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캡틴' 린가드다. 한국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는 제시 린가드(33, FC서울)가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1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가 개최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일정으로 빠진 울산, 포항, 광주, 전북 4개 팀을 제외한 K리그1 8개 팀(강원, 김천, 서울, 수원FC, 제주, 대전, 대구, 안양) 감독 및 주장 선수가 참석해 새 시즌 각오를 밝혔다.
올 시즌 서울은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김기동 감독의 축구가 지난 시즌 후반기로 갈수록 단단해졌고, 정승원과 이한도, 문선민, 김진수 등 기대를 모으는 새 얼굴도 적지 않다. 여기에 외국인 스트라이커라는 마지막 퍼즐까지 더해지면 대권을 넘볼 수 있는 전력이라는 평가.
K리그 적응을 마친 린가드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인 그는 지난 시즌 서울에 입단하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고, 갈수록 김기동 감독의 축구에 녹아들며 핵심 전력으로 자리했다. 데뷔 시즌 성적은 26경기 6골 3도움. 사실상 부상과 오랜 공백기로 전반기는 제대로 뛰지 못했음을 고려하면 준수한 기록이다.
이제 두 번째 시즌을 앞둔 린가드. 그는 "너무 기다렸던 순간이다. 진짜 오랜만에 동계훈련을 완전히 소화했다. 첫 경기가 빨리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느껴보지 못했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다. 일본에서 치른 연습 경기들이 많이 도움 됐다. 항상 12km 정도 뛰려고 노력했다. 몸 상태는 많이 올라온 것 같다"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또한 린가드는 시즌 목표를 묻자 "개인적인 목표는 갖고 있다. 일기에도 항상 쓰고 있는 목표가 있다. 또 집에 큰 화이트보드가 있는데 거기에 개인적으로 넣고 싶은 골과 공격 포인트를 적어놓고 있다. 매일 나가면서 그걸 보고 상상하고 이미지를 그려본다. 다만 가장 중요한 건 팀 승리"라고 힘줘 말했다.

린가드는 2025년부터 주장으로서 팀을 이끈다. 김기동 감독의 신뢰가 그만큼 두텁다는 의미다. 그는 린가드가 어린 선수들을 잘 챙겨주는 덕분에 팀 분위기가 많이 밝아졌다고 미소 짓기도 했다.
김기동 감독에게 '김기복'이라는 새로운 별명까지 얻게 된 린가드. 그는 "감독님과는 축구 외적으로도 거의 매일 얘기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감독님이 작년보다는 조금 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선수들을 대하시는 부분에서도 그렇게 느껴진다. 경기장 위에서도 유동성이 더 생긴 것 같다. 선수들이 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자유를 주신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린가드는 "나도 말씀드렸던 부분인데 굉장히 좋게 작용하고 있다. 많은 팀이 우리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너무 정형화된 움직임을 가져가면 쉽게 잡힐 수 있다. 감독님이 자유로움을 주시다 보니까 조금 더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 상황이 나온다"라며 "사실 작년에도 경기를 잘하고도 지는 상황이 정말 많았다. 그럴 때 가장 화가 났다. 물론 우리가 못하고도 이겼던 경기 역시 많았다. 하지만 올 시즌엔 경기력을 떠나서 어떻게든 이긴다는 위닝 멘탈리티를 가지고 가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우승 후보라는 이야기에는 말을 아꼈다. 린가드는 "가능성일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우승 가능성을 얘기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먼 이야기"라며 "다가오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물론 선수단 이름을 봤을 때 우승권을 얘기할 수 있다는 건 동의한다. 그러나 축구에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우승을 논하기엔 이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린가드는 "특정 역할에 집중하진 않으려 한다. 동료가 골을 넣을 수 있는 더 좋은 상황에 있다면 당연히 어시스트를 해야 한다. 내가 득점할 수 있는 상황이면 득점해야 한다. 작년에도 화이트 보드에 골과 어시스트, 그다음에 내가 만들어내는 골 찬스 비율을 항상 적어놨다. 작년에 골 찬스를 만들어낸 비율이 꽤 높았던 걸로 기억한다. 올 시즌에도 이 3가지가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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