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리던 투심이 45도 회전으로 팽팽 돌아간다” 157km 사이드암, 미국 레슨 효과에 함박웃음 [오!쎈 스코츠데일]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5.02.18 09: 40

  미국에서 야구 레슨을 통해 지난 2년간 부진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했다. 얼굴 표정이 달라졌다. 당장 157km 구속까지 회복하지는 못하더라도 주무기 투심의 구위는 달라졌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사이드암 투수 정우영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인디언스쿨 파크 베이스볼필드에서 환한 얼굴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유니폼 밖으로 드러나는 상체는 햇빛에 새까맣게 변해 있었다. 
정우영은 2024시즌이 끝나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야구 센터 트레드 애슬레틱스에서 3주 가량 개인 훈련을 했다. 지난 2년간 부진과 사라져버린 투심의 위력을 되찾기 위해서다. 

LG 투수 정우영이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 파크 베이스볼필드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orange@osen.co.kr

드레드 애슬레틱스에서 1대1 레슨을 통해 투구 폼에서 팔 각도를 예전처럼 되찾는 훈련을 했다. 슬라이드 스텝 조정과 2023시즌이 끝나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등 영향으로 예전 좋았을 때의 폼과 공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우영은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한 훈련 방법을 배웠고, 스프링캠프에 들어와서는 혼자서 계속 이어가고 있다. 정우영은 “거기서 1대1로 레슨을 계속 받다가, 캠프에 와서는 혼자 해야 되니까 처음에는 걱정을 좀 했다. 그런데 조금씩 변화가 있더라. 내가 영상을 찍어서 바로 보내면 곧장 피드백을 해준다. 크게 달라진 점이 없고, 이제 공을 좀 때리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 파크 베이스볼필드에서 LG 트윈스의 1차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미국 스프링캠프를 마친 LG는 오는 2월 24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펼칠 예정이다.LG 정우영이 훈련 중 미소 짓고 있다. 2025.02.15 / sunday@osen.co.kr
어떻게 효과가 나타나고 있을까. 정우영은 “원래 내가 좋았을 때의 모습으로 돌아오는 중이다. 작년에는 확실히 공을 때리는 느낌을 못 받았는데, 지금은 공을 때리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는 팔 높이가 너무 낮아졌다. 트레드 애슬레틱스에서 불편할 정도로 팔을 많이 올려 던졌다. 캠프에서 불펜피칭을 세 번 정도 했는데, 예전 원래 팔 위치로 돌아오더라”고 덧붙였다. 
캐치볼 하기 전에 무거운 공으로 팔 높이를 올려서 던지는 드릴 훈련도 꾸준하게 하고 있다. 정우영은 “아직까지는 불편할 정도로 높게 올려 던지고 있다. 그게 점점 자리를 잡는 것 같다. 불펜피칭을 하다보면 10개 정도 던지면 조금 힘이 든다. 그때 내가 좋았을 때의 팔높이로 돌아오더라”며 “트랙맨 데이터를 보면서 던지는데, 처음 10개 던질 때는 오버핸드 투수처럼 불편할 정도로 높게 던진다. 10개 넘어가면 좋았을 때 팔높이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스쿨 파크 베이스볼필드에서 LG 트윈스의 1차 스프링캠프가 진행됐다.미국 스프링캠프를 마친 LG는 오는 2월 24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펼칠 예정이다.LG 정우영이 훈련을 하고 있다. 2025.02.14 / sunday@osen.co.kr
트랙맨 데이터에서도 수치 변화가 확인된다. 정우영은 “회전수는 크게 신경 안 쓴다. 익스텐션이나 팔 높이, 스위퍼(커브) 같은 경우는 수평 무브먼트를 많이 보고, 투심은 쉐입이라고 공이 회전하는 각도를 본다. 안 좋을 때는 수평으로 돌았는데, 좋을 때는 약간 45도로 돈다. 이 부분을 제일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투심 회전이 수평으로 돌면 ‘공이 날린다’고 표현하는 안 좋은 공이 나온다. 정우영은 “작년에 안 좋았을 때는 공이 계속 빠졌다. 공을 손목으로 누르지 못해서 공을 못 때린 것이다. 팔 각도가 낮았고 투심은 수평으로 날렸다. 지금 45도 각도로 회전하면 예전처럼 타자 앞에서 꺾이는 공이 나온다. 안 좋았을 때와 비교해서 눈에 보인다. 좋았을 때로 돌아가는 방법을 몰랐다. 이제 방법을 터득했으니, 사실 그것만으로도 크게 만족한다”고 미국 레슨 효과를 말했다
예전의 구위를 되찾는 방법을 알게 됐고, 지난 2년간 부진을 만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정우영은 “지금까지 잘해왔으면, 언젠가 이런 상황이 왔을 때 어떻게 헤쳐나갈 방법을 모느니까 슬럼프도 더 길어졌을 것 같고, 2년 동안 하다보니까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한다는 방법을 이제 좀 알아서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OSEN DB
2022년 최고 구속 157km를 찍으며 홀드왕을 수상했다. 그는 “2022년에 좋았을 때 기술적으로 바꾼 것은 없었다. 그냥 몸을 불렸는데, 갑자기 구속이 확 늘어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안 좋을 때 어떻게 다시 돌아가는지 방법을 몰랐다. 그냥 157km가 나왔으니까. 2년 동안 힘들었고, 이번 겨울에 트레드 애슬레틱스를 다녀오면서 야구에 대해 더 세밀하게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우영은 구속에 대해 “한 번에 욕심을 내지 않으려 한다. 갑자기 157km가 빡 나올 거 같지도 않고, 150km 초반까지는 끌어 올려야 한다. 재작년, 작년에도 그 정도 수치는 나왔는데, 꾸준히 유지를 못한 것이 문제였다. 스피드는 올라올거라 확신하고, 관건은 구위다”라고 말했다. 
이어 “욕심 내지 않고, 갑자기 한 순간에 좋아질 수도 있지만 그거는 너무 욕심 부리는 거다. 2년 동안 안 좋았으니까 차근차근 다시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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