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 바꾸지 않는다" 무한신뢰에도 긴장하는 우승 마무리...88SV 필승맨 효과, 윈윈 브라더스 등장인가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5.02.10 17: 40

"틀 바꾸지 않는다"
KIA 타이거즈 어바인 스프링캠프 뒷문에 흥미로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뒷문을 맡은 마무리 정해영과 이적 필승맨 조상우가 주인공들이다. 키움의 마무리로 활약했던 조상우의 등장으로 주전 마무리 정해영도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선의의 경쟁으로 뒷문 상승 효과도 예상된다.   
작년 12월 KIA는 조상우의 트레이드 영입을 전격 단행했다. 현금 10억 원과 2026 신인지명 1라운드와 4라운드를 넘기는 조건이었다. 루키시절부터 불펜에서 잔뼈가 굵었고 키움의 주전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통산 88세이브를 따냈고 2020시즌은 5승3패33세이브 평균자책점 2.12의 특급성적을 올렸다. 

정해영이 어바인 스프링캠프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한 필승조 장현식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였다. 조상우는 작년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해 중반까지는 구위를 끌어올리지 못해 고생했다. 스피드를 회복해 마무리로 복귀했으나 8회초 어깨통증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전성기 구위를 찾기 위해 비시즌 기간을 반납하고 트레드 에슬레틱스에서 맹훈련을 펼쳤다. 
조상우가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보직은 마무리가 아닌 필승맨이다. 7회 또는 8회에 등판한다. 팀에게는 4년째 든든한 마무리로 활약하며 우승엔딩까지 경험한 정해영의 뒤를 받치는 또 한 명의 마무리 후보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든든하다. 어바인 스프링 캠프에 참가해 불펜피칭에서 위력적인 볼을 뿌리며 희망을 주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마무리는 정해영이라고 못박았다. "해영이는 루키시절부터 마무리로 커왔고 자신의 몫을 잘해주었다. 마무리 정해영이라는 틀을 바꾸지 않겠다. 상우는 7회 또는 8회에 등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상우의 영입은 정해영의 위치에서는 긴장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동기부여가 됐다. 
언제든지 자신의 대안이 될 수 있는 후보가 옆에 있다는 점에서 자리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프로의 세계에서 선수들의 퍼포먼스를 끌어올리는 최상의 동력은 경쟁자이다. 지도자들은 "열심히 하라고 닦달할 필요 없다. 경쟁자를 옆에 붙여놓으면 알아서 잘하게 된다"라는 말을 자주한다.  정해영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정해영이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실제로 정해영 조상우 전상현과 나란히 불펜 투구를 하며 보이지 않는 경쟁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정해영도 쾌조의 컨디션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힘 좋은 공을 잇따라 뿌리며 포수들에게서 "좋다"라는 말을 연달아 듣고 있다. 예년이 비해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이다.  보이지 않는 경쟁은 두 선수에게 모두 윈윈이 될 수 있다. KIA 뒷문이 든든해지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범호 감독이 웃는 이유이다. /sunny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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