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면 난 고자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이끄는 레알은 12일(한국시간) 오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플레이오프(PO) 1차전 원정 경기에서 3-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레알은 전반 19분 만에 엘링 홀란에게 선제골을 내주면서 끌려갔다. 후반 15분 킬리안 음바페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춘 레알은 후반 35분 다시 홀란에게 페널티킥 실점하면서 승기를 내주는 듯 했다.
하지만 레알은 1-2로 뒤진 후반 41분 맨시티 유스 출신 브라힘 디아스의 동점골, 후반 추가시간 주드 벨링엄의 극장골이 연속해서 터지면서 활짝 웃었다. 두 골 모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레알은 리즈 페이즈 결과 11위에 그치면서 상위 8위까지 주어졌던 16강 직행 티켓을 놓쳤다. 플레이오프 상대도 맨시티로 정해지면서 힘든 여정을 알리는 듯 했다. 하지만 레알은 1차전 원정 경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면서 16강 진출에 긍정 신호를 켰다. 이제 오는 20일 열릴 2차전 홈 경기에서 비기거나 승리하면 16강 무대를 밟게 된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안첼로티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제야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면서 "우리는 때때로 균형을 잃기도 하지만, 오늘 팀은 균형 잡힌 플레이를 보여줬다"라면서 "희생하는 자세가 있었고, 이런 태도가 있다면 팀의 퀄리티는 누구나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에게 "이런 실수를 반복하면 시즌 내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또 인터뷰를 통해 "이 문제는 선수들만의 것이 아니라 스태프 전체의 책임"라면서 "그냥 특정 선수를 탓하는 것은 말도 안 되고 효과도 없다"면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중요한 순간에 충분히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맨시티는 최근 5번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마지막 16분 동안 총 8골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는데, 나도 모르겠다"면서 "이 수준에서는 작은 실수 하나가 너무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팀이 열심히 뛰고 있어 선수들에게 화를 낼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거의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쳐버렸을 때 그걸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아쉬워 하면서 "상대가 우리보다 더 잘해서 졌다면 받아들일 수 있지만, 지금 나는 우리 팀이 이런 상황을 더 잘 관리하도록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 그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맨시티의 패배에 큰일 난 사람이 있다. 바로 맨시티 레전드인 세르히오 아구에로. 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뛰다 맨시티에서 여러 가지 업적을 남긴 이후 FC 바르셀로나로 이적했으나 심장병으로 은퇴했다. 여기에 리오넬 메시의 절친으로 '안티 레알'에 가까운 인물이다.
아구에로는 레알-맨시티전을 앞두고 열린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친정팀의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레알은 절대 맨시티 원정에서 승리하지 못한다. 아마 맨시티가 전반에만 2골을 넣을 것이다"라면서 "만약 레알이 맨시티 잡으면 내 고환을 자르겠다"고 호언장담을 했다.
하지만 아구에로의 예언은 아무것도 통하지 않았다. 벨링엄 골 덕에 아구에로는 친정팀의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다. 영국 '미러'는 "아마 아구에로는 2차전을 앞두고는 말을 바꿀지도 모른다. 그냥 무조건 이겨야 16강으로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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