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과 주장 이창근(32, 대전)이 교사가 찌른 흉기에 찔려 사망한 김하늘 양(8)을 추모하는 리본을 가슴에 달았다.
1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가 개최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일정으로 빠진 울산, 포항, 광주, 전북 4개 팀을 제외한 K리그1 8개 팀(강원, 김천, 서울, 수원FC, 제주, 대전, 대구, 안양) 감독 및 대표 선수가 참석해 새 시즌 각오를 밝혔다.
이날 황선홍 감독과 이창근은 각각 정장과 유니폼에 조의를 표하는 검은 리본을 달았다. 최근 대전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비극을 향한 추모였다. 지난 1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김하늘 양이 해당 학교 교사에게 목숨을 잃는 참극이 일어났다. 평소 우울증과 정신 질환을 앓고 있던 A씨가 전혀 상관 없는 김하늘 양을 향해 범죄를 저지른 것.
특히 김하늘 양은 대전의 서포터즈로 알려져 많은 축구팬들에게 더 큰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그는 '유토피아 대전' 소속으로 가족들과 함께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전 구단에서 조화를 보내고 추모 게시글을 올렸으며 황선홍 감독도 직접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만난 황선홍 감독은 "나와 친분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제주 원정까지 와서 응원해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축구를 사랑하는 가족과 아이가 그런 일을 당했다니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 대전에서 일어난 일인 만큼 대표해서 다녀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전지훈련지에서 올라와 바로 장례식장에 갔다. 아버지께서 하늘이가 없지만, 대전을 응원하며 경기장에도 오겠다고 하셨다"라고 밝혔다.
이창근 역시 "선수들도 소식을 듣고 단체로 근조 화환을 보냈다. 감독님은 대표로 직접 가셨다고 들었다. 선수들은 경주에서 훈련 중이었기에 단체로는 움직이지 못했다"라며 "너무 안타깝다. 하지만 우리가 더 처지기보다는 오히려 힘을 내서 경기력으로 위로하는 게 우리의 몫인 것 같다. 그 이상 해줄 게 없다. 그 마음을 잊지 않고 대전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라고 다짐했다.
둘은 마이크를 쥐고 다시 한번 김하늘 양을 향한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황선홍 감독은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축구 가족이고, 김하늘 양도 축구 가족이다. 개인적으로 축구 가족은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나이도 어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아이가 하늘로 가게 됐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좋은 곳에서 밝은 모습으로 지내길 바란다. 마음 한켠이 무겁다. 우리가 보답하는 길은 경기장 안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거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창근은 "이 말을 하는 것조차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운동장에서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시즌을 잘 치르는 일이다"이라고 전했다. 또한 유병훈 FC안양 감독 역시 "7살 딸 아이를 키우는 입장으로서 마음이 아프다. 대전 팬이었던 김하늘 양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싶다"라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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