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터진다?
KIA 타이거즈가 미국 어바인 1차 스프링캠프를 마쳤다. 20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2차 캠프를 갖는다. 어바인 캠프에서 강력한 구위로 주목을 끌었던 두 투수가 있다. 1차 지명듀오 우완 유승철(2017)과 좌완 김기훈(2019)이다. 타이거즈 팬 모두가 잠재력 폭발을 염원하는 복권들이다.
두 선수 모두 작년 스프링캠프에서 구위를 끌어올리지 못해 개막 엔트리에 제외되었다. 이후 좀처럼 콜업이 없었다 대신 미국으로 건너가 단기 유학시간을 보냈다. 트레드 에슬레틱스 트레이닝 센터에서 투구폼을 과감하게 수정했다. 김기훈은 LA 에인절스 일본인투수 기쿠치 유세이의 폼, 유승철은 LA 다저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폼이었다. 모두 독특한 폼이었다.
김기훈은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한결 나아진 제구력과 밸런스를 보여주었다. 7월31일 1군에 승격해 시즌을 마칠 때까지 엔트리에 머물렀다. 첫 경기에서 3실점했으나 8월 8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구위를 과시했다. 추격조에서 호투를 거듭했고 귀중한 역전승의 발판을 놓기도 했다. 17경기 19⅔이닝 1승 평균자책점 5.03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까지 승선해 귀중한 경험을 했다.

유승철은 직구는 언터처블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변화구와 제구 이슈에 계속 발목을 잡혔다. 주자가 있으면 흔들리는 단점도 컸다. 단기 유학을 마치고 2군에서 투구폼을 체화시키는 시간을 가졌다. 시즌 막판 1군에 올라와 3경기에서 각각 1이닝을 소화하며 무실점 투구를 했다. 위력이 넘치는 직구는 여전히 박수를 받았다.
두 선수는 마무리캠프에서 변화를 시도했다. 김기훈은 슬라이더를 새롭게 레퍼토리에 추가했다. 우타자에게 통하는 체인지업을 잘 던지면서도 좌타자를 잡아내는 슬라이더의 예리함이 부족했다. 유승철은 주자가 있을 때 빠른 셋업투구로 안정감을 만들었다. 직구의 위력을 더해줄 커브로 새롭게 익혔다. 어바인 캠프에서 더욱 갈고 다듬었다.

KIA 불펜은 두 투수를 제외하더라도 10개 구단 가운데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현식이 FA 이적하자 카움 마무리 조상우를 트레이드로 영입해 전상현 마무리 정해영과 철벽라인을 구축했다. 좌완 곽도규, 최지민, 이준영, 김대유에 우완 사이드암 임기영까지 불펜라인업이 튼튼하다. 김도현과 황동하 가운데 한 명도 불펜에 가세한다. 김기훈과 유승철까지 터진다면 불펜뎁스는 상당하다.
두 투수는 어바인 캠프 마지막 불펜피칭에서 위력과 안정감 있는 구위를 보여주었다. 유승철을 대포알 같은 직구, 김기훈은 안정된 제구를 과시했다. 포수들이 "볼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래서 이범호 감독도 두 투수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제는 오키나와 실전이다. 새로운 변화를 실전을 통해 정착시키는 시간이다. 미완의 1차 듀오가 희망을 보여준다면 KIA 불펜은 난공불락이다. /sunny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