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을 보여줄까.
KIA 타이거즈가 미국 어바인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20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캠프를 갖는다. 5경기를 치르면서 실전감각을 익히기 시작한다. 2군 일본 고치 캠프에서 몇몇 선수들이 오키나와 1군에 합류한다. 외야수 고종욱 김호령, 투수 홍원빈 장재혁이다.
김호령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1군 캠프가 아닌 2군 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했다. 작년 시즌을 마치고 개인 타격훈련도중 부상(내복사근)을 입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재활까지 하느라 늦어진 탓인지 1군 캠프에 제외됐다. 2군 캠프도 1주일 늦게 합류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탁월한 수비능력과 주루능력에 비해 항상 타격이 고민이었다. 지난 2년 동안 오히려 타율이 떨어졌다. 2023년 76경기 107타석에 들어섰으나 1할7푼9리에 그쳤다. 작년에는 부상까지 겹치며 64경기 67타석만 소화했다. 타율은 1할3푼6리를 기록했다. 2할대 중반의 타격이었지만 들쑥날쑥한 출전 때문인지 2년 연속 1할대 타율에 그쳤다.

신인시절부터 타격폼에 많은 변화를 주며 노력했지만 좀처럼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비시즌 기간 중에 타격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개인교습을 받는 등 노력을 경주했다. 뒤늦은 출발이었지만 1군 캠프 콜업을 받았다. 고치캠프에서 좋은 보고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1군 외야 상황이 녹록치 않다.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방출되면서 한 자리가 비었으나 이우성이 1루수에 다시 외야수로 복귀해 채웠다. 나성범 최원준 이우성이 주전으로 나설 예정이다. 출루율이 높은 이창진도 주전자리를 노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5경기 모두 나섰던 박정우가 외야 백업으로 낙점되는 분위기이다.
박정우는 작년 시즌 66경기 69타석 3할8리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11타점 17득점을 올리며 유용한 백업능력을 인정받았다. 김호령 만큼의 수비력을 아니지만 중견수와 우익수를 커버하면서 강한 어깨를 자랑했다. 한국시리즈와 1군 캠프 명단에 포함된 것 자체가 이범호 감독의 인정을 받은 것이 다름없다.

올해 만 33살이 되는 베테랑이고 여전히 1군 선수의 능력을 갖추었다. 중견수 수비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타격이 되면 바로 주전이다. 올시즌에도 1군의 백업요원으로 가치가 크다. 최원준이 중견수 주전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2연패를 위해서라도 1군에는 김호령의 중견수비력이 필요하다.
이제는 젊은 후배 박정우와 경쟁을 벌여야 한다. 오키나와 캠프 실전부터 경쟁력을 보여야 기회가 주어진다. 팬들은 투수들에게 '신의 가호' 같았던 호령존이 되살아나길 바란다. 움츠렸던 김호령이 오키나와 캠프에서 극적인 반전 시나리오를 써주어야 외야가 튼튼해진다. /sunny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