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탈맨유 터졌다!' 1500억 먹튀, 14G 1골→3G 2골 대반전..."여기서 행복할 줄 알았어" 함박웃음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2.14 11: 0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벗자 귀신 같이 살아났다. 안토니(25, 레알 베티스)가 두 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베티스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벨기에 헨트의 겔람코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UECL) 16강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헨트를 3-0으로 격파했다.
안토니가 터트린 선제골이 승부를 그대로 갈랐다. 그는 후반 2분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안토니는 우측에서 공을 잡은 뒤 수비를 제치고 중앙으로 꺾어 들어왔고, 예리한 감아차기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이날 안토니는 선발 출전해 74분을 소화했고, 1골과 슈팅 4회, 기회 창출 1회 등을 기록하며 베티스의 우측 공격을 이끌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그에게 평점 7.9점을 줬다. 베티스는 안토니의 선제골 이후 세드릭 바캄부와 세르지 알티미라의 연속골을 묶어 3-0 대승을 완성했다. 
맨유를 떠난 뒤 다른 사람이 된 안토니다. 그는 맨유 역사에 남을 최악의 영입으로 꼽히는 '먹튀' 중 한 명이다. 안토니는 아약스 시절만 해도 유럽 전역에서 주목받는 기대주였다. 그는 2020-2021시즌 46경기 10골 10도움, 2021-2022시즌 33경기 12골 10도움을 올리며 여러 팀의 눈길을 끌었고, 모하메드 살라와 재계약에 난항을 겪던 리버풀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영입 경쟁의 승자는 맨유였다. 아약스를 지휘하던 에릭 텐 하흐 감독이 맨유에 부임하면서 안토니를 데려온 것. 맨유는 무려 1억 유로(약 1503억 원)를 들여 안토니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9000만 파운드(약 1609억 원)에 맨유 유니폼을 입었던 폴 포그바 다음으로 비싼 몸값. 처음부터 '오버 페이'라는 비판이 많았지만, 맨유는 텐 하흐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결정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최악의 선택이었다. 안토니는 데뷔전부터 아스날 골망을 흔들며 기대감을 모았지만, 이후로는 쭉 내리막을 걸었다. 비효율적인 개인기로 템포를 잡아먹으며 '팽이'라고 조롱받았고, 2022-2023시즌 리그 25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첫 시즌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안토니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29경기에서 단 1골만 넣으면서 아무 존재감도 드러내지 못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공식전 38경기 3골 2도움에 불과했다.
올 시즌에도 반전은 없었다. 안토니는 텐 하흐 감독 밑에서도 벤치 자원으로 전락했다. 여기에 텐 하흐 감독까지 경질되면서 안토니가 설 곳은 더욱 없어졌다. 새로 부임한 후벵 아모림 감독은 안토니를 윙백으로 활용해 봤지만, 이 역시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번 시즌 14경기 1골에 그친 안토니는 결국 잠시 맨유와 작별하게 됐다. 베티스가 그의 급여를 84% 이상 부담하면서 임대 영입에 성공했다. 96경기 12골 5도움이라는 초라한 스탯을 남기고 떠난 안토니. 그는 스페인 공항에 도착한 뒤 "너무 행복하다. 난 준비가 됐다"라며 활짝 웃었다.
안토니는 자신한 대로 곧바로 날개를 펼쳤다. 그는 아틀레틱 빌바오를 상대로 한 데뷔전부터 날카로운 실력을 뽐냈고, 공격 포인트 없이도 경기 최우수선수(MOTM)로 선정됐다.
빠르게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안토니는 셀타 비고를 상대로 득점하며 2경기 만에 데뷔골을 작렬했다. MOTM도 그의 몫이었다. 여기에 헨트전에서도 골 맛을 보며 2경기 연속골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안토니다.
'탈맨유' 효과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안토니가 베티스에서 다시 득점했다. 3경기에서 2골을 넣은 그는 첫 두 경기에서 모두 MOTM으로 뽑혔다. 맨유에서 임대 온 선수가 베티스 유니폼을 입고 그의 유로파리그 첫 골을 넣었다"라고 전했다.
맨유를 떠나 달라진 선수는 안토니뿐만이 아니다. 스콧 맥토미니는 나폴리로 이적한 뒤 26경기에서 7골 4도움을 올리며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애제자가 됐다. 안토니 엘랑가와 제이든 산초도 각각 노팅엄과 첼시에 합류한 이후 주축 선수로 활약 중이다.
맨유의 전설적인 수비수 리오 퍼디난드도 이를 언급했다. 그는 "안토니는 베티스에서 MOTM으로 활약했다. 맥토미니는 마치 전성기 주드 벨링엄처럼 플레이한다. 엘랑가는 펄펄 나는 윙어가 됐다"라며 "이들이 새로운 선수처럼 보이는 이유는 맨유를 떠나면서 족쇄가 풀렸기 때문이다. 올드 트래포드와 맨유 엠블럼이 주는 압박감에서 벗어나니 '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니'라고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토니는 벌써 베티스에 대한 애정이 엄청난 모양새다. 그는 헨트전을 마친 뒤 "마음 속에서 난 베티스에서 매우 행복할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확신이 있었다. 이번 승리는 팬들을 위한 승리다. 그들은 절대 우리를 응원하길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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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레알 베티스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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