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말 토트넘 홋스퍼와 작별하게 될까. 손흥민(33)이 다시 한번 사우디아라비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튀르키예 언론인 에크렘 코누르는 12일(한국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우디 프로 리그 클럽들이 토트넘의 32세 한국인 선수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 5000만 유로(약 755억 원)을 제안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이 사우디와 연결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우디는 지난 2023년 여름부터 손흥민을 눈독들여 왔다. 아시아 최고의 스타인 그를 데려옴으로써 리그 수준을 더욱 높이겠다는 것.
사우디는 최근 몇 년간 오일 머니를 등에 업고 수많은 스타들을 긁어모으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시작으로 카림 벤제마, 호베르투 피르미누, 은골로 캉테, 사디오 마네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영입했다.
손흥민도 사우디의 레이더에 포착됐다. 특히 알 이티하드가 그를 강력히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여름에도 미국 'CBS 스포츠'와 'ESPN' 등을 중심으로 알 이티하드가 손흥민을 품기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장전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당시 거론된 금액은 이적료만 6500만 달러(약 941억 원), 연봉 3000만 유로(약 453억 원)에 달했다. 손흥민으로선 알 이티하드 유니폼을 입는다면 4년간 무려 1억 2000만 유로(약 1813억 원)를 받을 수 있는 '메가 제안'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오일 머니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는 기성용(FC서울)의 말을 언급하면서 "지금 돈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선을 그었다.
손흥민은 돈이 아니라 '축구'를 선택했다. 그는 이후에도 '풋볼 런던'과 인터뷰에서 "아마 내가 사우디아라비아에 가고 싶었다면 여기에 없었을 것"이라라며 "나는 축구를 좋아한다. 물론 돈도 중요하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을 꿈꾸고 아직 할 일이 많다. 지난 시즌 아픔이 있었기에 이번 시즌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자연스레 손흥민의 사우디 이적설은 소문 차원에서 끝나는 듯했다. 토트넘이 재계약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사우디가 다시 그를 노린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구체적인 진전은 없었다.
토트넘도 지난 1월 손흥민과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며 계약 기간을 2026년 6월까지로 늘렸다. 손흥민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FA) 신분으로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도 차단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토트넘이 리그 14위까지 떨어지는 부진에 빠지자 주장 손흥민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것. 손흥민도 햄스트링 부상 여파와 자신감 문제인지 이전만큼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토트넘이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에 덜미를 잡히며 카라바오컵(EFL컵), FA컵에서 연달아 탈락하면서 손흥민에게 책임이 돌아가고 있다. 그는 리버풀전에서 한 차례 골대를 때리며 팀에서 가장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으나 토트넘의 0-4 대패를 막지 못했다. 빌라전에서도 빅찬스미스 1회를 기록하며 고개를 떨궜다.
빌라전 이후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손흥민에게 평점 1.5점을 줬다. 매체는 "마이키 무어가 떠먹여준 황금 같은 동점골 기회를 놓쳤고, 남은 시간 자신감이 부족해 보였다. 그는 사실상 두 번째 기회를 허용하지 않은 빌라 수비진에 의해 사라졌다. 드리블은 헛된 일이었고, 열망은 존재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한때 황금빛으로 빛났던 명성을 더럽히고 있고, 그의 몰락은 날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그가 불쌍해지기 시작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손흥민이 선발로 뛸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익스프레스'는 "토트넘은 주장으로부터 더 많은 걸 필요로 한다. 손흥민은 감독 덕분에 무임승차하는 것 같다. 10대 무어는 전반에 비난받았고, 후반엔 헌신적이었다. 다른 선수들은 감독의 공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손흥민도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라며 손흥민을 벤치에 앉히는 방안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흥민을 매각 명단에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주 '기브 미 스포츠'는 토트넘 선수들을 평가하면서 손흥민을 '이적 제안을 들어봐야 할' 등급으로 평가했다. 매체는 이를 "토트넘이 반드시 내보낼 필요는 없지만, 닥칠 수 있는 모든 제안을 환영해야 하는 선수들"이라고 설명했다.
기브 미 스포츠는 "손흥민은 수년 동안 토트넘의 아이콘이었으며 의심할 여지 없이 그들의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조금씩 느려지기 시작했다"라며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 생산력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했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그를 현금화할 때가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매체는 최근 토트넘이 올여름 손흥민을 포함한 3명의 선수를 내보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기브 미 스포츠는 "토트넘은 손흥민 방출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면서 스쿼드 개편을 신중하게 고려할 예정이다. 손흥민은 수년간 토트넘의 아이콘이자 충성스러운 선수였지만, 팀을 떠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영국 '팀 토크' 역시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매체는 "손흥민은 계약이 2026년 여름까지 연장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논란이 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예전 같은 선수가 아니다. 최근 이적 활동을 보면 클럽은 분명히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라고 짚었다.
또한 팀 토크는 "윌손 오도베르가 올 시즌 뛸 수 있었다면 손흥민이 몇 번이나 선발로 뛸 수 있었을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번개 같은 속도와 치명적인 마무리는 더 이상 잘 보이지 않는다. 그가 주장직에 과도한 부담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손흥민은 여전히 토트넘의 절대적인 전설이며 아직 더 활약할 수 있지만, 예전만큼은 아니다. 다음 시즌 단계적으로 밀려나거나 여름에 적절한 가격으로 이적하더라도 큰 놀라움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사우디가 다시 손흥민을 노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지게 됐다. 사우디에서 정말 5000만 유로라는 이적료를 제시한다면 토트넘도 협상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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