 선택은 단순한 1년 연장 옵션 발동이었다. 토트넘은 이마저도 빠르게 활성화하지 않고 시간을 끌다가 지난 1월에서야 손흥민을 2026년 6월까지 묶어두기로 택했다. 자연스레 손흥민이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 계약(FA)으로 떠날 가능성도 차단됐다. '스페인 거함' 바르셀로나도 손흥민 영입을 고려했으나 사실상 무산되고 말았다.

손흥민의 재계약이 돌연 무산된 이유는 토트넘 측의 변심이었다. TBR 풋볼은 "토트넘은 지난여름 손흥민과 계약 협상에서 철수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처음 부임했을 때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그가 시스템에 적응하기만 하면 새로운 계약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협상은 시작됐으나 취소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TBR 풋볼은 "토트넘은 손흥민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1년 연장 옵션을 선택했다. 손흥민 측은 토트넘과 새로운 대화를 나누지 않았으며 그들은 올여름 북런던을 떠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굳게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가장 결정적으로 작용한 변수는 보드진의 개입이었다. TBR 풋볼은 "작년 토트넘 고위층이 손흥민의 장기적인 미래에 대한 우려로 회담을 취소하기 위해 개입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옳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고 믿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니엘 레비 회장을 포함한 수뇌부는 예상했던 대로 손흥민의 에이징 커브가 터졌다고 판단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제는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아도 입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매체는 "실제로 토트넘은 손흥민이 그의 최고 기량을 되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앞으로 그가 주전 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기브 미 스포츠' 역시 "토트넘은 손흥민이 최고의 폼을 되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까봐 걱정하고 있다. 그는 토트넘이 완전한 전력을 갖췄을 때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선호하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매체는 "토트넘은 손흥민의 미래 역할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그의 득점 부족은 무대 뒤에서 걱정을 불러일으킨다"라며 "토트넘은 손흥민이 파이널 서드에서 예전보다 두렵지 않은 존재가 된 뒤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 토트넘이 부상 위기에 직면하는 동안 손흥민의 모습은 그가 다음 시즌에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릴지에 대한 의문을 낳았다"라고 강조했다.
브레넌 존슨과 윌손 오도베르가 돌아온 만큼 손흥민의 입지도 흔들릴 것이란 전망이다. 기브 미 스포츠는 "존슨과 오도베르는 부상에서 회복했고, 지난 주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교체 출전했다. 둘은 토트넘에 추가적인 측면 옵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손흥민은 더 이상 자동 선발로 간주되지 않을 시점에 도달했다"라고 짚었다.


손흥민을 대체할 유력 후보로는 마티스 텔이 거론되고 있다. 토트넘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레비 회장까지 직접 출동하며 텔을 영입하려 노력했다. 결론적으로 완전 영입에는 실패했지만, 치열한 경쟁 끝에 임대로 그를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토트넘이 바이에른 뮌헨에 지불한 임대료만 최대 1000만 유로(약 150억 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
그렇다고 토트넘이 올여름 텔을 영입할 때 큰 이점을 얻은 것도 아니다. '빌트'에 따르면 토트넘은 텔이 동의할 때만 그와 추가 계약을 맺을 수 있다. 그가 거절하는 순간 토트넘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심지어 바이에른에 추가로 내야 하는 이적료도 무려 6000만 유로(약 902억 원)에 달한다.
바이에른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2005년생 기대주에게 투자하기엔 상상 이상의 금액. 빌트도 "바이에른은 단순 임대만으로 엄청난 금액을 받았다!"라며 "토트넘이 텔의 급여 100%를 부담한다. 또한 바이에른은 임대료로 거의 1000만 유로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아주 성공적인 거래"라고 전했다.
텔은 손흥민과 역할이 겹치는 유형의 공격수다. 그는 왼쪽 측면이 주 포지션이지만, 빠른 속도를 바탕으로 중앙 스트라이커 역할까지 맡을 수 있다. 양발을 활용한 슈팅력이 뛰어나다는 점까지 손흥민과 닮았다. 이 때문에 텔이 손흥민의 장기적 대체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기브 미 스포츠는 "토트넘은 텔이 팀에 남도록 설득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점점 더 커지고 있으며 그가 손흥민의 장기적인 대체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손흥민은 북런던에서 커리어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결국 그의 은퇴를 준비하기 위한 계획이 세워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매체는 "텔은 도미닉 솔란케가 복귀하면 왼쪽 공격수를 자기 포지션으로 만들 수 있다. 이는 10년 동안 자리를 꿰찼던 손흥민이 벤치에 앉거나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걸 고려하게 할 수 있다. 그는 포스테코글루가 여름 이적시장에 뛰어들기로 결정하면 더 많은 경쟁에 직면할 위험에 처해 있다"라고 덧붙였다.
TBR 풋볼도 비슷한 생각이다. 매체는 "토트넘은 텔이 클럽에서 뛰고 런던에 사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완전 영입을 점점 더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염두에 두면 텔이 장기적으로 왼쪽의 손흥민을 대신할 가능성이 크다. 그의 다재다능함은 최전방에서 모든 포지션을 뛸 수 있다는 점을 뜻한다"라고 강조했다.
토트넘은 아예 손흥민과 결별까지 고려하고 있는 모양새다. TBR 풋볼은 "손흥민 캠프는 토트넘이 왼쪽 윙어를 포함해 여러 공격수 옵션을 찾고 있는 게 그가 구단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분명한 신호임을 받아들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 리그는 미국의 메이저 리그 사커(MLS)와 마찬가지로 손흥민에 대한 관심이 높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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